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에세이 ~☆+

  • 2006.3.4 용문산 백운봉
  • 김경식
    조회 수: 14939, 2006-03-05 23:06:03(2006-03-05)
  • 양평에는 용문산을 태두로하여
    동쪽으로는 중원산(800m)과 중원계곡을 건너 도일봉(841m)이 위치해 있고,
    서쪽으로는 유명산(864m)과 중미산(834m)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천연기념물 은행나무로 유명한 용문사는 용문산과 중원산 사이에 위치해 있고
    야간비행 번개관측지는 용문산과 유명산이 좌우로 보호하고 있지요.
    용문산 정상 일대는 출입이 통제되어 있어 (군사시설)
    현재는 용문산 남서능의 백운봉이 호가호위(狐假虎威) 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이 참 간사한 것이...
    회사갈 때는 그렇게 일어나기 싫은 아침임에도
    산에 간다는 생각에 새벽 3시반에도 벌떡 일어나고,
    여느때는 다른 사람 자고 있을 때 나만 출근하는 것 같은 피해의식이 들었지만,
    그보다 훨씬 이른 새벽 4시 깜깜한 밤길을 달려도 기쁘기만 합니다.


    백운봉...
    940m로 용문산(1157m)의 한 봉우리이지만 어엿하게 주봉 역할을 합니다.
    앞에서 호가호위라고 했지만,
    막상 백운봉에 올라보니 그럴만 하다라는, 부끄럽지 않게 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니
    여우가 여우가 아니라 어느덧 호랑이로 변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천하의 모든 산들이 구름을 양탄자 삼아 엎드렸습니다.
    비록 멀리 보이는 저 산이 이곳보다 높을지라도
    지금 이순간 어느 누구도 이 산의 권위를 부정하진 못할 겁니다.


    시야가 틔인 능선을 따라가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번엔
    사방이 막혀 답답하고, 쉼도 마땅치 않은 계곡길을 올라가다 올라가다
    지루하다 지루하다 싶을 즈음에 살짝 세상을 내비쳐주고
    시원한 바람으로 그동안의 수고를 덜어주니
    이 또한 산 오르는 기쁨이 아닌간 싶습니다.




    백운봉 정상에서 바라 본 모습...
    동쪽보다는 동남쪽이었던 것 같군요.
    가운데 희한한 산의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지도를 보니 삿갓봉(474m), 아니면 추읍산(583m)인 듯 합니다.
    모양새로는 삿갓봉이 더 가까울 것 같습니다.
    운해의 멋진 모습을 감상하는 것도 잠시...
    수평선을 가로지르는 노란 구름띠는 가슴을 답답하게 합니다.
    사진으로는 별로 두드러지지 않지만,
    니코틴에 찌듯 벽을 보는 것 같습니다.
    저 아래에서 우리가 살고 있구나 ^^;



    서울쪽으로 눈을 돌려봅니다.
    날은 맑아도 아래 공기는 여전히 텁텁하군요.
    멀리 북한산이 잠깐 바위속살을 내비치더니 다시 숨어버렸습니다.
    이곳도 아니 당연히 노란 구름띠가 여전합니다.



    양평시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모기장을 통해 보는 것 같지만 남한강의 흐름이 유유합니다.



    관측할 때마다 유명산으로 오르는 오프로드 차량이 유명산으로 향하던데..
    그 유명산이 한눈에 조망됩니다.
    고랭지 채소밭, 활공장이 있어서 그런지 모습이 꼭 대관령 목장같은 분위깁니다.



    백운봉에서 바라본 용문산...
    용문산 아래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굽이굽이...오르락 내리락...능선이 가야할 길입니다.



    장군봉....
    1065m
    오히려 백운봉보다 높지만 누가 이곳에 올라 기쁨을 느낄 지 의문입니다.
    머리카락이 눈을 가려 앞을 볼 수 없으니...
    그래도 십수년만에 1000m 넘는 곳을 올라가 본 것으로 위로가 됩니다.
    아니 또 한가지...
    이날 산행에서 이제부터 내리막이라는 위안을 준 곳이기도 하군요.



    이날의 등산코스...

