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에세이 ~☆+

  • 일상에서의 명품
  • 김경식
    조회 수: 16739, 2006-06-12 00:29:51(2006-06-12)

  • "좋은 물건은 때론 사람을 가르치고 해답을 주기도 한다."
    -스가노 오키히코(일본 오디오 평론가)


    '윤광준의 생활명품산책'이란 책의 책머리에 소개된 문구입니다.

    저자 본인도 주장하듯이
    이 책은 (사치품의로서의) 명품을 소개하려는 것이 아니라,
    좋은 물건으로서의 명품,
    명품에 담긴 정성과 가치, 목적을 이해하여
    진정으로 그 물건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안내서입니다.
    그래서 제목도 명품 앞에 생활을 덧붙인 이유일 것이겠지요.

    소개된 18개의 명품을 보면...

    수동카메라의 마지막 걸작, 니콘F3
    평생 입을 옷, 마모트 고어텍스 윈드재킷
    실제로 써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도이터 색
    기능과 디자인의 절묘한 조화, 쿼드 34·405-2 앰프
    윤광준의 인상을 완성한 피에르 발만 안경
    벨트에 대한 집착을 해소시킨 미군용 벨트
    만든이의 영혼과 쓰은이의 자부심이 담긴 몽블랑 만년필
    거세되어 버린 남성상을 부활시키는 지포 라이터의 불꽃
    세상에서 가장 작은 공구함, 빅토리녹스 나이프
    단순한 디자인에 담긴 편리함, 산요 면도기
    물 속에서도 켜지는 맥라이트 손전등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기막힌 맛, 레드락 맥주
    우리집 음식맛의 기본, 메주몽고간장
    추억을 날리는 던힐 라이트 담배 연기
    키피 마시는 즐거움을 더해주는 필립스 전기 주전자
    신뢰감을 주는 옷의 고전, 라코스테 폴로 셔츠
    몸에 입는 화장품, 와코루 팬티...
    .
    .
    .

    빠진 하나의 명품이,
    옹고집 신발쟁이가 만든 억세게 질긴 구두, '송림 티롤화'입니다.
    제가 쓰고 있는 신발이기도 하지요 *^^*




    티롤화는 스위스 티롤 지방에서 유래된 구두를 말합니다.
    보통 신는 모양의 구두에 비브람 창이라 불리는 돌기 많은 고무 밑창을 댄 것으로
    산악 지형이 많은 스위스에 적합한 구두 형태였답니다.
    산이나 들에서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기능성이 뛰어나고
    일상복에도 어울리는 멋진 디자인,
    이런 전천후 용도로 이웃 이탈리아를 거쳐 세계로 전파되었다고 하네요.


    몇년전 학교다닐 때부터 줄창 신던 신발이 명을 다하여,
    가볍고 편하고 어느때라도 신던 그 신발을 잊을 수 없어 다시 구했으나 찾지 못하고,
    마음에 맞는 신발을 구하지 못해 고민하고 있을 때,
    이 책을 보면서 송림제화의 티롤화를 찾게 되었습니다.




    을지로 2가에 있는 조그마하고, 눈에 띄지도 않는 신발가게였지만
    1936년 창업하여 대를 이어 가업으로 구두에 전념하는 구둣방...
    치수를 재고, 족적을 찍는 번거로움을 피하고(비싸니까 ^^;)
    만들어진 제품을 십몇만의 일상적인 구두값으로 구입했었습니다.

    그리고 출퇴근용의 검정색 구두(휴~ 왜이리 싫은지...) 이외에는
    항상 이 티롤화를 신고 다닙니다.



    냄새나는 내 발을 굳굳히 참아내며
    산, 들판 어디를 가더라도 주인의 발을 편안하게 감싸주는
    나의 티롤화...

    아침에 교회를 갔다오다가
    이런 나의 신발이 자랑스러워 소개합니다.


