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에세이 ~☆+

  • 코코의 재발견
  • 김경싟
    조회 수: 20826, 2013-04-09 00:17:21(2012-07-29)
  • cat.jpg

     

     

    집에는 고양이가 2마리 있다.

    초롱이와 코코

     

    초롱이

    종자가 샴 이란다.

    끝(발끝, 꼬리, 귀끝, 얼굴 등) 부분만 시커멓다.

    고양이 답지 않게 애교가 많다.

    순해서 사람을 가리지 않고 반긴다.

    영리하다.

     

    코코

    종자? 모른다. 소로 치면 점박이 홀스타인 종? 쯤 되겠다.

    밥 많이 먹는다.

    고양이의 기본, 앞발로 세수하는 것도 잘 안한다.(지저분한 짜식)

    겁이 많이 주로 후미진 곳이나 이불속을 좋아한다.

    불러도 잘 오지 않는다.

    그래도 오래 같이 살다 보니....다리를 몸으로 한번 쑥 스치고 지나가는, 아니면 벌러덩 뒤집어지는, 지 나름의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 

     

     

    서울에 있을때는 집안에서 기를 수밖에 없었다.

    고양이의 최대 단점인 털 빠짐을 감수하며.

    그런데 녀석들이 틈만 나면 밖으로 튀어 나간다.

    나가서 제일 먼저 하는 것은.....바닥에 그냥 뒹구는거다.

    시멘트 바닥이건, 아스팔트건, 그냥 흙바닥이건.

    이후엔?

    좀 두들겨 맞고 씻김을 당한다.

     

    시골로 내려왔다.

    밖에 집을 마련해줬다.

    이제 틈만 나면 집안으로 들어올려고 한다.

    초롱이는 들어와서는 '나 몰라요~' 하듯이 그냥 드러누워 버틴다.

    코코는 몰래 들어와서 소리만 나면 후다닥 다시 도망간다.

     

     

    얼마전 뒷산으로 산책을 갔다.

    초롱이와 코코가 따라온다.

    웬일로?

    발걸음을 천천히 하여 녀석들에게 보조를 맞춰준다.

     

    초롱이는 좀 따라오다 늦장을 부리더니 다시 내려가버린다.

    코코는 어쩔때는 나를 앞질러 가며 따라오라고 한다.

    그렇게 30여분 정도를 나와 같이 산책을 했다.

    첫날은 그저 신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초롱이가 아니라 코코가.

    그것도 겁 많은 녀석이.

    다음날 또 산책을 나섰다.

    코코가 또 함께한다. 끝까지.

    다음에도 산에가면 항상 따라 나선다.

    산책길이 든든하다.

     

     

    처음 녀석들을 데려왔을 때 이웃집 개가 지대한 관심을 가졌다.

    어느순간 맹렬한 속도로 달려드는 개

    초롱이는 몸을 웅크리고 꼬리를 세우며 대항했다.

    지나쳐간다.

    그리고 코코에게.

    코코는 숲속으로 내 달렸다.

    그리고....하루동안 코코를 볼 수 없었다.

    도망만 다니던 코코

    이제 코코도 도망치지 않고 대항한다.

     

    겁많고 숨기 잘하고, 불러도 잘 오지 않던 코코.

    종자도 불분명하고 어느 집에서 버리라는 걸 데리고 온 코코

    시골에 오더니 어느덧 주위에 적응을 해내고

    이제 큰 기쁨을 주는 자신의 역할을 발견해 냈다.

