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 스케치/사진 ~☆+

  • Catena Krafft (Cardanus & Krafft) - 090805 [스케치]
  • 조강욱
    조회 수: 12578, 2012-03-28 23:15:41(2009-08-05)
  • 늦은 퇴근길. 김남희님의 문의 문자를 받고 목성을 한 번 봤다가 간만에 구름이 안 낀 날이길래

    가볍게 간단히 스케치 한 장 하기로 한다

    보름이 되기 하루 전의 달..

    간만에 맑고 투명한 달을 보겠네.. 하고 멀 그릴까 하고 여기저기 투어를 하고 있으니 당연한 듯이 구름들이 스멀스멀 기어온다

    머 하늘 상태는 좋은 것 같으니.. 곧 지나가겠지.. 했는데

    초딩때 배운 새털구름 같은 구름들은 스케치가 끝날 때까지 농담의 차이만 있을 뿐 끊이지 않고 흘러갔다 ㅡ,ㅡ;;;

    뭐 시작한게 아까워서라도 해야지..

    달의 최동단 가장자리. 조금이라도 더 밀려났다면 지구인의 사랑을 받지 못했을.. 오지의 막장 크레이터들.. ㅡ_ㅡㅋㅋ

    북극 부근의 Pythagoras, 중앙부의 Hevelius, 약간 남쪽의 Darwin, 약간 북쪽의 Eddington 주위...

    우주선 착륙기지같은 다윈의 어둠이 가장 멋있는데,

    1시간 안에 다 그리기는 어려워보인다

    Hevelius는 구조는 재미있는데 크레이터가 얇아서 세밀한 농담 표현이 어렵다

    Pythagoras는 깔끔하긴 한데 Petavius와 비슷하고 좀 심심해 보이고..

    Eddington 아래쪽을 보니 코딱지만한 쌍둥이 크레이터 두 개가

    lunar terminator (달 edge 부분 명암 경계선)에 걸려 있는 것이 이채롭다


    Halold Hill의 스케치를 보니.. 헉!!

    달스케치 경력 50년의 무시무시한 할아버지가 10인치 반사 고배율로 그린 것과는 비교가 안 되겠지..

    여하튼 고수의 발자국을 쫓아가 본다..

    구름이 계속 지나가고 그 때문인지 시상도 안정되지 못하여 세밀한 구조를 관측하는 데 어려움이 느껴진다

    고작 80mm 가지고 10인치 반사로 보는 것을 다 볼 수는 없겠지만..

    어떤 것이 보일 것이라는 target을 정하고 표적 관측(ㅡ_ㅡ;;)을 하기로 한다

    Cardanus & Krafft 쌍둥이 형제의 관측 point는 'Catena Krafft' 라고 불리는 crater chain이다

    두 크레이터를 밧줄처럼 연결하는 길이 60km의 멋진 지형!


    Cardanus & Krafft, 그리고 Catena Krafft
    e_002.jpg

    워낙에 코딱지만한 크레이터 두 개에, 대구경에서나 보일 sub crater들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좀 밋밋하긴 하지만 보이는 대로 그리기는 일전의 Clavius에 비하면 훨씬 수월하다Q

    그런데 딱 하나, Catena Krafft는 아무리 집중을 하고 봐도 보일듯 보일듯 쉽지가 않다

    스케치에는 상당히 선명하게 보이는 것처럼 그려 놨는데,

    실제로는 갖은 공력을 동원해야 겨우겨우 보이는 정도이다

    그렇다고 그림도 보일듯 말듯 하게 짜증나게 그려 놓으면 아무도 알아볼 수 없을 것이므로

    보이는 것보다 강조하여 그렸다.. 단 전체 그림 중 Catena 부분만..

    해외의 다른 관측 report를 검색해 봐도, Virtual Moon에서 권장하는 것도

    Catena Krafft는 최소구경 8인치 이상에서 볼 수 있는 구조이다

    80mm로는 그저 도전 대상에 이름을 올릴 수 밖에..

    Krafft 크레이터 좌하단에는 Seleucus로부터 뻗어나온 한줄기 희미한 광조가 뻗어 있다

    완벽한 어둠의 표현은.. 까만색 스테들러 색연필을 퇴출시키고.. 그냥 2B 연필로 그렸다

    훨~~씬.. 자연스럽네.. ㅡ_ㅡ;;

    근데 이 종이도 맨질맨질 하지는 않은 것 같다.  아무리 곱게 칠하려고 해도 종이의 질감이 그대로 드러난다


    스케치를 마치고, 거실로 돌아와서 Hill 할아버지의 스케치를 다시 본다

    또 한번..   헉!!!!!!



