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 스케치/사진 ~☆+

  • Clavius, 그리고 나비 - 090801 [스케치]
  • 조강욱
    조회 수: 16068, 2013-04-09 00:15:47(2009-08-04)
  •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만 해도,

    나는 주변에서 나보다 책을 많이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할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책 속에 파묻혀 살았다

    그런데,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어느 순간 갑자기.. 학교에서 꼭 필요한 책과, 천문학에 대한 책 외에는

    대부분의 종류의 책과는 담을 쌓고 살게 되었다

    대학교에 들어가서는,

    천체관측에 대한 책, 전자공학 전공서적과 프로그래밍 몇 권, 토익 책 말고는 더더욱....

    술 먹는데 쓰는 돈, 별 보는데 쓰는 돈은 아까운 줄 모르고 쓰면서  만원짜리 책 한 권 사는 돈은 왜 이리 아까운가....

    대학교 1학년 여름에 하루끼의 '상실의 시대'를 사 본 이후로 14년만에,

    여름 휴가를 맞아 고상한 일을 해 보겠다고 소설책을 한 권 샀다

    내가 꼭 해 보고 싶던 '그 일' 30여가지 중 한 가지를 해 보기 위해서..

    무덥고 습한 지난 토요일 오후, 마님은 일하러 가시고.. 집에 에어컨은 마침 고장이 났다

    12시에 낮잠을 자야 하는 우리별1호 님은 장난감 가지고 노느라 4시간째 안 주무시고 계신다

    드디어 기회가 왔다.

    예별이에게 '연인'의 제인마치가 썼을 법한 챙이 넓은 여성스러운 (유아용) 모자를 씌우고 밖으로 나섰다

    버스를 타고 돈암동의 화방에서 JP정의 사주를 받아 '맨들맨들하고 얇은 질 좋은 종이로 만들어진' B5 크기의 크로키용 스케치북을 사들고

    땡볕이 내리쬐는 돈암동 거리를 한 10분 손잡고 돌아다니니..

    예별이가 마침내 걸으면서 졸기 시작한다 ㅡ_ㅡ;;;

    어디 가는지도 모르고 아빠 품에 안겨 잠이 든 예별이를 데리고 다시 버스를 타고 백화점으로 가서..

    유모차를 대여하여 완전히 꿈나라에 빠진 별님을 눕히고..

    백화점 내 커피전문점에서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편한 의자에 앉아 고상하게 책을 읽는다

    업무와도 관계 없고 영어점수에도 도움 안 되고 재테크랑도 상관없는 소설책 한 권을..

    온갖 긴장과 잡념을 버리고

    그냥 읽는다

    내가 언제 마지막으로 누려봤는지도 모를 그런 종류의 여유를 즐긴다

    이미 한참 전에 '사모님 된장놀이'로 스스로 명명했던 '그 일'을 하고 있으니 마치 대단한 일을 한 것인 양 만족감이 차 오른다.. ^-^

    집에 와서 밥을 먹고, 무한도전을 보고, 마님과 우리별1호와 휴가의 마지막 자락을 즐기다가..

    저녁잠이 많은 마나님은 예별이를 데리고 방에 먼저 들어가시고

    나는 '맨들맨들하고 얇은 질 좋은 종이로 만들어진' 스케치북을 들고 베란다로 나갔다

    달용이는 처음 인수했을 때 모습 그대로 소프트케이스 안에 모셔 놓았다

    '달달이' 가대에는 병화형님이 장기 임대해 주신 'Megrez 80 ED Triplet'이 올려져 있다

    (장마&휴가 기간 중 닦고 조이고 기름친 별장비들에 대한 얘기는 조만간에..)

    얘는 경통이 짧아서, 달달이가 더이상 참을 수 없을만큼 달달거리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피스도, 경통 굵기만한 무식한 XL 대신에

    격에 맞는 5mm짜리 24.5mm 배럴의 Pentax 행성관측용 아이피스를 끼웠다

    새로운 망원경 이름은 '잘용이'라고 명명한다

    무슨 뜻일까요?


