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 스케치/사진 ~☆+

  • [14日] 소원, 열망 [일반]
  • 조회 수: 3181, 2015-08-07 22:51:27(2015-08-07)


  • 보름달을 반기는 별쟁이는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안시를 넘어 사진까지 생각해 보면


    달빛 조명에 트레일을 찍기 위해 일부러 달 밝은 날 짐을 싸는 사람도 있다


    물론 나랑은 아주 먼 이야기..



    나도 1년에 한두번쯤, 그 보름달을 유심히 바라볼 때가 있는데


    바로 추석 보름달이다


    애시당초 행운이란 것을 믿지 않는 피곤한 성격상


    유성보고 소원빌고.. 이런 것에도 별 관심이 없는데


    추석날 밤에 가족들과 모인 자리에선 왠지 그 소원을 빌고 싶다


    (근래에는 결혼하고서 10년 연속으로 처가인 울산의 달을 보고 있다)



    작년 추석날 밤, 초저녁부터 전원주택 마당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눈은 계속 동쪽 산등성이로..


    산 능선의 월출 순간을 포착하려 했으나


    달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잠시 술자리를 벗어나서 길 모퉁이에 서서 폰을 꺼내서 달빛과 하늘빛을 담고 있는데


    달보다도 감나무 이파리의 곡선에 더 눈길이 간다


    학교 다닐 때 배웠던 조지훈의 시구에 나오는 '외씨 버선'이 이런 모양일까?



    여튼.. 동산에 갓 떠오른 달을 보며


    누가 소원을 빌기 전에 제일 먼저 소원을 빌어본다 (선착순일 수도 있으니)



    [ 소원, 갤럭시노트2에 터치펜과 손가락 - 조강욱 (2014) ]


    14_140908 소원(14추석)_월령14.jpg




    한달 뒤 보름은 개기월식이었다


    2011년 한겨울의 월식 이후 3년만이다 



    2011년 12월 10일 밤 늦은 시각, 나는 아파트 앞 놀이터에 나와 있었다


    보름달의 눈부신 서슬에 숨죽이던 별들은


    달이 점점 지구 그림자에 가리면서 조금씩 빛을 내다가


    완전히 가려지기 시작할 즈음 붉은 달과 함께 어둠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 집은 서울이지만 북한산 밑 설끝마을(?)이라 별이 잘 보인다)



    아.. 이렇게 기가 막힌 조화가 있을까!


    존재감 없이 무광으로 빛나는 붉은 달과


    보름달의 기세에 숨죽여 지내던 작은 별빛들의 향연.


    이게 월식의 본질이로구나.  '조화로움'


    파스텔을 꺼내서 그 조화로움을 그림으로 남겨 본다


    111210 조화로움.JPG


    3년만에 월식의 조화를 다시 느껴볼 기회가 왔다


    과학동아 천문대에서 일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고서


    회사 업무 끝나자마자 용산으로 달려갔다



    낮동안의 구름은 다행히 걷혀서 붉은 달을 볼 수가 있었는데


    이게 왠걸.


    서울의 중심에서 야간조명에 둘러싸여 하늘을 보니..


    붉은 달 옆에 잔별들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구름도 조금 있었다) 


    아~~ 조화. 조화가 보고 싶다....



    정성을 다해서 그 달을 그림으로 남겼지만


    별이 없으니 허전하기는 하고..


    그렇다고 차마 없는 별을 찍을 수도 없고..



    [ 식심, 과학동아 천문대 - 갤럭시노트 2에 터치펜, 조강욱 (2014) ]


    14_141008 개기월식_월령14.jpg



    올해 4월 4일에는 근래 마지막 개기월식의 기회가 있었다


    여기 저기 오라는 곳을 다 마다하고


    그 조화로움을 다시 보고 싶어서 산속 휴양림을 잡았는데....


