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에세이 ~☆+

  • 마음의 길을 잃었다면...하쿠나 마타타!
  • 김경싟
    조회 수: 17320, 2009-01-28 08:57:50(2009-01-28)





  •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
    욕망이 멈추는 곳, LAOS...
    터키와 라오스에 이어
    이제는
    마음의 길을 잃었다면 아프리카로...."하쿠나 마타타, 우리 같이 춤출래?"

    조금전 책을 덮으며
    이렇게 아쉬움을 느껴보기는 참 오래간만입니다.

    작년 12월에 출간된 지 며칠만에 책을 구해 근 한달넘게 읽었습니다.
    중간중간 감동에
    빨리 읽어버리면 그 아쉬움을 어찌할까 두려워
    그리 오래오래 책을 곁에 두고
    오가며 읽었습니다.
    아니 같이 여행하였습니다.
    아니 같이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동안 여행기를 읽으면
    내가 거기에 있었으면 하는 기대과
    그러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실망이 묘하게 겹치게 됩니다만,
    하쿠나마타타는...
    밀려오는 또다른 무언가로 따뜻함만이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가볍지 않은 무게와
    얇지 않은 두께임에도
    출퇴근길 기쁘게 감당했던 이 책 한권이 이제 가방에서 빠지게 되니
    이리 가슴이 허전합니다.
    다른 책 잡기가 쉽지 않겠네요


    ....................................................................................................................

    첫편과 둘째편에 붙은 '1.5인의 대책 없는 배낭여행기'라는
    부제가
    이번엔 빠졌습니다.
    저자 오소희님과 아들 중빈의 마음의 길을 찾아가는 여행
    중빈은 그동안 0.5인의, 어찌보면 나머지 0.5인은 짐이되는 존재였지만,
    이제는 나름의 사랑을 해갑니다.

    엄마와 아들의 여행은
    1+1=
    수학계산의 2도 아니요,
    창의성을 북돋아주는 소재로서의 3도 아니요,
    ....
    사랑입니다.
    바로 사랑의 여행이었습니다.

    하쿠나마타타의 에필로그를 일부 소개합니다.
    그동안 저자의 3단계의 여행에 감탄하였으나,
    이번에는 4단계의 아프리카 여행에 감동합니다.
    .......................................................................................................................

    여행에도 단계가 있다.

    1단계, 새로운 곳에 가서도 거울을 보듯 '나'만을 보는 것.
    2단계, 나를 떠나 '그곳'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
    3단계, 그곳에 있는 것들과 '관계'를 맺는 것.
    4단계, 내 것을 나누어 그곳을 더 아름답게 하는 것.

    1단계에 있는 여행자는 불만이 많다.
    음식은 입에 맞지 않고, 잠자리는 불편하며, 내 습관과 취향이 무시되는 것이 불쾌하다.
    "역시 김치만한 음식이 없고 한국만큼 편리한 곳이 없어."
    투덜대며 집으로 돌아와, 투자한 비용과 남겨진 추억 사이를 저울질한다.
    누군가 "여행이 어땠어?"라고 물으면,
    추억을 부풀리고 목소리를 높이며 간신히 저울의 균형을 맞추게 된다.

    2단계에 있는 여행자는 비로소 눈물을 흘린다.
    한국에 '없는' 건축물에 전율하고, 한국에 '없는' 그림 앞에서 목울대가 뜨거워진다.
    그는 우물 안 개구리였다고 느낀다.
    박물관으로, 식당으로, 새로운 풍광 속으로 바쁜 걸음을 걷는다.
    때로 궤도를 이탈한 짜릿함에 빠지고, 때로 고달프게 지친 발을 씻는다.
    그래도 그는 아직 다 못 보았다고, 볼 것이 많다고 느낀다.
    현실에 지칠 때마다 지도를 펴놓고 '다음엔 어디에 갈까?" 궁리하곤 한다.