    뭘 먹어야 맛있게 먹을까.. 하는 단순한 생각 만으로 시야가 좁은 행성용 아이피스로 달 표면을 훑는다

    어제 그리다 실패한 Clavius가 자꾸 눈에 밟힌다

    쟤는 안 돼..  해가 이미 너무 높아서 지형들이 너무 밝고 복잡한 구조의 명암이 너무 약해....

    클라비우스 바로 남쪽에서 일련의 타원형 크레이터들이 나를 좀 그려 달라고 유혹한다

    휴 저걸 어떻게 또 다 그려..

    한숨을 쉬면서도 저절로 눈과 손이 움직인다

    그릴 것이 너무 많아서, 달과 적당한 타협을 하고서.. '그리고 싶은 것만' 그리기로 한다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은 부분을 까만 색연필로 그리면서,

    이게 아닌데.. 라고 혼자 계속 떠들게 된다

    분명 어둠은 맞는데, 이 정도의 톤으로 표현하는 것이 맞는데,

    새까만 칠을 한 스케치는 보면 볼 수록 더 어색하다

    밝은 구조의 명암 표현은 더더욱 어렵다.

    가센디를 그릴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떡지우개로 쓱쓱 밝은 구조를 표현했는데,

    회심의 신무기 연필형 지우개가 영 성능이 좋지 않다

    두 시간의 노력 끝에 눈에 보이는 그리고 싶은 구조는 모두 그렸는데

    마음에 들지가 않는다 ㅠ_ㅠ


    Clavius와 그 주변부
    e_003.jpg

    동쪽의 어설픈 어둠.

    본래 모습의 반도 표현하지 못한 클라비우스 내부의 복잡하고 희미한 절묘한 작은 크레이터들.

    그리고 방향 표시도 하지 않았다 ㅡ,ㅡ;; (실제 방향은 오른쪽이 서쪽 방향이다)


    어쨋든, 스케치 결과물의 질과는 큰 상관 없이..

    그 망원경의 구경에서 최대한의 성능을 끌어내는 방법으로는 스케치보다 나은 방법은 우주상에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또 그리다보면 언젠가는 익숙하게, 빠르게, 정확하게 내가 보는 것들을 표현할 수 있겠지..


    오늘(월요일) 휴가를 마치고 첫 출근길에, 화장실에서, 퇴근길 버스에서,

    분리수거를 하면서.. 그리고 베란다 창 밖의 대리석 같은 하얀 달을 보면서 거실에 서서 그 책을 끝까지 읽는다

    달 지기 전에 그림 그리려면 빨리 시작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에 마음이 급하지만 책을 놓을 수가 없다

    결국 책을 다 읽고 서둘러 베란다로 이동하니..

    달은 두꺼운 구름 사이로 이미 숨어버렸다.. ㅋ

    베란다 앞에서 멍때리고 하늘을 보며 서 있으니..

    구름 커튼 사이로 달이 살짝 보였다가 사라진다

    저자식이...

    저기까지 가는데 얼마나 걸릴까?

    아폴로 11호는 4일이 걸렸지..

    '우주범선'을 타고 가면 얼마나 걸릴까?

    NGC253 까지는?

    내가 살아있는 동안 도착하긴 어려울거야..

    우주범선을 타고 있던 14만4천명의 사람들은

    무슨 희망을 가지고 항해를 계속 했을까

    인류의 미래를 위해? 새롭고 고귀한 가치를 찾기 위해?


    구름 속에서 잠깐 얼굴을 내밀었다 이내 숨바꼭질 놀이를 하는 달을 보면서..

    저것이 인류의 미래는 될 수는 없겠지만

    내 星생활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어 줄 수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저 먼 곳에서 큰곰자리를 지켜보며 온갖 상상에 젖을 그 두 사람을 생각하며..

    나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픽.. 하고 웃음이 나왔다



    클라비우스는 머 하던 사람인가.. 하고 네이버 검색을 해 보니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달력인 그레고리력을 만든 수학자란다

    날짜와 년을 세는 달력이라.. 그 책 생각이 나서 다시 미소가 번진다










    참, 그 책은..