    아래는
    요즘은 거부를 좀 하지만...
    그래도 냄새나는 아빠의 발에 뽀뽀를 하는 별찌

댓글 0

위지윅 사용
  조회  등록일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4878
  • 과천에서 행사가 있습니다. 토요일에는 창원 상가집에 다녀오느라고 하루종일 운전하면서 지나버리고 어제는 저녁 무렵 잠깐 나갔다왔습니다. 나가자마자 갑자기 비가 쏟아져 행사 망치나 했더니 다행히 그치네요. 아스팔트 위에 물기가 있으니까 거울이 되어 건물을 비...
2010-10-05 05:01:10 / 2010-10-05
thumbnail
  • 1년 +2 file
  • 김경싟 조회 수: 11567
  • 1년이라는 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일이 일어났을까요? 기억하시나요? 지난 1년 중에 본인에게 정말 중요한 그런 일이 있었는지? 그냥 지나간 시간으로만 기억하시나요? 저의 경우엔 벌인 일은 많으나 정리나 성과로 나타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아쉽네요. 오늘 아침 ...
2010-10-07 19:17:19 / 2010-10-07
thumbnail
  • 김남희 조회 수: 14224
  • 하늘 좋았던 지난 금요일 덕유산 1박2일 산행을 했습니다. 첫 날 19km... 근 10시간을 산행하고 무릎이 무리가 와 둘째날은 4.5km.. 3시간만 걸었습니다. 삿갓재 대피소에서 바라보는 밤하늘은 너무 좋았지만 몸이 너무 피곤하고 추워서 일찍 쓰러져 잠을 청했습니다. ...
2010-10-18 07:54:35 / 2010-10-18
thumbnail
  • 유혁 조회 수: 57357
  • 이번 월요일 아침 부산으로 내려오는 길에 김포공항에서 촬영한 분홍빛 비너스 벨트의 모습입니다. 해뜨는 동쪽 하늘은 붉으레한 황금빛을 띠고 갈수록 밝아지고 있는데... 나머지 방향의 하늘은 모두... 마치 뿌옇게 된 듯한 분홍빛 색깔로 멋지더군요.... 사진에 촬영...
2010-11-16 20:41:12 / 2010-11-16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2362
  • 2011년 1월 2일...일요일 오후 여유를 한껏 ... 누리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 예배를 보고, 라면과 김밥으로 늦은 아침을 채우고 서점에 들러 북향을 흠향하고 근처 까페에 와서 지금 3시간째 놀고 있습니다^^ 노트북이 있고 인터넷이 되니....전혀 지루함이 없어요. 서...
2011-01-02 23:53:14 / 2011-01-02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3865
  • 교회에서 집으로 오는데 고개길을 넘다보니 서 있는 차도 있고 건너편에서는 아예 반대방향으로 서서 화단위에 올라선 차도 있고 앞에서 호기있기 달리다가 갈지자로 흔들하는 차도 있고 헛바퀴 돌며 애쓰는 차도 있더군요. 그래도 좋습니다. ^^ 눈이 오니까요. 오늘은 ...
2011-01-24 08:45:42 / 2011-01-24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5723
  • 시골집에 내려가면 바로 앞에 섬진강의 지류인 요천수가 흐르고 멀리 동쪽으로 병풍을 두르듯이 지리산이 보입니다. 지금과 같은 겨울에는 항상 하얀 모자를 쓰고 있었지요. 그렇게 항상 보며 자란 지리산. 그러나 정작 지리산에 가 본 것은 대학때 종주 한번.... 후배...
2013-04-09 00:27:49 / 2011-02-07
thumbnail
  • 이문수 조회 수: 13137
  • 전라북도 남원에 살고 있는 이문수라고 합니다.. 꾸벅 (_._) 늦은 가을이였을겁니다.. 일요일 아침에 교회나녀왔다..집에서 뒹굴뒹글~쉬고 있는데.. 집사람이 바람쐬고 싶다고 해서..문득 찾아본곳이 정령치였습니다.. 높이는 1.170m 정도 합니다. 남원시내에서..차를 ...
2013-04-09 00:27:28 / 2011-02-14
no image
  • 박한규 조회 수: 11789
  • 지난 주말 별아띠로 김지현 선생님과 관측을 다녀왔습니다. 관측 후기는 자유게시판에 있습니다. 김지현 선생님께서 얼굴도 모르는 아들 형주에게 직접 지으신 '우주 올림픽'을 주셨습니다. 보답으로 형주 얼굴이라도 보여 드려야 겠기에 오늘 찍은 따끈한 사진 올려 드...
2011-02-15 07:40:40 / 2011-02-15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9753
  • 여유를 부리고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게으름....을 피우고 있습니다. 일요일 오전 일의 걱정을 밀어낼 수 있는 잠시의 짧은 나태함이 허용되는 시간.
2013-04-09 00:26:56 / 2011-02-2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