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에세이 ~☆+

  •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 김경싟
    조회 수: 15296, 2013-04-09 00:18:38(2012-02-07)
  •  

     little tree.jpg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The Education of Little Tree)

     

     - 포리스트 카터 Forrest Carter (조경숙 옮김, 아름드리미디어)

     

     

     

    이름, 작은 나무 Little Tree

    나이, 다섯 살

    아빠가 세상을 떠나고 1년 만에 엄마도 돌아가셨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된다.

    나중엔 그들도 떠나보낸 작은 나무는 혼자 길을 떠난다.

     

    그러나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함께 한 숲속에서의 몇 년은

    작은 나무가 든든히 뿌리를 내리고 큰 나무로 성장해갈 수 있는 힘을,

    그렇다고 혼자만 크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나무와 새와 동물과 모든 것과 함께할 수 있는 마음을,

    심어준 기간이었다.

     

    책속의 와인 씨가 이야기한다.

     

    교육이란 두 개의 줄기를 가진 한 그루의 나무와 같은데,

    한 줄기는, 기술적인 것으로 앞으로 발전해가는 법을 가르치며

    다른 줄기는, 정직하고, 절약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을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이라고 한다.

    첫 번째 줄기는, 최신의 것들을 받아들이는데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지만

    두 번째 줄기는 항상 굳건히 붙들고 바꾸지 않아야 한다고 한다.

     

    작은 나무(Little Tree)는 이 두 번째 교육을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하며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된다.

    기술은 세상을 살아가며 자기 몸을 유지하기 위한 모든 것이 되겠다.

    비록 세상을 살아가는 기술은 아직 서툴지만,

    (그래서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할아버지로부터 배운 위스키를 만드는 것을 시도해보지만

    도저히 그때 같이 만들 수가 없자 증류기를 땅에 파묻는다)

    그게 대수랴.

    이미 평생에 몸에 지닐 가장 중요한 가치를 이미 배웠으니.

     

     

    책을 읽으며 두가지 궁금한 점이 떠올랐다.

     

    왜? 이름이 작은 나무(Little Tree)일까?

    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배우지 않아도 정확한 판단을 하실까?

     

     

    작은 나무(Little Tree)

    아직 어려서? 키가 작아서?

     

    작은 나무가 태어난 때

    인디언은 백인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살아남은 인디언은 삶의 터전에서 강제 이주 당한지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었다.

    일부 인디언은 도망쳐 숲속 깊숙이 숨어 사는데 작은 나무의 증조할아버지도 그 중 한명이었다.

    백인들에게 이미 인디언은 노예제도하의 흑인보다 더 미미한 존재가 되었다.

    뿔뿔이 흩어지고 삶의 터전은 빼앗기고

    면면히 이어오는 인디언의 가치는 사라지고 있다.

     

    할아버지는 이 어린 손자에게서 한줌 불씨를 보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꺼져가는 인디언의 정신을, 삶을 손자에게 심어주고자 한 그 애절함이 느껴진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인디언이었다.

    이것은 이렇다 저것은 저렇다고 말하지 않는다.

    자연의 이치를 보여줄 뿐이다.

     

    하루는 할아버지와 마을에 내려갔다가

    작은 나무는 가지고 있는 얼마의 돈을 다 내어주고 송아지를 샀다.

    할아버지는 암말 안하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송아지는 죽고 만다.

    병에 걸린 송아지였던 것이다.

     

    할아버지는 말한다.

    “나는 네가 하는 대로 내버려둘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단다.

     만약 내가 그 송아지를 못 사게 막았더라면 너는 언제까지나 그걸 아쉬워했겠지.

     그렇지 않고 너더러 사라고 했으면 송아지가 죽은 걸 내 탓으로 돌렸을 테고.

     직접 해보고 깨닫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작은 나무가 100% 이해했을 리는 없을 것이다.