    아무리 경력과 장비가 차이가 있다지만.. 같은 애를 보고 그렸다고는 믿기지가 않는다.. ㅋ

    저 선명한 crater chain. 그리고 작은 크레이터들.. 그림자의 디테일, 깔끔하고 세련된 음영 표현..;;;


    아래는 같은 대상을 보고 스케치를 남긴 호주의 Harry Roberts라는 사람의 report이다

    http://www.coona-astro.org.au/articles/harry_roberts/catena_krafft.html

    다시 또 헉!!!

    Chain의 모양도.. 저런 다이내믹한 모습이었나..

    이 사람도 Hill 할아버지의 기록을 reference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아..

    Hill 할배는 엄청나게 훌륭하신 분임에는 틀림이 없다.. ㅋ


    나는 80mm니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다 했어.. 라고 위안을 해 봐도 마음이 편하진 않다

    그런데 실제로 저렇게 밖에는 안 보이는데 어쩌겠는가.. ㅎㅎ


    근래에 블로거들 사이에서 '닥치고 추천!'이란 말이 유행했었는데..

    별로 좋아하는 용어는 아니지만, 별나라에서는 '닥치고 구경!!!!'이라고 인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ㅋ;;;

    Morning terminator에서는 그림자가 어두운 쪽으로 넘어가서 안 그래도 밋밋한 애들이 더욱 썰렁해졌는데,

    Evening terminator에서는 멋진 그림자가 드리울 것을 기대해 본다.  (새벽이라 볼 수 있을까 ㅡ,ㅡ;;;)




                                      Nightwid 我心如星

댓글 14

  • 김남희

    2009.08.06 03:24

    아니!! 배뚜맨 초상화가.....
  • 조강욱

    2009.08.06 16:43

    ㅎㅎ 다시 보니 배뚜맨이 맞네요.. ^^;;;;
  • 인수

    2009.08.06 18:22

    Hill 할배 스케치...

    스케치 맞는거에요? 이건 뭐.. 사진보다 더 자세한거 같네 --;;;
    이정도면 스케치가 아니라, 정밀묘사.. 뎃셍.. 뭐 이런 수준인듯..

    진짜 대단하네요 ㅎㅎ
  • 조강욱

    2009.08.06 22:23

    꼭 똑같이 그릴 필요는 없겠지만, 그 훌륭한 테크닉들을 취사 선택해서 내 걸로 만들어야겠지.. ^^
  • 유혁

    2009.08.06 22:25

    여러 말 못할 사정으로 인하여.... ^^;; (그걸 깜빡했네요.... )

    저는... "닥치고 구경" 하겠습니다....

    그럼 앞으로는 댓글도 달면 안되는건가요...? ^^;;
  • 조강욱

    2009.08.07 02:43

    ㅎㅎㅎ '구경'에도 여러가지 의미가 있군요.. ^^;;
    말씀하신 의미의 '구경'에는 쉼없이 댓글 달고 참견하는 것도 의무사항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천벌 조항에도 포함을 시킬까요? ㅡ_ㅡ;;;
  • 이준오

    2009.08.07 04:36

    천벌은 너므 세구요, 가볍게 구속으로 가죠?..ㅎㅎ (댓글 이제서야 달아 가까스로 천벌을 피하는군요..-.-;)
  • 조강욱

    2009.08.07 20:56

    움.. 구속이 더 가벼운 거 맞죠? ㅋ;;
  • 이기수

    2009.08.07 22:49

    ^^;;;

    화면으로 봐도 저정도면 직접 보면 더 대단하겠는데요..

    저도 스케치 한 번 도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어디 집에 뽀로로 스케치북이 있나 찾아봐야 겠네요 ㅋㅋ
  • 문병화

    2009.08.08 03:24

    "닥치고 구경"을 순간적으로 "닥치고 구속"으로 보았네...
    도대체 내가 뭘보고 사는건지....
    괴기나 잡으러 가야지...
  • 조강욱

    2009.08.08 20:08

    이기수님 -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되는 것이니 못 할것도 없습니다.. ^^;;
  • 조강욱

    2009.08.08 20:09

    병화형님 - 괴기 그만 잡고 언능 별나라로 돌아오세요.. ㅠ_ㅠ
  • 이기수

    2009.08.10 20:02

    어멍 ~ 어멍 !!!!

    사진이 바뀌었네요...

