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 스케치/사진 ~☆+

  • [M5] 브란덴부크르 협주곡 5번 [스케치]
  • 조회 수: 13045, 2016-08-30 09:34:39(2016-08-22)


  • 음악을 사랑하시는 한솔형님께 여쭈어 보았다. 들으면 별이 생각나는 음악이 있는지?

    질문과 동시에 얻은 답은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번’ 이었다

    바로 집에서 브란덴부르크 5번 연주 동영상을 찾아서 들어본다. 나는 어떤 별이 생각날지..

    5번 1악장 후반부, 피아니스트의 어지러운 독주가 이어진다

    아니 무슨 피아노를 이렇게 정신 사납게 치나... 하고 보니 글렌 굴드의 젊은 시절 모습이네.



    여러분은 무엇이 느껴지는지 먼저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연주 링크 : 
    http://serviceapi.nmv.naver.com/flash/convertIframeTag.nhn?vid=D96B53FCDA22D788741A2AC6939F480C6E4C&outKey=V1279d45a40171fa806a498c1a37a9092b567384bab43230e2d8b98c1a37a9092b567&width=544&height=306


    불안하고 위태롭게 이어지는 빠른 연주. 화음과 박자가 잘 맞는 건지 아닌지도 헷갈릴 정도인데.. 

    하지만 잘 들어보면 그 어지러워 보이는 멜로디 안에서도 정교한 질서를 느낄 수가 있다.

    1분여간 이어지는 굴드의 독주를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대상이 하나 있었다.

    메시에 5번.

    중심부는 아주 빽빽하고, 주변부로 가면서 방사형으로 밀도가 조금씩 감소해 나가는..

    완벽한 균형의 구상성단 M5번 말이다.

    토요일 새벽 3시에 노트북으로 브란덴부르크 5번 1악장을 무한 반복으로 재생을 걸어놓고

    캔버스지와 아크릴 물감, 그리고 세필(아주 가는 붓)들을 꺼내서 점을 찍기 시작한다

    그리고 M5의 사진이나 관측 기록을 전혀 참조하지 않고

    머릿속에 남아 있는 5번의 이미지만으로 그림을 그린다

    이건 스케치도 아니고 무어라 불러야 할까?

    머릿속에 떠오른 영감으로 그린 별그림이니 천체화라고 이름 붙여 봐야겠다


    [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번 1악장, 캔버스지에 아크릴, 조강욱 (2011) ]
    브란덴부르크1200.jpg


    그리고 몇 년 뒤, 천문인마을에서 망원경을 보며 M5를 스케치할 기회가 찾아왔다

    [ M5, 흰 종이에 샤프, 천문인마을에서 조강욱 (2014) ]
    M5.jpg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상상화로 그린 M5와 스케치로 정밀 묘사를 한 M5는 그 모양이 너무나 다르다.

    M5비교.JPG


    뭐 그럼 어때?

    천체스케치의 표현에는 한계가 없다.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만 정확히 그릴 수만 있으면 되는 것!






                                                        2016. 8. 22
                                                        Nightwid 無雲

댓글 3

  • Profile

    박상구

    2016.08.23 01:57

    마침 하루 종일 귀에 이어폰 꽂고 있어도 되는 날, 덕분에 좋은 음악 들으면서 일하고 있네요 ^^
    적어도 몇달 동안은 즐겁게 기다릴 연재물이 시작 됐군요 ^^ 기대하겠습니다!
  • 조강욱

    2016.08.30 08:02

    듣고서 뭐가 생각나셨나요? ㅎ

    메시에 스케치 연재 10번에 별툰 한번 어떤가요 ^^*

  • Profile

    박상구

    2016.08.30 09:34

    ㅎㅎ 아이고 이런 압박이... ^^;

