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에세이 ~☆+

  • 행복한 일요일의 일상
  • 김경싟
    조회 수: 11297, 2009-11-16 06:07:45(2009-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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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일의 일과중에 가장 행복한 시간이 있습니다.

    교회에 아내와 별찌를 내려주는 9시~9시15분부터
    제가 예배 드리는 11시30분까지의
    약 2시간 가량의 여유시간입니다.

    이때에는 딱 정해진 코스가 있습니다.

    첫째는...

    보라매공원 근처의 해장국집에 가서 해장국을 아침겸점심으로 먹습니다.

    아침겸점심이라 하믄
    해장국을 먹는 시간이 통상 9시반 정도인데
    이걸 먹으면 점심을 먹을 수 없을 정도로 배가 빵빵해지기 때문이지요.
    해장국 먹을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다른 곳의 가격은 잘 모르나
    이곳 6000원 해장국 한그릇은 2끼의 식사를 만족시킬 충분한 양입니다.

    콩나물과
    커다란 선지 두덩이
    그리고 수많은 타월(수건) 조각들....^^

    고추를 쫑쫑 썰어 약간 묵힌 듯한 양념과
    고추기름을 넣은후
    휘~휘 저어 한모금 입에 넣으면
    목이 칵 막히는 매콤함과
    그 뒤에 위까지 수직낙하하는 그 시원함이란...

    처음 여기 왔을 때
    상당 부분은 남겼던 타월 모양의 소 위(胃)는
    지금은 그 맛에 빠져
    한해 농사를 지은후 논에 떨어진 마지막 이삭까지 줍는 심정으로
    하나도 남김없이 먹어줍니다.

    아~
    지금도 군침이 도는군요.

    먹다보니
    먹는 순서의 변화가 있게 되더이다.
    전에 먹을 때는 밥을 통째로 국에 말아서 먹다가
    좀 지나서는 절반만 먼저 말고
    먹다가 나머지 절반을 넣어 먹었습니다.
    지금은...
    처음부터 끝까지 밥과 국을 따로 먹습니다.
    오히려 그것이
    먹는 끝까지 맛의 변화 없는
    방법이더군요.

    잘 먹고
    나올 때 100원짜리 자판기 커피는
    다음 목적지까지 걸어가는 길을 더욱 행복하게 해줍니다.


    다음 목적지는 근처의 서점...

    10시에 문을 엽니다.
    밥을 먹고 커피 한잔 들고 어슬렁 거리며 도착하면
    문의 열기 전에 막바지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커피를 마시고
    화장실에 들러 입을 정갈하게 하고
    손을 씻습니다.

    여기에서는 예배시간 20분 전까지 약 1시간 10분 정도를
    함께 합니다.

    들어서면
    먼저 역사와 비소설(수필) 화제작 코너를 들른 후
    근처로 잔가지를 친 다음에
    마지막에는 여행산문집 있는 곳으로 갑니다.

    가는 중에 걸린 책을 들고
    한 모퉁이에 있는 의자에 앉아 나머지 시간을 책과 합니다.

    마지막 코스가 여행산문집 있는 곳으로 잡은 것은
    요즘 읽은 책의 대부분이 그런 類이기 때문입니다.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벗어나고자 싶은 것일 수도 있겠고
    대리만족일 수도 있겠습니다.

    오늘은 색연필화에 대한 책을 선택했습니다.
    책을 읽고
    그동안 12색 색연필에 한계를 느껴
    36색 색연필을 새로 구했고,
    지금 별찌가 한참 가지고 놀고 있는 중입니다.
    하하

    이렇듯
    배를 풍족하게 해주는 해장국 한그릇...
    머리를 맑게 해주는 서점에서의 유람...
    이것이
    저의 일요일을 풍요롭게 해주는 두 아이템입니다.

    고맙고도 행복한 시간이지요.



    위의 그림은....

    오늘은 어제 아내가 친구네에 놀러가서
    아침에 별찌랑 새벽같이 집을 나서 아내를 데리러 인천에 갔다가
    교회에 데려다 주니
    너무 이른 시간이라
    해장국을 먹고도 시간이 한참이나 남아
    차에 앉아
    이창수님의 "내가 못 본 지리산"이라는 책의 사진 한장을 보고
    쓱싹쓱싹 따라 해본 겁니다.

    이창수님은 사진을 전공하다
    10여년전에 지리산 아래 하동군 악양에 정착하여
    지리산에 깃들어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정감있는 사진 글로 담아냈습니다.

    통상 표지 바로 뒷장에 나오는 저자의 사진이...
    이 책에는 없습니다.
    나중에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저자의 모습을 보게 된 후로
    글쎄
    책 중간에 제각각의 시선으로 한 화면을 구성한 사진에
    저자의 모습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

    멋진 모습입니다.
    참~ 여유있는 모습입니다.

    이야기가 중구난방으로 세는군요^^

    여하간
    그림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림에 적어놓은 문구........"너의 한부분을 나의 일부분으로 만든후에..." 처럼
    해장국을 맛나고 배부르게 먹고
    소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그런 겁니다.

    ......................................................................행복한 일요일 저녁에...싟!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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