    파피용(나비)..... 입니다




                                        Nightwid 我心如星

댓글 6

  • 정병호

    2009.08.04 18:29

    구덩이가 아니라 동산같소!
    켈켈켈~
  • 이준오

    2009.08.04 19:32

    새로운 선수 "잘용이" 영입을 축하드립니다..^^
    (머...그렇다고 스케취가 갑자기 향상되는 것은 아니겠쥐만요..ㅋㅋ
    (글고 제 생각인데...이제 달용이는 얼른 정리해 현금화해서 아주 약간의 던을 추가해 잘용이 격에 맞는 "포르타 경위대"를 구해봄직도 정말 조을것 같은데요.)

    참..그래도 초등학교 졸업때까지는....안철수씨와 비슷한 길을 걸었군요..후다닥~ ㅋㅋ
  • 조강욱

    2009.08.04 22:29

    JP정 - 음 개기일식 안 본 사람하고는 놀지 말라고 했는데..
    근데 실제 달을 봐도 어떤 각도로 보면 cratrer가 dome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더라고..

    ※ 그 아이피스 set은 주인 없으면 그냥 나 줘.... 좋은 일에 쓸테니까..ㅎㅎㅎㅎ
  • 조강욱

    2009.08.04 22:35

    준오님 - 근데 잘용이는 영입한 애가 아니라 임대 선수라
    얘만 믿고 달용이를 정리하는 것은 너무 risk가 크죠.. ^^;;
    포르타 경위대나 제네시스 스타일의 경위대.. 사실 무지 탐이 납니다.. ㅋ
  • 유혁

    2009.08.05 05:22

    그림 구경 잘했습니다. 갈수록 그림이 더 멋있어지는데요...

    그나저나, 스티브 매퀸이 나오는 영화 "빠삐용"인 줄 알았더니... ^^;;
    새로 나온 책... 파피용이라구요?

    인터넷으로 대충 줄거리를 보니... 무슨 우주선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기왕이면, 보너스로 서평도 함께 써주시면 어떨까요.... ^^;;

  • 조강욱

    2009.08.05 17:10

    한참 유행했던 베스트셀러인데.. 저도 뒷북으로 사서 봤습니다.. ^^;;;