     

     

    코코의 재발견

    발견 보다는 재발견에 더 큰 의미를 둬야할 나이가 된...철 들어가는 주인의 변 

     

     

     

댓글 0

위지윅 사용
  조회  등록일 
thumbnail
  • 박한규 조회 수: 10535
  • 지난 번 후배랑 같이 별아띠에 갔다가 후배가 찍어준 아들 사진입니다. 저를 아니 닮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거 다 압니다. 숨기지 않아도 됩니다. 언제 한번 모임자리에서 소개해 드리지요.
2013-04-09 00:23:49 / 2011-04-12
thumbnail
  • 이준오 조회 수: 12700
  • 지난 경칩 (3.6). 간만에 잠깐의 짬을 내서 혼자 쓸쓸히(?) 별따놔에 올라가 해 다 떨어질때까지 미친듯이(?) 밭 갈이를 해서 감자 심을 두둑을 만들어노쿠, 완두콩은 두둑 한줄 후다닥 만든 김에 뿅..뿅..뿅... 심어노쿠.... 예상대로 잠깐 동안의 꽃샘 추위가 지나간 ...
2013-04-09 00:24:13 / 2011-03-19
thumbnail
  • 자연 +1 file
  • 김경싟 조회 수: 13337
  • 지난 2주간 감기로 참 힘들었습니다. 감기 나았다는 통과의례가 아닌 몸이 회복되고 있다는 말이 적절할 정도로 충격이 컸습니다. 나이 먹었다는, 이제는 몸을 관리 해야 하는 때라는 충고가 잇따르지만 저는 이게 자연으로부터 멀어진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일로부...
2013-04-09 00:24:38 / 2011-03-07
thumbnail
2013-04-09 00:25:54 / 2011-03-02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1034
  • 뻥 뚤린 고속도로가 빨리 갈 수 있는 지름길 ... 보다는 좀 돌아가더라도 고불고불 하더라도 그럼으로 해서 속도를 늦추고 주위에 하나되어 즐길 수 있는 과정이 함께 하는 길. 짧은 것 같은 인생도 늦은 것 같은 인생도 걸어온 길을 보면 끝이 없듯이 또한 앞길도 그러...
2013-04-09 00:26:10 / 2011-03-02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0778
  • 고추장에 식초와 매실액을 섞고 야채 좀 썰어넣어 초고추장을 준비하고 조그마한 코펠과 버너를 가방에 챙겨 두릅을 찾아 떠납니다. 그 자리에서 살짝 데쳐 초고추장을 듬뿍 찍어 막걸리 한잔과 함께하고 산그늘에 누워 한숨 자겠습니다. ................................
2013-04-09 00:26:36 / 2011-02-20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9753
  • 여유를 부리고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게으름....을 피우고 있습니다. 일요일 오전 일의 걱정을 밀어낼 수 있는 잠시의 짧은 나태함이 허용되는 시간.
2013-04-09 00:26:56 / 2011-02-20
no image
  • 박한규 조회 수: 11789
  • 지난 주말 별아띠로 김지현 선생님과 관측을 다녀왔습니다. 관측 후기는 자유게시판에 있습니다. 김지현 선생님께서 얼굴도 모르는 아들 형주에게 직접 지으신 '우주 올림픽'을 주셨습니다. 보답으로 형주 얼굴이라도 보여 드려야 겠기에 오늘 찍은 따끈한 사진 올려 드...
2011-02-15 07:40:40 / 2011-02-15
thumbnail
  • 이문수 조회 수: 13137
  • 전라북도 남원에 살고 있는 이문수라고 합니다.. 꾸벅 (_._) 늦은 가을이였을겁니다.. 일요일 아침에 교회나녀왔다..집에서 뒹굴뒹글~쉬고 있는데.. 집사람이 바람쐬고 싶다고 해서..문득 찾아본곳이 정령치였습니다.. 높이는 1.170m 정도 합니다. 남원시내에서..차를 ...
2013-04-09 00:27:28 / 2011-02-14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5723
  • 시골집에 내려가면 바로 앞에 섬진강의 지류인 요천수가 흐르고 멀리 동쪽으로 병풍을 두르듯이 지리산이 보입니다. 지금과 같은 겨울에는 항상 하얀 모자를 쓰고 있었지요. 그렇게 항상 보며 자란 지리산. 그러나 정작 지리산에 가 본 것은 대학때 종주 한번.... 후배...
2013-04-09 00:27:49 / 2011-02-0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