    3단계의 여행자는 먼저 말을 건다.
    미술관의 그림보다 앞에 서 있는 로컬의 눈빛이 마음을 사로잡는 까닭이다.
    로컬이 가꿔놓은 작은 화단을 힐끔거리고, 집주인이 아끼는 화초에 대해 설명이라도 하기 시작하면 아예 철퍼덕 주저앉는다.
    그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결국은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의 균등한 요소'들에 감동받는다.
    이 세상 어디에 가도 노동하는 아버지의 손이 있고, 어머니의 부드러운 가슴이 있고,
    우는 아이를 달래는 불 위의 스프가 있음에 하루하루 경건해진다.
    고단한 발걸음은 이제 기도가 된다.

    4단계의 여행자는 행동한다.
    지구와 자신이 연결되어 있다고 느낀다.
    자신의 성장을 위해 수혈을 아끼지 않은 지구를 위해 적으나마 자신의 피를 보태고 싶어진다.
    그는 이미 세상의 많은 행복과 불행을 보았다.
    더 가지려는 자는 불행했고 나누려는 자는 행복했다.
    더 가지려는 것에는 끝이 없었고 나눔은 쉽게 차올랐다.
    그는 기도를 넘서서서 집을 짓기 시작한다.
    아픈 아이를 씻겨주고 그 집에 들인다. 문은 항상 열려 있다. 또다른 아이, 또다른 아이가 그리로 계속 들어온다.
    삶의 균등한 요소'들이 그중 어느 하나의  결핍이나 과잉으로 누군가의 생에 회복 불가능한 상처를 남기지 않도록,
    그의 손은 기꺼이 내밀어져 있다.
    제자리에서일 수도 있고, 또다른 여행지에서일 수도 있다.
    이제 그는 지구와 연결되어 있으므로
    떠나도 떠나지 않은 것이고,
    떠나지 않아도 떠난 것이다.
    ................


댓글 1

  • 이준오

    2009.03.04 00:43

    오늘 써핑하다 본 탄자니아 킬로만자로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블로그인데...