댓글 2

  • 이준오

    2006.03.06 09:01

    정말 요즘엔 주간산행, 야간비행입니다...ㅎㅎ
  • 김경식

    2006.03.06 18:41

    주간산행, 야간비행이라....무슨 시, 또는 선문답 같습니다 *^^*
위지윅 사용
  조회  등록일 
thumbnail
  • 이준오 조회 수: 18361
  • . . 산 정상에서 온몸으로 맞는 그 바람들은 왠지 잘 알 것만 같은, . 아니면 전혀 모르는 낯선 곳들에 대한....그런 느낌의 막연한 그리움으로... . 우리들의 가슴을, 그리고 너의 이마를, 그리고 나의 눈을 쓸어 내리며.... . 이윽고 다가 올 깊고 깊은 어두운 밤, 머...
2007-07-01 20:32:38 / 2007-07-01
thumbnail
  • 김경식 조회 수: 18349
  • 오늘 마을 골목길을 가다보니 집 앞에 재미있는 텃밭을 가꾸고 있는 집이 있더군요. 기르는 품종은 맛있는 솔입니다. 어렸을 적 적을 많이 부쳐 먹었습니다. (솔=부추, 적=전) 근데....제가 보호받고 있는 건가요? 갇힌 건가요?
2003-05-19 03:51:07 / 2003-05-19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8268
  • . . . 명절때면 저는 별찌와 조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갑니다. 차타고 근처에 여행을 가던 아님 물놀이를 하던 그냥 놀러나가던.... 이번에 내려갈때...뭐할까 고민하다가 뒷동산에 가서 대나무를 베어 컵을 만들어보자... 큼지막하니 쭉 뻗은 녀석을 하나 골라 베어내...
2009-10-04 23:51:16 / 2009-10-04
thumbnail
  • 이준오 조회 수: 18043
  • . . . . .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별 헤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움직이는 쌍대포..... -,.-ㅋ . . . . . 지난 9.12 토. 번개를 가졌지만, 앞에 자유게시판에 올린 그대로 우려먹는다면.... 김남희님의 저주(?)로 인해 구름만 실컷 볼 뻔~했는데......
2009-09-16 06:46:27 / 2009-09-16
thumbnail
  • 이준오 조회 수: 18024
  • . . . . . 언제 보현산 천문대가 바로 옆으로 이사를 왔다냐...? ㅎㅎ ..... 정남진 천문대, 그곳에 가면... 작은 감동이 있다...^_^* 예정에 없던 휴가가 이번 주말까지 또 생겨서....-.-; 어제는....... [곡성 섬진강 천문대]엘 김형진님과 함께 살짝~ 널러가서.... ...
2009-09-04 11:26:50 / 2009-09-04
thumbnail
  • 이준오 조회 수: 17977
  • . . . 매수팔 참석은 비록 못해도...요기에라도 간만의(?) 근황...(제 블로그에 쓴글 그대로 퍼온 것이지만 그래도 꿋꿋이...) 남겨봅니다....^^; . . . . . . . 사실 그간 조용(?)했던 이유는....(그래노쿠도 할말은 다하며 댓글도 꼬박꼬박 달고 댕기고 있쥐만..;;; )...
2009-02-26 10:10:32 / 2009-02-26
thumbnail
  • 이준오 조회 수: 17953
  • . . . . 밤새 안녕히 주무셨는지요?. 좋은 아침입니다...^^ (행여나 이글을 밤에 보시게 되는 분은....ㅋㅋ) 어제(9.9일) 매수팔 하시던 날...저는 최근 일주일 넘게 본의아닌 휴가로 인해 반백수가 되어..... 무주에 있었음다...-.-; 암턴 무주 다녀온 그 이야기를 제 ...
2009-09-10 16:34:50 / 2009-09-10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7864
  • 생추어리 농장 (Farm Sanctuary), 진 바우어 지음 (허형은 옮김, 책세상) 이곳에서는 소와 양들이 언덕에서 풀을 뜯는 모습, 헛간 근처에서 돼지들이 코로 흙을 파거나 진흙 구덩이에서 몸을 식히는 모습을 연중 아무때나 볼 수 있다. 먹이를 쪼거나, 털을 고르거나, 꼬...
2013-05-31 03:15:58 나그네 / 2012-01-09
thumbnail
  • 이준오 조회 수: 17712
  • 지난 주말에 연우의 첫 생일을 축하해주러 연우에게 약속한대로 잠깐 가까운 바다엘 다녀왔습니다. 짜식~! 바다 만져봐라고 뒤에서 가슴을 잡고 있는 제 손바닥에 강하게 전해질 정도로 콩딱~! 콩딱~! 가슴이 심하게 뛰더군요..^^ 하지만 그것도 잠깐, 이내 바닷물 젖은...
2010-05-19 05:21:59 / 2010-05-19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7680
