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 스케치/사진 ~☆+

  • [M63] 씨 없는 해바라기 [스케치]
  • 조회 수: 12676, 2017-04-14 16:08:21(2017-03-24)

  • 내가 그린 110장의 메시에 스케치 중에 

    특히 마음에 들지 않는 대상이 몇 개 있는데,

    그 중 63번과 67번이 있다

    두 장의 공통점은 100% 이상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99%와 100%의 차이는 만든 사람만 아는 것이지만

    그 만든 사람은 그 그림을 볼 때마다 생각이 난다

    해바라기 은하(Sunflower galaxy)의 해바라기 씨앗을 한 개도 안 그렸으니 말이다


    [ 씨 없는 해바라기 M63, 강원도 인제에서 조강욱 (2012) ]
    M63_Sketch.jpg



    APOD에 올라온 사진. (4 Aug 2016, John Vermette作)
    M63LRGBVermetteR.jpg


    물론 사진과 안시를 비교하는 것은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은하 관측에 있어서 중요한 Tip이 있다면

    사진에서 보이는 흥미로운 구조들을 하나씩 도전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성단 관측의 묘미가 사진과 완전히 딴판으로 보이는 것이라면

    성운과 은하, 특히 은하 관측의 즐거움은

    적당한 사진을 손에 들고 (허블 사진 제외)

    그 구조가 내 눈에 들어올 때까지 쪼아 보는 것이다

    시상만 뒷받침 된다면,

    의외의 대어를 낚을 확률이 높다



    63번을 그린 날은 날씨가 참 좋았다.

    평일 밤에 인제에서 두 시간여를 M13의 점을 찍고, 

    출근의 압박에 

    날림으로 109번과 63번, 두 은하를 만들었다

    사진 한 번, 남의 관측기록이나 스케치 한 번 거들떠 보지도 않고 말이다

    그리고 두고두고 후회.


    109번은 기어코 결정적인 실수를 찾아서 맘 편히 재작업(?)을 했는데

    결국 M63은 그냥 그렇게 찜찜하게 넘어가고 말았다


    언젠가는 해바라기 씨앗들을

    슈퍼에서 파는 '해바라기' 초코볼만큼 넘치도록 그려줘야지..






                           Nightwid 無雲 


댓글 2

  • 정병호

    2017.03.25 19:06

    눈으로 열심히 보고나서 "어디 사진들 제대로 찍었나" 하고 확인하는게 원래 순서요! ㅋㅋ
  • 조강욱

    2017.04.14 16:08

    좀 열심히나 봐.. ㅎㅎㅎ

위지윅 사용
  조회  등록일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1854
  • 스케치
  • 미국의 안시 관측가인 Steve Coe 할아버지가 말씀하셨다는 유명한 별동네 격언(?)이 있다 "만약 내가 오리온 대성운을 보는 것이 지겨워질 때가 온다면 그 때는 내 장례식 날짜를 잡아야 할 것이다" 언제 왜 그런 얘기를 한 것인지 아쉽게도 그 원문은 찾을 수 없었지만...
2016-12-14 04:26:55 / 2016-12-14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0818
  • 스케치
  • 모두들, 42번의 화려함에 말을 잃고 감탄하면서도 아이피스 한 시야에 보이는 43번은 그저 보는둥 마는둥 하고 지나쳐 버린다 메시에 중에 이렇게 억울한 애가 또 있을까? 42번과 붙어 있지만 않았어도 멋진 애칭도 가지고 북반구 하늘에서 힘 깨나 썼을텐데 말이야 43...
2017-01-04 20:05:57 rocky / 2016-12-15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4618
  • 스케치
  • M44 프레세페. (고대부터) 사자자리 꼬리에 해당하는, 서울에서도 맘만 먹으면 눈으로 볼 수 있는, 그러나 정작 망원경으로 보면 건더기 몇 개 건질 수 없는 심심한 그저 밝은 별만 듬성듬성 있는 대형 산개성단이라 생각한다면 그건 분명 오산이다 M44 안에는 은하들이...
2016-12-23 14:55:59 조강욱 / 2016-12-20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7580
  • 스케치
  • 플레이아데스는, 꼭 별보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하늘에 조금만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그 존재를 알고 있다 광해 가득한 서울 하늘에서도 맑은 겨울밤이면 하늘 높이 은은하게 빛나는 성단이기 때문이다 누가 지은 이름인지 '좀생이별'이란 이름도 참 잘 어울리는 듯 ...
2017-01-09 15:10:41 조강욱 / 2016-12-29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0344
  • 스케치
  • 밤하늘에는 혼자 사는 아이들도 있지만 여럿이 몰려 다니는 아이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 중 딱 '커플'로만 한정해 본다면 단언컨대, M46과 NGC2438은 세계 최고의, 아니 우주 제일의 조합일 것이다 (출처 : 내 스케치) NGC7789에 비견될만한 자잘하고 빽빽한 별...
2017-01-04 16:20:28 / 2017-01-04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1220
  • 스케치
  • M46 바로 옆에 있는 47번은 46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은은하게, 그러나 절묘한 collaboration을 보이는 46번과 달리 M47은 남쪽 지평선 가까이에서도 당당하고 화려한 위용을 과시한다 성운기를 품은 큰 별들과 자잘한 별들의 멋진 조화. 47번은 그 자체로 아...
2017-01-06 14:27:15 / 2017-01-06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28638
  • 스케치
  • M48은 바다뱀 머리맡에, 넓고 공허한 영역을 지키는 산개성단이다 겨울밤의 화려한 산개성단 축제가 다 끝나갈 무렵에, 봄철의 심오한 은하 변주곡이 막 시작할 무렵에 나오는 아이라 그 충실한 별들에 비해 별로 인기가 없어 보인다 (관측기록도 별로 찾을 수가 없다) ...
2017-01-09 15:03:58 / 2017-01-09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8734
  • 스케치
  • 메시에 1번부터 50번 사이에, 은하는 단 4개 뿐이다 31번 안드로메다 대은하와 그 위성은하 중 하나인 32번, 거대한 face-on 은하 33번이 그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49번. 처녀자리 은하단의 끝자락에 위치한 타원은하다 31, 32, 33번이야 워낙 이름값이 있는 애...
2017-01-16 05:36:32 / 2017-01-16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7293
  • 스케치
  • 외뿔소자리를 정확히 그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물론 나도 아니다 겨울 밤하늘의 화려한 별자리들 가운데, 그것도 겨울의 대삼각형 가운데에 쏙 들어가 있으니 더더욱 찾을 생각이 들지 않는지도 모른다 지구의 반대편, 오클랜드에 살게 되면서 날만 맑으면 마...
2017-02-11 04:38:20 조강욱 / 2017-01-19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0805
  • 스케치
  • 2012년 11월, 나는 두 번째 호주 원정을 위해 Brisbane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 수많은 얘기들은 아래 링크로 대신하고.. 1편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62917 (두마리 토끼 - 남천과 일식) 2편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630...
2017-02-11 04:37:44 조강욱 / 2017-01-2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