    10% 아니, 바람에 날라갈 1%의 느낌만이라도 작은 나무와 할아버지 모두에게 충분하였다.

     

    바로 이런 점에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항상 올바르고 정확한 판단을 하는 원리를 깨닫게 된다.

     

    서두르지 않는다.

    할 일을 하게 하고, 직접 느끼고 스스로 판단하게 한다.

    앞서가서 이렇게 하라고 방향을 제시하지 않는다.

    한 일에 칭찬하고

    필요할 경우에만 슬쩍 자연을 빗대어 이야기한다.

    그러다 보니 ‘나를 따르라~!’ 했다가 막상 ‘이곳이 아닌가 보다^^;’가 될 수가 없다.

    결국, 항상 맞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책을 통해 인디언의 삶에서 나름 두가지를 뽑아봤다.

     

    하나는 ‘자기가 필요한 만큼’

    ‘원하는 만큼’이 아니다.

    욕심은 구르는 돌과 같이 가속도가 붙고 구르는 눈과 같이 커지는 원리를 가지고 있다.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가장 특징적인 것 중의 하나가 욕심이 아닐까.

    그걸 알고 또 조절하는 것, 또한 인간 이겠다.

     

    또하나는 ‘이해’

    어른들이 정情으로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한다.

    서로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배려하는 서로간의 ‘이해’가 있다는 것 아니겠는가.

    인디언에게 이해와 사랑은 동의어이다.

    맹목적인, 가엽음에 기반한 사랑이 아니라, 이해와 함께하는 사랑이 인디언의 사랑이다.

     

     

    따뜻하고,

    귀엽고,

    웃음짓고,

    코끝 찡해지고,

    생각하게 하고

    .......

    책을 읽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자극하는 감정들이다.

    좋은 감정들이 책을 읽는 내내 분비된다.

     

    인디언 같이 살 수는 없겠지만,

    그와 같이 생각할 수 있게 하니 바로 이 책의 매력이다.

     

    그러나

    그것 아니어도 좋은 감정들로 온 몸을 감싸보고 싶다면, 당장 펼쳐보자.

     

     

     

     