    결국 그 날, 전국적인 비와 구름으로


    아무도 일식을 본 사람은 없었다


    (저 멀리 아메리카 대륙의 승전보만 전해 들었을 뿐)







                                                                                 Nightwid 無雲







댓글 0

위지윅 사용
  조회  등록일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0668
  • 스케치
  • 42번 오리온 대성운과 함께 31번 안드로메다 은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대상이다 (굳이 꼽으라면 Barnard 33번 말머리성운과 함께 3인방이라 할까?) 그러나 안시관측으로도 초보나 고수나 일반인이나 모두를 만족시키는 오리온 성운에 비해서 안드로메다 은하를 아...
2016-11-10 12:56:48 / 2016-11-10
thumbnail
  • 김태진 조회 수: 10672
  • 사진
  • 5일날 늦게 퇴근해서 후배랑 같이 후다닥.. 고수부지로 달려가서 촬영했습니다. 저는 펜탁스에 DSLR로 찍었고 같이 갔던 후배가 닌자에 손으로 아이피스 접사로 쿨픽스 995로 찍었습니다. 손으로 들고 찍다보니 좀 어려움도 많았는데.. 아무래도 이 어뎁터를 만들어보긴...
2012-02-24 00:59:56 / 2004-05-12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0737
  • 스케치
  • 관측 기록은 아래 링크 참조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32948 M3의 본질이 무엇이냐고 저에게 묻는다면, 자동으로 나올 대답은 M3의 고속도로와 쥐파먹은 두 곳을 얘기할 것입니다 자고 있을 때 물어봐도 똑같은 대답을 할 것 같습니다 ㅡ_ㅡㅋㅋㅋ ...
2012-03-28 22:38:37 / 2010-02-18
thumbnail
  • 이준오 조회 수: 10770
  • 사진
  • . 이날 실수로 ccd감도를 "0"으로 셋팅한 사진을 찍어 결국 다 버린... 밤새 "진정한 삽질"을 했던 성화중님...-0-ㅋ 별빛에 취하다...11월21일. 관측기 대신 이번에는 사진 몇장으로 이렇게 대충 쓰리슬쩍~ 넘어가봅니다..^^; " 별따놔~! 솟대 위로 떠오르는 오리온과 ...
2013-04-08 22:59:53 / 2008-11-22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0809
  • 스케치
  • 2012년 11월, 나는 두 번째 호주 원정을 위해 Brisbane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 수많은 얘기들은 아래 링크로 대신하고.. 1편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62917 (두마리 토끼 - 남천과 일식) 2편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630...
2017-02-11 04:37:44 조강욱 / 2017-01-24
thumbnail
  • NGC660 +1 file
  • 이건호 조회 수: 10814
  • 사진
  • 전에 김경식님이 번개때 말씀하신 은하사진인데 이제야 올립니다. 배꼽X표시가 재미있네요. 밝은 달이 있어서 좀 색이 그렇습니다. 2005년 10월 22일 덕초현 천문인마을 GSO12inch, EQ1200GTO, ST-10XME LRGB: 50m, 15m, 15m, 15m
2013-04-08 23:04:13 / 2005-11-04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0818
  • 스케치
  • 모두들, 42번의 화려함에 말을 잃고 감탄하면서도 아이피스 한 시야에 보이는 43번은 그저 보는둥 마는둥 하고 지나쳐 버린다 메시에 중에 이렇게 억울한 애가 또 있을까? 42번과 붙어 있지만 않았어도 멋진 애칭도 가지고 북반구 하늘에서 힘 깨나 썼을텐데 말이야 43...
2017-01-04 20:05:57 rocky / 2016-12-15
no image
2013-04-08 23:03:08 / 2005-03-07
thumbnail
  • 민경신 조회 수: 10993
  • 스케치
  • 오랜만에 스케치북에 연필을 잡아보았음니다. 신작 13인치 굴절의 렌즈가 만족스러워, 갑자기 그간 중단한 스케치가 막 하고싶어짐니다. 그러나, 13은 좀 쉬고[급히 밥먹으면 체할라] 오늘 저녁은 8굴절의 운전석에 앉았음니다. 40분간 관측및 스케치...... 야간비행에 ...
2014-01-06 05:34:23 김병수(양평) / 2013-12-15
no image
2012-03-28 23:31:56 / 2005-03-07
thumbnail
  • 임광배 조회 수: 11003
  • 스케치
  • 안녕하십니까, 임광배입니다. 새롭게 집에들인 옵세션의 트러스트 고도에 따른 광축이동에 대해 문의드렸다가, 최형주 선생님께 아직 First light도 하지 않았냐는 말씀에 뜨끔하여 어제 회사퇴근 후에, 와이프님께 재가를 받고 양평 벗고개를 다녀왔습니다. 아주 좋은 ...