    서평은.. 10년에 소설책 한권 읽을까 말까 하는 사람이 쓰는 건 그 동네 기준으로 천벌 받을 일이 아닐까요 ㅋ;;
위지윅 사용
  조회  등록일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6939
  • 스케치
  • 매년 추석 보름달은 10년째 울산 처가에서 맞고 있다 13년에도 14년에도, 올해도 울산의 추석 보름달은 맑고 밝기만 하다 13년 14년 15년 남은 2015년도 계획했던 모든 일들 이루어지시길 기원합니다! Nightwid 無雲
2015-09-30 09:05:37 rocky / 2015-09-29
thumbnail
  • 이건호 조회 수: 6941
  • 사진
  • 이 사진도 김남희 회원님께 드립니다~ 도움을 받고 바빠서 사진도 못찍고 있었어요. 근육맨이 보이나요? ^^ 2013년 10월 4일 밤 천문인마을 Canon FD300 QHY8 반시간 촬영
2014-02-04 00:53:36 김남희 / 2013-10-07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6954
  • 스케치
  • #1 달그림 엽서 세트를 가지고 별쟁이, 회사 사람, 외국인 등 여러 사람들에게 선물을 주었는데 그 중에서 인기투표를 한다면 이 그림, '반포대교'가 가장 인기가 좋았다 사실 가장 짧은 시간에 그린 그림 중에 하나인데... 출근버스에서 정신없이 졸며 가다가 우연히 ...
2015-08-12 22:56:26 / 2015-08-12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7213
  • 스케치
  • 소아령성운. 일본어 스타일의 이름인 것도 같지만 영어로도 little dumbbell nebula인 것을 보면 동양이나 서양이나 보는 눈은 비슷한 것 같다. 76번은 메시에 110개 대상 중에 가장 어두운 아이 중 하나로 기재되어 있지만, 실제로 보면 생각보다 꽤 밝은, 작은 성운 ...
2017-09-26 21:12:52 진진아빠 / 2017-09-26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7257
  • 스케치
  • 북극권, 스웨덴 키루나의 산 속 눈밭에서 밤새 오로라를 감상하고 두 시간에 걸친 느린 여명까지 한 장에 나누어 그린 다음에 피곤하지만 뿌듯한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가는 길, 지평선 바로 위의 언덕에서 월령 24일의 달을 만났다 [ 북극의 하현달 - 갤럭시노트4에 터...
2015-08-17 08:25:00 / 2015-08-17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7293
  • 스케치
  • 외뿔소자리를 정확히 그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물론 나도 아니다 겨울 밤하늘의 화려한 별자리들 가운데, 그것도 겨울의 대삼각형 가운데에 쏙 들어가 있으니 더더욱 찾을 생각이 들지 않는지도 모른다 지구의 반대편, 오클랜드에 살게 되면서 날만 맑으면 마...
2017-02-11 04:38:20 조강욱 / 2017-01-19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7320
  • 스케치
  • 출근길은 언제나 정해져 있다 최소한의 이동 루트로 출근버스 도착 수십초 전에 목적지 도착. 하루는 그 길에서 오리온자리를 보고 있으니 과거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지난 겨울, 울산 처가에서 막걸리 한잔 하고 나니 오리온 자리가 보이길래 별자리 하나 가르쳐드린다...
2015-08-20 05:11:57 조강욱 / 2015-08-19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7526
  • 스케치
  • #1 월령 20일의 어느 맑은 날 아침, 새벽 여명에 중천에 떠 있던 달은 날이 모두 밝았는데도 퇴근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일몰 관람용인 나의 아지트에서 그 달이 서산(우면산)으로 지는 모습을 지켜보려고 한 시간마다 알람을 맞춰놓고 달의 위치와 색을 그려 보았다 9...
2015-08-13 07:50:02 / 2015-08-13
thumbnail
  • 김민회 조회 수: 7649
  • 스케치
  • 월령 8.9일의 달 입니다. (검은지에 파스텔 2017년3월 8일) 과천에서 매수팔 때 박진우님은 달 아래 위에 파랗고, 붉은 색감이 보인다고 했습니다. 당시에 같이 있던 저는 동의하지 못했고, 님에게 재 라식 수술을 권했습지요 ㅎ. 하지만 귀가하고, 약~ 24시 경에 다시 ...
2017-03-13 23:15:19 / 2017-03-11
thumbnail
  • D-1 +6 file
  • 조강욱 조회 수: 7722
  • 스케치
  • 지난주, 장인어른 생신을 맞아서 울산 처가에 놀러갔었다 일요일 새벽 이른 시간 알람을 맞추고, 집에서 20분 거리의 동네 뒷산 저수지에 D-1 달을 맞이하러 길을 나섰다 고도 10도가 채 안 되는 달이 보일까.. 발걸음을 재촉하여 저수지에 올라 보니 산등성이 사이에서...
2015-01-03 04:21:03 조강욱 / 2014-12-31
thumbnail
  • 이효산 조회 수: 7753
  • 사진
