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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의 시직경 관측과 Airy disk의 크기 [자유글]
  • 조회 수: 22189, 2014-01-22 21:13:27(2014-01-21)
  • 1. 별의 시직경

     

    "별(항성)을 면적이 있는 원반 모양으로 관측할 수 있을까"

     

    토요일에 근처 공원묘지에 나가 별보자는 제안을 거절한 벌(?)로 김남희님으로부터 재미있는 공부거리를 받았습니다 ㅎㅎ
    "별은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망원경으로 봐도 그냥 점이다." 라는게 보통 처음 접하는 분들께 해주는 말이지만 실제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거리가 비교적 가깝고 아주 큰 별이라면 크기가 있는 원반 모양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인데요.

     

    검색을 해봤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시직경이 큰 별은 R Doradus (황새치자리(Dorado) R별) 입니다. 지구로부터 거리는 약 178광년이고 실제 지름이 3.46AU나 된다고 합니다. (태양-지구 거리의 3.46배, 태양지름의 370배)

     

    < 별들의 시직경 >
    R Doradus: 0.057″ ± 0.005″
    Betelgeuse: 0.054″ ± 0.005″
    Alphard: 0.00909″
    Alpha Centauri A: 0.007″
    Canopus: 0.006″
    Sirius: 0.005936″
    Altair: 0.003″
    Deneb: 0.002″
    Proxima Centauri: 0.001″
     
    면적이 있는 원반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맞으나 가장 큰 R Doradus의 시직경도 0.057초이니 엄청 작군요. 왠만한 분해능을 가진 망원경으론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2. Airy Disk의 크기와 별의 시직경 관측
     
    분해능은 Airy Disk(에어리 디스크)의 크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론상 두 광원이 Airy disk의 반경 이상 떨어져 있어야 분리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망원경으로 보았을 때 Airy disk의 크기는 어느정도일까 계산해봤습니다.
     
    알고 계시겠습니다만 Airy disk는 초점이 정확히 맞았을 경우에도 별상의 가운데 가장 밝은 부분이 점상이 아니라 면적이 있는 동그라미로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빛은 파동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결코 날카로운 점으로 맺혀지지 않는다. 즉 아주 멀리 있는 별은 점광원임에도 불구하고 초점면 상에 임의의 크기로 나타난다.
    이것은 회절간섭효과에 의해 나타난 회절상이며 그 발견자의 이름을 따서 ‘에어리 원반’이라 한다. 에어리 원반의 중심에 밝은 빛의 약 86%를 차지하며
    그 주위에 어둡고 밝은 환들이 차례로 나타난다. 대기조건이 나쁠수록 망원경 구경이 작을수록 이 원반의 크기는 더 커진다."
    - 네이버 지구과학사전 -

     

    283px-Airy-pattern_svg.png

    [컴퓨터로 그린 Airy disk 회절 패턴 (출처: Wikipedia)]

     

    이 현상을 처음 밝히신 에어리 경께서 그 크기를 구해놓으셨습니다. Airy disk의 반경을 θ(단위 rad; radian)이라 할 때,
    sinθ ~= 1.22 * λ / D 입니다. θ가 충분히 작은 값이라면 θ ~= 1.22 * λ / D 라고 할 수있습니다. (λ는 빛의 파장이며 가시광선은 400~700 nm입니다. D는 광학계의 구경)
    그러면 제가 가진 80mm 굴절 망원경의 Airy disk 반경은 1.22 * 600 / 80000000 = 0.00000915 rad = 1.88732337″ (직경 3.77464674″) 입니다.
    (이때, 1 rad = 180˚/ π 이며, λ= 600nm라고 가정하고 D=80mm=80000000nm 로 놓고 계산했습니다)

     

    3.77초라면 충분히 눈으로 볼 수있는 크기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저도 제 굴절로 자주 그 동그란 Airy disk 모양을 보아 왔습니다.
    그런데 Airy disk가 R Doradus의 시직경(0.057초)보다 매우 큰 원이므로 이 망원경으로 별의 면적을 식별해 볼 수는 없겠습니다.
    다시 대충 계산을 해보니 R Doradus의 면적을 관측하려면(Airy disk의 반경이 R Doradus의 시직경의 절반(반경)인 0.03초 이하가 되려면) 약 5m 이상의 망원경이 필요합니다 ^^;;;

     

     

    3. 의견 및 곁다리

     

    별 관측 시 면적이 있는 원반처럼 보였다면 Airy disk를 본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pickering7.gif

    [시상이 Pickering scale 7로 좋을 때의 Airy disk 예 (출처: http://www.damianpeach.com/pickering.htm)]


    Airy disk의 크기가 구경에 반비례하므로 작은 구경의 망원경일 수록 더 큰 Airy disk를 보게됩니다. 작은 망원경의 분해능이 떨어지는 이유이지요.
    15인치(381mm) 구경의 경우 Airy disk의 반경이 0.4초정도가 되므로 대구경을 가진 분들은 Airy disk를 보려면 무척 높은 배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배율이 높을수록 시상이 받쳐주지 않으면 상이 흔들려 Airy disk를 보기가 어려워질 것 같네요.