2013-04-08 21:23:00 윈드복서 / 2013-04-01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1019
  • 스케치
  • 관측 기록은 아래 링크 참조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32948 [M42&43] [Description] 33번과 마찬가지로.... 내가 가진 능력의 100% 이상을 발휘하여 스케치를 했건만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한 대상입니다 과연 이 모습이 오리온 대성운의 ...
2012-03-28 22:40:18 / 2010-02-18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1130
  • 스케치
  • 87과 58을 그린 페이지 밑에 59와 60을 나누어 담으려 하니 아니 얘들이 한 시야에 보이네.. 사랑해요 에토스 ♡ 이미 그려놓은 4분할 바둑판의 아래쪽 세로선을 지우고 길게 구도를 잡아본다 60번은 4647과 함께 멋진 커플을 이룬다 '멋지다'는 것은 상당히 주관적인 개...
2017-03-04 05:52:00 / 2017-03-04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1134
  • 스케치
  • 뱀주인자리 정중앙에는 10번과 12번이 위치하고 있다 (출처 : 위키피디아) 별만 드문 것이 아니라 인적도 드물지만 말이다 문제 : 뱀주인이 매력이 없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다음 중 맞는 것을 고르시오 ( ) 1. 비슷비슷하게 생긴 구상성단들만 모여 있어서 2. 호핑...
2016-09-08 05:12:46 조강욱 / 2016-09-03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1220
  • 스케치
  • M46 바로 옆에 있는 47번은 46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은은하게, 그러나 절묘한 collaboration을 보이는 46번과 달리 M47은 남쪽 지평선 가까이에서도 당당하고 화려한 위용을 과시한다 성운기를 품은 큰 별들과 자잘한 별들의 멋진 조화. 47번은 그 자체로 아...
2017-01-06 14:27:15 / 2017-01-06
no image
  • 이현동 조회 수: 11257
  • 일반
  • 이 게시판에는 관측 스케치를 올리거나, 스케치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올리는 곳입니다. 스케치 그림 화일은 물론, 스케치와 관련된 테크닉이나 용품 등을 올려주시고, 자신이 사용하는 기본적인 스케치 표준양식 등도 소개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12-03-28 23:33:09 / 2003-05-24
thumbnail
  • 임광배 조회 수: 11263
  • 스케치
  • 안녕하십니까, 임광배입니다. 그동안 집안일로 통~ 관측을 못하다가 일요일 밤 잠깐 시간이 되어 멀리 나가지도 못하고, 집 근처에서 갈증을 달랬습니다. (이한솔님 김남희님 연락 주셨었는데 정신없어 대답도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예전부터 꼭 그려보고 싶었던 산...
2013-06-11 23:09:14 / 2013-06-11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1279
  • 스케치
  • 73번은 40번과 함께 가장 어이없는 메시에 대상이다 40번은 이중성이니 나름 Deep-sky라고 해줄 만도 한데.. 73번은 대체 뭔가. 그냥 별 4개 모여있는 Asterism(별무리)인데 말이다 이정도 모양은 아이피스 안에서 하늘만 몇 번 휘휘 저어도 수십 개는 찾을 수 있다 178...
2017-07-19 12:26:05 관심은하 / 2017-07-18
thumbnail
  • 이건호 조회 수: 11305
  • 사진
  • 요즘은 번개가 뜸하네요 ^^ 대신에 눈요기 감으로 사진하나 올립니다. 사자자리 근처의 Hickson 44 그룹으로 GS optic 12인치로 1시간 찍은 사진입니다. 2005년 12월 4일 덕초현 A-RO에서.
2013-04-08 23:03:53 / 2006-01-26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1320
  • 스케치
  • 하늘에는 자리 잘못 잡아서 손해 보는 애들이 있다. 메시에 중에도 말이다 13번 옆의 92번, 57번 옆의 56번 같은 애들.. 그리고 17번 옆의 18번도 마찬가지다 (아래 사진의 중앙 좌측은 17번, 오른쪽의 조금 밝은 별들이 모여 있는 애들이 18번이다 출처 : http://sweag...
2016-09-20 02:28:40 조강욱 / 2016-09-1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