  • . . . 날이 덥네요. 쭈쭈바를 하나 물고 웃통을 벗고 선풍기 바람을 쐬고 있어도 몸이 찐득찐득합니다. 오는 13일이 말복이라 늦은 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만, 지난 7일은 입추, 오는 23일은 처서입니다. 한창 더움은 곧 가을이라는 반증이겠지요. 덥다보니 새벽....이...
2009-08-10 08:14:54 / 2009-08-10
thumbnail
  • 김경식 조회 수: 17393
  • 지난 금요일~토요일 대부도와 이제는 다리로 연결된 영흥도라란 곳을 다녀왔습니다. 뭐 놀러간 것은 아니고 회사에서 워크샵으로... 회 먹고, 캠프파이어 하고, 머리위에 떠있는 몇개의 별 보고, 아침에 사람 한사람 없는 해변도 거닐어보고... 그러나 앞으로 저에게 영...
2005-05-16 04:01:25 / 2005-05-16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7320
  •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 욕망이 멈추는 곳, LAOS... 터키와 라오스에 이어 이제는 마음의 길을 잃었다면 아프리카로...."하쿠나 마타타, 우리 같이 춤출래?" 조금전 책을 덮으며 이렇게 아쉬움을 느껴보기는 참 오래간만입니다. 작년 12월에 출간된 지 며칠만에 ...
2009-01-28 08:57:50 / 2009-01-28
thumbnail
  • 김남희 조회 수: 17184
  • 지난 주간에 큰 맘 먹고 부모님을 모시고 홍도에 갔다 왔습니다. 홍도는 항상 계획을 세우다가도 제주도보다 40~50% 경비가 더 지출이 되어 포기했던 여행지였습니다. 여행 코스는 흑산도, 홍도, 무주 반디랜드, 대둔산을 들려 돌아 왔습니다. 똑딱이 디카라 사진이 좀 ...
2010-02-01 00:37:38 / 2010-02-01
thumbnail
  • 안개 +2 file
  • 김경싟 조회 수: 17109
  • . . . 변함에 있어 사람 마음은 참 간사합니다. 아니 원래 변하는 것이 사람 본성일 수도 있겠네요. 안개에 대한 저의 생각이 이렇네요. 어제 자전거 출근길... 양재천을 달리다 보니 안개가 가득~ 합니다. 답답함 보다는 포근함이 축축함 보다는 시원함이 안개속을 달...
2009-09-30 17:39:28 / 2009-09-30
thumbnail
  • 김경식 조회 수: 17030
  • 불수도북... 이 단어를 처음 들은 것은 천문인마을의 정병호님에게서 였습니다.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불암산(508m), 수락산(637.7m), 도봉산(739m), 북한산(836m)을 하루 안에 오르내리는 강도 높은 산행 코스를 일컫는 말이었지요. 빠르면 15시간, 통상 18~20시간, 길...
2006-03-20 03:11:42 / 2006-03-20
thumbnail
  • 별` +2
  • 김경식 조회 수: 16919
  • 근래에 만화책을 몇권 샀습니다. 이미 본 것이지만 워낙 마음에 들어서... 그때 사지는 못했지만, 다음에 오면 꼭 사야지 하고 생각한 것은 김동화 작가의 만화였습니다. 근데 어제 우연히 신문을 보니 김동화님의 연재만화가 있더군요. 제목은 “별” 어릴적 시골에서 마...
2003-07-05 15:12:45 / 2003-07-05
thumbnail
  • 김경식 조회 수: 16814
  • 지난 3/26~4/4 10일간 미국엘 다녀왔습니다. 일행은 15명... 3/26 일요일 낮에 출발했는데 십몇시간에 미국에 도착하니 일요일 오전 ^^; 미네소타와 노스캐롤라이나를 거쳐 목요일 낮 뉴욕에 도착 코리아타운에 들러 점심을 먹었습니다. '큰집'이라는 식당인데... 입구에...
2006-04-11 08:57:38 / 2006-04-11
no image
  • 김경식 조회 수: 16803
  • 지난 412(수)자 한겨레 신문에는 한 기사가 눈에 띄였습니다. 서울을 에워싼 26개산 무련 220km를 무박 3일로 종주한 윤왕용씨에 대한 기사였습니다. 14개 시(하남, 광주, 성남, 용인, 수원, 의왕, 과천, 안양, 광명, 서울, 고양, 의정부, 남양주, 구리)를 통과했으며 ...
2006-04-17 08:38:21 / 2006-04-17
thumbnail
  • 김경식 조회 수: 16739
  • "좋은 물건은 때론 사람을 가르치고 해답을 주기도 한다." -스가노 오키히코(일본 오디오 평론가) '윤광준의 생활명품산책'이란 책의 책머리에 소개된 문구입니다. 저자 본인도 주장하듯이 이 책은 (사치품의로서의) 명품을 소개하려는 것이 아니라, 좋은 물건으로서의 ...
2006-06-12 00:29:51 / 2006-06-12
thumbnail
  • orionknife 조회 수: 16705
  • 멋진 수묵화 구경하십시요. 고전적 소재에서 탈피한 자유분방함과 호방한 기치를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파격적인 낙관도 인상적이지 않습니까?
2013-04-09 00:22:39 / 2002-11-2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