댓글 0

위지윅 사용
  조회  등록일 
thumbnail
  • 김남희 조회 수: 14134
  • "놀때 확실히 놀아보자"는 생각에 별따놔에 갔다 왔습니다. 이준오님과 이욱재님이 터미날에 마중 나와 반갑게 맞아 주시고 순천의 유명한 **낙지집에 가서 맛있게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준오님댁 가서 연우사진도 한장 찍었습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이준오님, 이욱재...
2010-04-26 07:12:58 / 2010-04-26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4173
  • . . . 어제 밤에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고 또 오늘 아침에 자전거를 타고 출근했습니다. 저녁 퇴근길.... 어둠속에서 조그마한 후레쉬에 의존하여 오가는 사람들에 주위하다보니 앞만 보고 가게 되더군요. 어느 순간 하늘을 보니 목성이 참 곱게도 빛나고 있습니다. 하늘...
2009-09-09 17:32:54 / 2009-09-09
thumbnail
  • 유혁 조회 수: 14188
  • 새해가 되었으니, 이제는 '2010 흐린 날 프로젝트'라고 불러야겠네요... 현재 진행 상황입니다. Sky Atlas 2000, Night sky observer's guide가 완성되었고..... 스타파티 때, 경싟님이 만들어 나눠주셨던 '야간비행 도전목록'도... 평소 가지고 다니는 소품에 추...
2010-01-03 08:05:19 / 2010-01-03
thumbnail
  • 김경식 조회 수: 14210
  • 수락산에서 새벽을 맞으며... . . . . . 불수도북 을 위하여 근래 몸을 많이 고생시켰습니다. 그리고 지난 금요일 밤부터 토요일 저녁때까지 근 24시간 가까운 시간을 산에서 보냈습니다. 시간상으로는 불수도북을 마칠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결론적으로 불수도북을 완...
2008-05-12 00:37:50 / 2008-05-12
thumbnail
  • 김남희 조회 수: 14224
  • 하늘 좋았던 지난 금요일 덕유산 1박2일 산행을 했습니다. 첫 날 19km... 근 10시간을 산행하고 무릎이 무리가 와 둘째날은 4.5km.. 3시간만 걸었습니다. 삿갓재 대피소에서 바라보는 밤하늘은 너무 좋았지만 몸이 너무 피곤하고 추워서 일찍 쓰러져 잠을 청했습니다. ...
2010-10-18 07:54:35 / 2010-10-18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4228
  • . . . 6/22 최선생님, 김남희님, 조강욱님 6/23 유혁님, 김희준님, 김경싟 6/24 최선생님, 김남희님, 유혁님, 조강욱님, 최윤호님 ..... 그럼 오늘은 다시 경싟이가 번개를 쳐야 하는 날인가요? ^^ 최선생님과 설매재휴양림에서 반딧불을 본 지.... 어언~~~...
2009-06-25 16:52:19 / 2009-06-25
thumbnail
  • 김경식 조회 수: 14268
  • 회사 옆에 자투리 땅이 있어 주말농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재작년에 처음 시작했습니다. 초반에는 잘 나가다가 어느순간 조금 발길이 뜸해지니 금방 밭이 토라지데요. 그러더니만 곧 황폐화 작년에는 농장 신청기간에 출장나가 있어서 불발. 올해 큰맘먹고 다시 밭을 ...
2007-06-28 08:55:11 / 2007-06-28
thumbnail
  • 이준오 조회 수: 14298
  • 드뎌 요 녀석이 세자리 숫자에 도달했슴다. 연우의 100 일...ㅎㅎ 그래도 몇달 전, 엄마,아빠 고생좀 시킨게 자기도 미안한지... 그동안 한번도 안 아프고 쭈~ 잘먹고 응가도 잘하고 잘자고 잘널아주고... 정말 정말 고마울 뿐입니다...ㅎㅎ 아프로도 이렇게 쭈욱~ 무럭...
2009-08-12 21:37:45 / 2009-08-12
thumbnail
  • 김경식 조회 수: 14339
  • [홈피 초기화면에서 사진게시판에 손톱사진이 보이려면 글 맨앞에 사진이 와야 한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글은 배꼽표시가 뜹니다. 사진게시판에 글을 쓸때는 꼭 사진 1개를 첨부file로 저장해야 합니다. 그래서 바로 요앞 글에 들어가면 맨앞에 사진을 임의로 배정하...
2007-05-27 17:16:37 / 2007-05-27
thumbnail
  • 김경식 조회 수: 14356
  • 공통점은........도토리가 열리는 도토리나무라는 것이죠. 공식적으로는 "참나무" 그런데 참나무가 한 나무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몇가지 나무의 공통상수네요. 즉 참나무는....상수리나무, 졸참나무, 굴참나무, 갈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로 나뉜다고 합니다. 왕...
2007-11-12 01:55:04 / 2007-11-12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4358