     

    또한 시상이 아주 좋은 경우보다 약간 나쁜쪽이 Airy disk가 커진다고 하니 그 모양을 보기는 쉬워지겠네요.
    물론 별상이 끓어오를 정도의 나쁜 시상은 제외해야겠죠 ^^
    (Airy disk 주변의 회절링은 시상이 좋아야 잘 보이겠지만 Airy disk 자체는 시상이 좋을수록 작아진다고 하는군요)

     


    < 참고 문서 >

     

    R Doradus
    (http://en.wikipedia.org/wiki/R_Doradus)


    List of stellar angular diameters
    http://en.wikipedia.org/wiki/List_of_stellar_angular_diameters

     

    Angular diameter
    http://en.wikipedia.org/wiki/Angular_diameter


    Unveiling the true face of Betelgeuse (ESO의 8.2미터 망원경 VLT로 베텔기우스를 관측)
    http://astronomynow.com/news/n0907/29betel/

     

    Airy Disk
    http://en.wikipedia.org/wiki/Airy_disk

     

    Profile

댓글 13

  • 최윤호

    2014.01.21 03:49

    Airy disk가 안보여야 딥스카이가 잘 보이겠군요 ^^;; 그래도 원반 모양확인이라도 해보고 싶습니다.
    아 그리고 이 게시물은 여기 말고 관측정보란으로 이동하면 어떨까요?
  • Profile

    박상구

    2014.01.21 03:52

    관측정보란으로 이동은 어떻게 하는건가요? ^^

  • 조강욱

    2014.01.21 16:42

    관측정보란에 똑같은 글을 올리고

    댓글까지 그대로 옮기고 

    자유게시판 글은 지우면 되죠 ㅎ

  • Profile

    박상구

    2014.01.22 18:37

    ㅎㅎ 다음부터는 게시판 잘 골라 올리겠습니다 ~ ^^

  • 박진우

    2014.01.21 05:01

    우주에서 별을 본다면 당연히 점광원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네요ㅜㅜ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Profile

    박상구

    2014.01.21 07:37

    찾아보면서 참 재밌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요즘은 신기한 것들로 가득찬 커다란 숲을 돌아 다니는 기분입니다 ^^

  • 김남희

    2014.01.21 07:01

    영어도 잘하고 수학도 잘하는 박상구님...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오랜만에 굴절로 3.1등급 별을 한시간이상 쬐려 본것 같습니다. 대구경 돕만 사용하다 보니 새로운 경험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담에는 같이 별의 면적 관측을 도전해 봅시다.^^
  • Profile

    박상구

    2014.01.21 07:40

    5m 반사경 사놓고 말씀드리면 되는건가요 ㅎㅎ

    영어 한마디 못하고 책만 떠듬떠듬 읽을 줄 아는데 자꾸 영어가 발에 채여서 고민입니다 ㅠㅠ

  • 이갑헌

    2014.01.21 16:18

    흥미로운 내용이네요
    별은 당연히 점으로만 보일꺼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던것 같습니다
    200인치면 되는군요 ...ㅠㅠ
  • Profile

    박상구

    2014.01.22 18:21

    적금을 부어서 200인치를...ㅎㅎ 

    흥미있게 읽어주셨다니 기쁩니다 ^^ 

  • 김철규

    2014.01.22 08:50

    정말 심오하고 유용한 글입니다. 저는 언제 이런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 Profile

    박상구

    2014.01.22 18:24

    흐흐.. 경지라뇨 맑은날 별을 못봐 이런 지경이 된 것 같은데요 ^^

    유용하게 생각해주시니 제가 감사합니다 ^^

  • 윤석호

    2014.01.22 21:13

    에어리 디스크 + 회절링, 제가 특히 좋아하는 게 별 하나 째려보기입니다.  깔끔하게 똑 떨어지는 디스크와 뱅글뱅글 돌아가는 1차 회절링을 한참 보고 있으면 마치 최면에 걸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꽤 중독성이 있습니다. 망원경 종류는 3~4 인치 고정밀 굴절이 별 하나 째려보기에 제일 좋더군요. 5인치부터는 디스크 크기가 작고 시잉의 영향을 꽤 받아서 그다지 재미가 없고요. FS-78로 본게 제일 인상적이었습니다. 


    밝고 각거리가 가까운 이중성도 아주 이쁘더군요. 예를 들어 목동자리 이중성인 이자르(엡실론 별)를 3인치 굴절로 배율을 잔뜩 올려보면 반성의 에어리 디스크가 주성의 회절링을 파먹어서 아주 귀여운 눈사람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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