위지윅 사용
  조회  등록일 
thumbnail
2015-04-07 04:06:38 정성훈 / 2015-03-25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3395
  • 스케치
  • 나는 M31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때부터 수많은 화려한 사진으로 접한 북반구 최대의 은하.. (남반구엔 더 큰 놈이 있다) 그에 비례하여 무수한 실망만을 안겨준 대상. 안시로는 그렇게 볼 수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싫어하는 대상을 “안드로메다 은하”라고 칭하지 않...
2019-10-26 05:43:29 제영서 / 2019-01-27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3428
  • 스케치
  • 천체관측을 하다 보면 여성적인, 또는 남성적인 아우라를 뿜어내는 대상들이 있다 부드러운 성운기나 깨알 같은 잔별들을 보면 여성스러운 아름다움이 느껴지고 (M8, 조강욱 스케치) (M46, 조강욱 스케치) 반대로 위협적일 정도로 강렬한 구상성단이나 (NGC 104, 조강욱...
2018-12-31 04:26:51 / 2018-12-31
thumbnail
2015-01-21 07:42:16 관심은하 / 2015-01-19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3583
  • 스케치
  • 1781년 4월 프랑스 파리의 관측소. 장발장이 조카들에게 주려고 빵을 훔치기도 15년 전에 메시에는 프랑스 천문학회 학회지에 낼 메시에 리스트를 정리하고 있었다 이미 M1번부터 M100번까지 100개 대상에 대한 관측 기록을 완성하고, 동료 관측자인 피에르 메케인(Pier...
2018-11-08 21:56:39 조강욱 / 2018-11-06
thumbnail
2015-04-02 20:51:02 / 2015-04-02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3644
  • 스케치
  • 밤하늘의 구상성단을 밝기 순으로 나열하다보면, 많은 대상이 남천에 편중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래 list 중 노란색이 남천 대상) 북반구 트로이카라 불리는 13번, 5번, 3번도 6~8위 권을 겨우 유지할 뿐이다 그리고 400여 개의 모든 구상성단 중 11위를 보면, ...
2018-04-08 06:38:55 / 2018-04-08
thumbnail
  • 김남희 조회 수: 3800
  • 일반
  • 차 유리창에 비친 달,금성 그리고 노을.... 화성은 너무 작아 안보이는군요. 오늘 매수팔 현장 도착하자마자 폰으로 찍어 봤습니다.
2017-02-06 09:15:24 김남희 / 2017-02-02
thumbnail
  • 박진우 조회 수: 4004
  • 일반
  • 얼마전 무지개가 떳길래 찍었는데 천정호라는 녀석이었네요 다음엔 썬독을 보고 싶습니다. 천정호(Circumzenithal arc)는 종종 “거꾸로 생긴 무지개” 또는 “하늘의 미소”라고 불린다. 모든 무리 현상 중 가장 아름다운 현상이다. 천정호는 완전한 원모양으로 생길 순 없...
2015-11-21 04:24:37 조강욱 / 2015-11-17
thumbnail
2015-03-06 20:23:57 김민회 / 2015-01-01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4238
  • 일반
  • 달. 달이란 나에게 무엇일까 관측 의욕을 잃게 만드는 주적 다 볼 수도 없이 수많은 구조를 품고 있으나 철저히 외면받는 아이 안해도씨 별풍경 사진의 조명 관측일을 지정하게 만들어주는 이정표 나에게 기어코 스케치를 하게 만든 독하고 모진 놈 카시니에 황홀한 석...
2014-11-01 09:17:42 조강욱 / 2014-10-17
thumbnail
2015-04-03 03:13:06 / 2015-04-03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4317
  • 스케치
  • 카시오페이아 주위는 진정한 별밭, 아니 성단 밭이다 비슷한 크기와 밝기의 산개성단들이 무수히 뿌려져 있다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위치도 어렵지 않은 M103과 NGC 457(ET)을 한참동안 헤메고 다니는 이유이기도 하다. 망원경 구경이 커질수록 멋진 대상(NGC 7789)...
2018-11-24 02:11:57 랜슬롯 / 2018-11-18
thumbnail
  • 정성훈 조회 수: 4320
  • 사진
  • 대한민국 천체관측의 자존심! 야간비행의 15주년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좋은 자리에 초대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답의 뜻으로 틈틈히 찍은 고정촬영 사진 올려봅니다. 쏟아져 내리는 별 속에서 산 봉오리에는 플레아데스가 떠오르려 합니다. 늦은 밤 야간...
2015-10-22 23:25:41 rocky / 2015-10-12
thumbnail
  • 정장훈 조회 수: 4335
  • 일반
  • NGC253입니다. 일시: 2014년 10월 27일 장소: 전북 장수군 무령고개 경통: 스카이워처 12" 돕소니안 가대: EQ-Platform 카메라: 소니 A7s 노출: 20s X 38장. ISO6400. - Dark 20s X 20장
2014-11-03 14:20:54 / 2014-11-03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4345
  • 스케치
  • 뭐니뭐니해도 메시에 97번의 트레이드 마크는 뽕뽕 뚫린 눈알 두 개. 망원경으로 별을 본 적 없는 사람들에게도 메시에 97번, 올빼미 성운의 커다란 두 눈은 잘 알려져 있다 (출처 : 구글 검색) 안시로는 어떨까? 사실 나는 97을 제대로 본 지가 너무 오래 되어서, 그 ...
2018-07-05 12:27:38 / 2018-07-05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4479
  • 스케치
  • 달, 달이란 나에게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에겐 어떤 의미일까? 관측의 훼방꾼. 대부분의 별쟁이에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언젠가부터, 아마도 별보러 나가는 횟수가 1년에 다섯번을 넘지 못하면서부터 서울에서 이른아침 출근 시간에, 늦은 퇴근길에 버스 안에...
2015-07-28 17:19:58 조강욱 / 2015-07-24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4549
  • 스케치
  • 2014년 1월. M82에서 초신성이 폭발한 이후, 난 한동안 X마려운 강아지처럼 안절부절하며 지냈다 아니 그게 뭐라고, 1200만년 전에 우주 저 편에서 별 하나 폭발한 것 뿐인데. 1054년에 게성운이 폭발했을 때도 가만히 있었으면서.. 그게 뭐라고 그렇게.. 마나님께서도 ...
2018-01-02 17:34:44 / 2018-01-02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4596
  • 스케치
  • 저녁 무렵이 되면, 사무실 내 모니터 가장자리가 갑자기 붉게 물드는 순간이 있다 서산으로 지는 태양빛이 15층 빌딩 유리창을 넘어 모니터에 반사되는 것이다. 그 신호를 보고 서쪽 창가에 있는 우리층 창고에 들어서면 강남의 빌딩숲과 우면산을 배경으로 탁 트인 시...
2015-07-31 05:30:46 조강욱 / 2015-07-29
thumbnail
2015-12-16 21:46:09 rocky / 2015-12-1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