    http://jorba.tistory.com/108 경식 형님이 ㅣ야기한 것처럼 ..언젠가는 한번 다 벗어던지고 가보고 싶시도 합니다..^^;
위지윅 사용
  조회  등록일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3727
  • 천문인마을 뒷산, 성황당쪽으로 올라가는 정상 헬기장에서... 땅에 책을 내려놓으니 느낌이 참 좋군요... 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 May I Introduce My Friends? (오후 4시의 천사들) (Angels at 4 O'clock Afternoon) 저자: 조병준 출판: 그린비 저자가 90년대 세 ...
2008-09-01 03:45:23 / 2008-09-01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3654
  • . . . 새로운 풍경에 가슴이 뛰고 별것 아닌 일에도 호들갑을 떨면서 나는 걸어가네 ..... 김동률의 '출발'이라는 노래의 한 귀절입니다. 웃으시겠지만, 저는 김경식을.....김경싟...으로 바꾼 것이 얼마나 스스로 자랑스러운 지 모르겠습니다. 싟...siㄳ. ...
2009-06-15 05:47:16 / 2009-06-15
thumbnail
  • 김경식 조회 수: 13649
  • 지난 3/1일... 별찌랑 같이 집에서 마주보이는 山 국사봉을 곳을 다녀왔습니다. 사자암은 1396년 무학대사가 창건하였다. 전하는 바로는 대사께서 한양의 지세를 살펴본 즉 만리현(現만리동)이 밖으로 달아나는 백호형이므로 한양의 안정을 위하여 그 맞은편 관악산에 호...
2006-03-03 09:31:33 / 2006-03-03
thumbnail
  • 유혁 조회 수: 13647
  • 1차 색칠 작업을 마친 '흐린 날 프로젝트' 입니다.... 마무리 색칠 단계를 거치지 않은 부분도 있는데... 시간을 두고... 조금씩 손을 봐줘야겠지요... 출근을 해야 하는데.... 끝장을 보려고 덤비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 시간까지 이러고 있습니다.... ^^;;...
2010-01-04 11:48:32 / 2010-01-04
thumbnail
  • 원삽 조회 수: 13589
  • 경싟님이 비를 좋아하는것처럼 비가 참 저도 좋네요 어느때는 양복이 흠뻑 적도록 아파트 앞 잔듸밭에서 흠뻑 내리를 비를 처다보며 온몸이 다 젖도록 대자로 누어보기도 하였습니다. 허삿날 나는 무겁고 소복의 강을 보듯 그냥 비가 내리는 거리를 바라보는것도 ...
2008-06-05 06:40:02 / 2008-06-05
thumbnail
  • 김경식 조회 수: 13550
  •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지만, 우리동네에서는 징검다리라고 불렀습니다. 어릴때는 아래 사진과 같이 몸이 투명한데 크면은 시커멓게 됩니다. 앙증맞은 집게발은 물리면 간지럽습니다. 뒤로 움직이기 때문에 한손은 앞에 두고 쫒으면서 한손은 뒤에서 퇴로를 차단하면...
2003-06-09 09:15:01 / 2003-06-09
thumbnail
  • 김경식 조회 수: 13505
  • 아침의 태양과 저녁에 해는 어떻게 다를까요? 태양과 달은 어떤 점이 닮았을까요? 지난 토요일 가족과 함께 북한산엘 다녀왔습니다. 아침 공원 산책중 문득 노을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오후 늦게 후레쉬를 챙겨들고 길을 나섰습니다. 석양을 준비하는 찰라 태양이 짙은 ...
2008-05-19 16:55:28 / 2008-05-19
thumbnail
  • 이민정 조회 수: 13500
  • 연못에 핀 수련입니다. 연꽃 아니냐구요?? 연못 물위에 핀 꽃을 보고 다들 연꽃이 피었다고 하지요. 연꽃과 수련은 같은 수련과에 속하여 비슷해 보이지만 엄연히 다른 꽃입니다. 연꽃 뿌리는 먹을 수 있고 (맛있는 연근) 수련뿌리는 못먹걸랑요..ㅎㅎ -연꽃과 수련을 ...
2006-05-13 00:35:11 / 2006-05-13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3487
  • . . . 나이 40이 넘어가니 곱게 나이들어가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멋지게 늙어간다는 것... 누구는 그 방법을 서로 불일치할 것 같은....강함과 유연함의 공존이라고 설명하더군요. 강함이 고집을 말하는 것은 아닐터이고 유연함이 좋은게 좋은 것라고 타협...
2009-06-22 07:05:04 / 2009-06-22
thumbnail
  • 이준오 조회 수: 13438
  • 올해도 어김없이 널고 있는 땅에 취미(?)로 시작한 텃밭가꾸기의 그 하일라이트인 '김장배추 (모종)심기'가... 해년마다 온식구 총 출똥~~했던 것에 비해.... 조촐하게.. 어마마마님과 저, 단둘이 올라가 이제서야 끝나고 내려왔음다. 원래 어제 밤 같이 좋았던 그 하늘...