  • 안녕하세요. ^^ 회원은 아니지만 야간비행에 가끔 방문하는 이효산입니다. 3년이 지났는데도 야간비행의 호주원정에 따라 다녀온 것이 마치 얼마전인것마냥 그립네요~ 올해 2월에 오로라 관측을 목적으로 Alaska의 Fairbanks에 가서 오로라 사진을 찍었습니다. 다행히도 ...
2013-07-02 01:11:34 조강욱 / 2013-06-26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7792
  • 스케치
  • 파랗다. 파란 물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그저 마냥 기분이 좋아서 하늘만 쳐다 보며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데 건너편 길가 가로수 위로 얇은 그믐달이 떠올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27일 달을 보기는 그렇게 힘이 들었는데 28일 달은 어찌 그리 쉽게...
2015-08-21 15:23:22 / 2015-08-21
thumbnail
  • 김영대 조회 수: 7831
  • 스케치
  • 조강욱님의 월령 스케치 연재 흐름에 방해를 놓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습니다만... 일단 올려봅니다 .ㅋ 야간비행 관측행사에 실제로 참가하지는 않았지만 자주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눈팅하고 있는 회원입니다. ^^ 그 동안 스케치에 도전해보겠다고 주변 분들 (박상구...
2015-08-17 20:37:03 김영대 / 2015-08-17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7851
  • 스케치
  • 서울에 사는 사람은 서울의 명소라는 63빌딩도 남산도 잘 가지 않는다 데이트하는 커플이면 모를까.. 어릴적, 엄마아빠 손잡고 갔던 63빌딩에 초딩 1학년 딸래미 손을 잡고 (실은 대롱대롱 매달려서) 다시 갔다 세상에 이렇게 큰 영화관이 있을까 싶었던 아이맥스 영화...
2015-08-02 08:49:15 / 2015-08-02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7895
  • 스케치
  • 개기월식의 하이라이트는 달의 조명이 은은한 붉은 색으로 바뀌면서 달 옆에 숨어 있던 무수한 별들이 나타나는 것인데.. 서울 도심인데다 구름도 좀 있어서 그걸 못 봐서 참 아쉬웠다.. [갤럭시노트2에 S펜과 손가락, 조강욱 (2014) ] 내년 4월 4일에는 꼭.. ^^* Night...
2014-10-11 09:43:54 조강욱 / 2014-10-10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7975
  • 스케치
  • 뭉크 풍의 흐르는 달그림을 그렸던 다음날, 월령 13일의 서울에는 비가 내렸다 아 진짜.... 벌써 몇 번째 실패인지도 모르겠다 다시 한달 뒤, 어버이날을 맞아 방문한 울산 처가의 하늘은 눈부시게 맑았다 이건 뭐.... 도저히 실패할 수가 없다. '새벽에 일어나기만 한...
2015-08-06 18:35:08 / 2015-08-06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8057
  • 스케치
  • #1 늦었다. 출근 버스도 놓치고 구파발 역으로 뛰어가는 길에 횡단보도를 지나 가로등 위를 얼핏 보니 달이 걸려 있다 불 꺼진 가로등 위의 불 켜진 세로등. 이 순간을 어떻게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 세로등, 갤럭시노트2에 터치펜 - 조강욱 (2014) ] #2 오늘은 빨리...
2015-08-17 08:19:18 / 2015-08-17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8059
  • 스케치
  • #1 낮에 보는 달은 어떤 모습일까? 파란 하늘에 보호색을 입고서 있는 듯 없는 듯 떠 있는 낮달. 낮달은 한 달 중에 보름 이상을 볼 수 있지만 관심과 열망이 없으면 절대로 볼 수가 없다 별도 달도 아는 만큼만 볼 수 있는 법.. 딸래미 손을 잡고 은평뉴타운 산책로를 ...
2015-08-04 17:31:42 / 2015-08-04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8212
  • 스케치
  • 과학동아천문대는 야경이 참 멋진 곳이다 용산 전자상가 중앙의 7층 건물, 보이는 별보다 빌딩 불빛이 더 화려하다 약속한 그 날은 낮부터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다 이걸 어떡하지.. 뭐라도 하나 건져야 할텐데.. 저녁 7시, 짙은 구름 사이에서 극적으로 붉은 달이 나타...
2015-07-26 23:48:58 / 2015-07-26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8221
  • 스케치
  • 23번의 점들을 찍는 데는 무려 이틀의 시간이 필요했다 꽤 밝은 산개성단이긴 하지만 그만큼의 대작을 만들 계획은 전혀 없었고, 단지 시간이 부족했을 뿐이었다 [ M23과 버섯돌이 - 검은 종이에 젤리펜, 인제에서 조강욱 (2016) ] [ Description : 버섯파인가 화살파인...
2016-10-05 07:12:33 / 2016-10-0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