  • 봄 라일락, 가을 국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꽃입니다. 봄에는 향긋한 라일락. 가을엔 풍성한 국화. 요즘 아파트 화단에 국화가 활짝 피어 참 행복합니다. 더구나 색깔도 다양하게... 꽃만 몇송이 집으로 옮겨왔습니다. 식탁위에 접시위에 곱게 띄워 놨더니 매끼 식사...
2008-10-13 17:08:31 / 2008-10-13
thumbnail
  • 김경식 조회 수: 14363
  • 며칠새 비가 오락가락 하고 있습니다. 관측주간은 아니어서 그마나 위로가 됩니다. 방금 뉴스에서는 태풍 민들레가 홀씨가 되어 흩어졌다고 합니다. 표현 죽이네요^^; 다음에는 그 홀씨가 별이 되어 내리기를 기원합니다. 비가오는 날은 역시 부침개가 최고죠~~! 오늘 강...
2004-07-05 06:51:35 / 2004-07-05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4420
  • 유라시아(Eurasia) : 유럽과 아시아를 하나로 묶어 부르는 이름 근래 자전거 여행에 관한 책을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좀 길다랗게 여행을 떠났나 봅니다. 유라시아 횡단... 아시아 중국에서 유럽 포르투칼까지의 자전거 여행 어찌이리 무모한 사람들이 있는지... 그런...
2008-12-15 04:03:21 / 2008-12-15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4461
  • 스타파티 이후 회사일이 미친듯이 바빠서 아직 관측기도 못 올렸습니다 ㅡ,ㅡ 이번주 일본출장은 온몸으로 막아서 피했지만 일에서 벗어날 수는 없군여,,,;;; 관측기는 쓰려면 시간이 걸리니까.. 사진 몇장 올립니다 야간비행 연구진에 의한 차세대 신무기 개발 장면입니...
2005-10-12 08:27:41 / 2005-10-12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4464
  • 지난 1/1 관측때 버너가 제대로 작동이 안되어 민경주님과 이야기하다가... 경주님이 전에 산을 자주 타서 어느 산이 좋습니까?.....물어봤더니 지리산을 꼽더군요. 설악산은 여럿이 가면 좋은 산이라 하고 지리산은 혼자가도 좋은 산이라고 하던 말이 기억이 남아... ...
2009-01-06 19:40:50 / 2009-01-06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4492
  • 12월이 되었고 곧 크리스마스가 올 것이고 ... 그리고 한해가 가겠지요. 분위기가 예년같지 않다 걱정이 많습니다만, 힘내시라고 미리 축복 인사드립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ps 서초ic에 있는 예쁜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고 함 만들어봤습니다. 별의 갯수가 아마도 ...
2008-12-08 06:02:14 / 2008-12-08
thumbnail
  • 김경식 조회 수: 14522
  • 지난 화요일(2/7) 눈이 많이 왔더랬습니다. 올해 제대로 눈에서 놀아 본 적이 없는데, 듬뿍 내린 눈에 가슴이 처녀·총각 첫만남처럼 가슴이 설레였습니다. 대관령목장에 전화하여 그쪽도 눈이 왔냐니까 많이 온 것에 덧붙여 계속 눈이 오고 있다고 하더군요. 하루 휴가를...
2006-02-14 21:59:59 / 2006-02-14
thumbnail
  • 김경식 조회 수: 14575
  • 지난주 일요일(8/20)엔 별찌와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경복궁 옆 대림미술관에서 하는 "Micro_Macro Presence" 쌀알 크기의 곤충을 커다란 개 크기로 사진을 찍어 놓으니 색다른 세계가 보이더군요. 그러나 사진은 사진... 실물을 사진 옆에 표본으로 전시해 놨으나 너...
2005-08-28 19:34:37 / 2005-08-28
thumbnail
  • 김경식 조회 수: 14612
  • 가족과 같이 동해로 일출을 보러 갔습니다. 동해에 가서 일출본다!는 것만 정해지고, 어디로 갈지는 미지수. 잠은 그냥 바닷가 근처 모텔에서 자기로 하고 그냥 갔습니다. 그러나 가는 길은 참 힘들었습니다. 목요일 회사에서 거의 밤을 세우고, 집에가서 1시간 자고 출...
2007-10-29 01:30:00 / 2007-10-29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4636
  • . . . 토요일 출근을 합니다. 주말에 해놓아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양복입고 출근하는 것이 아니니 일이 있어도 놀러나온 것 같습니다. 가을이 잔디밭 위에 소복히 내렸습니다. 낙옆을 보니.... 참 곱게 늙은 분들이 생각납니다. 아름답네요. 가을 속 낙엽...
2009-11-07 19:37:16 / 2009-11-0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