2009-08-30 03:05:56 / 2009-08-30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3436
  • 저는 웬간한 비에는 우산을 쓰지 않습니다. 그냥 맞는 것이 더 좋지요. 비를 좋아하는 것보다 아마 우산쓰는 것이 귀찮아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간 올해는 비가오면 대부분 비를 맞으며 산책을 했습니다. 준방수되는 운동복 입고 모자쓰고 음악을 들으며 한 1시...
2008-06-03 16:31:19 / 2008-06-03
thumbnail
  • 김남희 조회 수: 13414
  • 지난 여름 처갓집 마당에서 즐삽이 펼쳐 놨는데 풀벌레 한마리가 날아 왔더군요. 그래서 한 컷~ 지나간 사진들을 한장씩 들쳐 보는 여유....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유혁님의 도움으로 바뀐 즐삽이를 공개합니다. 옆에 있는 예진이가 가만히 있질 않아 같이 찍어 봤습니...
2009-12-24 17:34:06 / 2009-12-24
thumbnail
  • 이준오 조회 수: 13391
  • 드뎌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좋은 월령과 함께 하는.. 황금 주말이 찾아왔지만... 말이 씨(!)가 되버린건쥐....장마의 시작이라네요..ㅠ,.ㅠ 그래도... 이렇게 간만에 게시판도 이곳 저곳 시끌벅쩍~하고, 사람사는 냄새 폴폴~ 나는 것 같아..ㅎㅎ 이 분위기에 편승(?)해.....
2009-06-19 19:29:06 / 2009-06-19
thumbnail
  • 김경식 조회 수: 13386
  • 머리잘린 龍과 더 이상 연기를 내뿜지 않는 굴뚝 세월앞에는 철도 이기지 못하는군요... 원치않는 쓰레기는 오래도록 기억되는데, 그옛날 물풀로 배만들어 놀던 집앞 또랑은 이제 추억으로만 남아있습니다.
2003-06-09 09:02:52 / 2003-06-09
thumbnail
  • 김별찌 조회 수: 13386
  • 2008년 송년가족관측회를 경남 산청에 있는 김도현님의 '별아띠천문대'에서 진행했습니다. 즐~거운 시간의 연속이라 행복 가득 담고 왔습니다. 밤에 별찌가 컴퓨터로 야간비행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아빠가 올린 사진과 그림을 들러보고 자신의 흔적을 찾아보더니 자기...
2008-12-29 16:52:39 / 2008-12-29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3341
  • 지난 토요일... 날씨가 참 좋아 번개를 하려고 장소 예약까지 해놨으나 오후 들어서는 구름 가득^^ 여하간 오전 그 맑은 하늘 아래에서 별찌랑 소풍을 갔습니다. 과천과학관으로 자전거 타고 가서 안쪽 사람 없는 곳 나무 그늘 아래에 돗자리 깔고 둘이 누워 책읽고 그...
2009-06-11 08:21:51 / 2009-06-11
thumbnail
  • 자연 +1 file
  • 김경싟 조회 수: 13337
  • 지난 2주간 감기로 참 힘들었습니다. 감기 나았다는 통과의례가 아닌 몸이 회복되고 있다는 말이 적절할 정도로 충격이 컸습니다. 나이 먹었다는, 이제는 몸을 관리 해야 하는 때라는 충고가 잇따르지만 저는 이게 자연으로부터 멀어진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일로부...
2013-04-09 00:24:38 / 2011-03-07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3293
  • 송암천문대 바로 옆, 장흥유원지의 팬션에 놀러왔어요 7시에 눈이 떠져서 산책겸 높은 곳으로 올라오니 동쪽 산등성이가 꾸물꾸물하네요 ㅎ 다른 팬션 의자를 무단 점유하고 앉아서 일출을 감상했습니다 산능선 나무 사이가 간질간질 밝아지는 것이 이거 왠지.. 다이아...
2013-04-08 21:21:41 / 2013-03-04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3290
  • 새벽 동쪽 하늘에 곧 햇볕에 스러질 그믐달과 그믐달에서 쏘아 올린 듯한 금성의 배치가 푸르스름한 하늘과 검정색 산의 라인과 조화를 이뤄 ... 감탄했습니다. 오늘 자전거로 첫출근을 했습니다. 딱 1시간 걸리네요. 새벽의 공기가 차갑지만, 온몸을 깨워 일으키니 ......
2009-03-24 18:19:39 / 2009-03-24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3284
  • 책을 한권 빌려봤습니다. 아니 읽어보라고 주는 걸...받아두고 좀 뜸을 들이다 읽었습니다. "아프리카 트럭여행" -김인자 지음 뜸을 들인 이유는, 한달간 여행하고 뚝딱 책을 한권 만들어 내는 기술^^;에 대한 반감 좀더 들어가면 시샘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 하나...
2008-07-06 19:24:01 / 2008-07-0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