    질감이 살아나는게 강욱님 스케치북을 직접 보는 것 같군요.. @..@

    이젠 스캐너까정 업그레이드 하신 모양이네요.. 축하드립니당~

    또 하나의 원본 .... 잘 보고 갑니다 ^^
  • 조강욱

    2009.08.11 20:52

    스캐너 업글할 능력은 안 되고..
    좋은 스캐너를 동냥하였습니다.. ^^;;
    근데, 전용 스캐너를 사용하니.. 분위기가 정말 틀리네요..
위지윅 사용
  조회  등록일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3939
  • 스케치
  • 작년 호주의 추억을 회상하며 갤럭시노트2의 그림판에서 터치펜과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려봤어요 원래 호주 현지에서 종이에 파스텔로 그리고 있던 건데.. 미완성 상태로 계속 방치해 두다가 새로운 방식의 스케치에 도전해 볼 겸 해서 갤노트 디지털 스케치를 만들어 ...
2014-08-12 20:54:41 김제동 / 2013-06-21
thumbnail
  • 임광배 조회 수: 11263
  • 스케치
  • 안녕하십니까, 임광배입니다. 그동안 집안일로 통~ 관측을 못하다가 일요일 밤 잠깐 시간이 되어 멀리 나가지도 못하고, 집 근처에서 갈증을 달랬습니다. (이한솔님 김남희님 연락 주셨었는데 정신없어 대답도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예전부터 꼭 그려보고 싶었던 산...
2013-06-11 23:09:14 / 2013-06-11
thumbnail
  • 임광배 조회 수: 10395
  • 스케치
  • 임광배입니다. 김경식님께서 관측후기 올려주신 것을 읽어보면서 지난 메시에 마라톤 전날 스케치했던 것이 생각나 올려봅니다. 다음에는 Hoursglass 꼭 도전해 보아야겠습니다.^^
2013-08-14 21:16:12 rocky / 2013-05-21
thumbnail
  • 임광배 조회 수: 15530
  • 스케치
  • 안녕하세요. 임광배입니다. 어제 날이 좋아 양평 벗고개를 다녀왔습니다. 김남희님, 이한솔님, 박상구님, 류창모님, 최형주선생님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대박인 날은 아니었지만(10점 만점에 6점 -_- ), 그래도 괜찮은 날 덕분에 별빛 호강하고 온 것 같습니다. M 13 ...
2013-05-07 18:10:25 / 2013-05-07
thumbnail
  • 임광배 조회 수: 18762
  • 스케치
  • 안녕하십니까, 임광배입니다. 오늘 벗고개를 다녀왔습니다. 저녁에 구름이 몰려와 반신반의했지만, 간절한 마음으로 도착한 벗고개는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처럼 맑았습니다. 비록 달이 뜨기 전까지 시간이 많이 없었지만.. 충분히 즐기고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어떤 ...
2013-05-03 18:03:44 윈드복서 / 2013-05-01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5436
  • 스케치
  • 차 타고 어디 가는 길에.. 낮은 수풀 위로 해가 지는 것을 보게 되었어요 원장님은 운전하시고 저와 예별이는 뒷자리에서 스멀스멀 사라지는 해를 구경하고.. 집에 와서 조예별양은 본인이 본 석양을 색연필로 그렸어요 저는 그걸 Astronomy Sketch of the Day에 올렸고...
2013-04-12 20:21:49 조강욱 / 2013-04-11
thumbnail
  • 임광배 조회 수: 11003
  • 스케치
  • 안녕하십니까, 임광배입니다. 새롭게 집에들인 옵세션의 트러스트 고도에 따른 광축이동에 대해 문의드렸다가, 최형주 선생님께 아직 First light도 하지 않았냐는 말씀에 뜨끔하여 어제 회사퇴근 후에, 와이프님께 재가를 받고 양평 벗고개를 다녀왔습니다. 아주 좋은 ...
2013-04-08 21:23:00 윈드복서 / 2013-04-01
thumbnail
  • 서강일 조회 수: 11922
  • 스케치
  • 2012년 11월 이후에 못하던 관측을 다시 시작하면서! 소규모 10대 친구들과 함께 강원도 귀래면에 있는 귀래정에서 관측을 진행했습니다. 날이 좋았는데 일요일에 비가 오려고 해서 그런건지.... 계속 연무가 끼고, 날이 풀리면서 산에서 도랑으로 물이흘러 안개가 약간...
2013-04-08 21:23:55 서강일 / 2013-03-19
thumbnail
  • 임광배 조회 수: 13231
  • 스케치
  • 안녕하세요. 얼마전에 가입한 임광배입니다. 어제 바람은 조금 부는데 날이 맑아 마눌님께 재가를 받고 벗고개에 다녀왔습니다. 달뜨기 직전이라 황급히 에스키모 성운 스케치하나했습니다. 역시 달빛은 엄청 밝았습니다. ㅡ.ㅡ 기록차원에서 올립니다.^^
2013-04-08 21:24:13 김병수(Billy) / 2013-03-02
thumbnail
  • 민경신 조회 수: 11576
  • 스케치
  • 1년이 다되어 가는 지난작품인데, 달남부 쉴러, 클라비우스의 지평선 지역임니다. 척 봤을때, 동남아 국가의 불탑 같이 느껴지는 풍경이었음니다. 120km 구간의 디테일이 도저히 3-4시간에 그려낼수없이 방대하여, 개략적으로 그렸음니다. 따라서, A급 스케치가 되지못...
2013-04-08 21:24:30 이한솔 / 2012-12-0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