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에세이 ~☆+

  • 집에서 회사까지..(우면산,구룡산,대모산)
  • 김경식
    조회 수: 18869, 2006-02-19 07:09:31(2006-02-19)
  • 토요일...불가피하게 출근을 해야하는 상황이 생기자 오랫동안 계획했던 일을 할 수 있어 오히려 기뻤습니다.
    바로 집부터 회사까지 걸어가는 것...
    거리상으론 약 20km
    처음엔 출근하는 길 그대로 걸어가려 했으나,
    요즘 산행에 맛을 들인지라 가는 길에 있는 우면산, 구룡산, 대모산을 통해 가기로 바꿨습니다.

    평일 출근할 때 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일부러 회사까지 걸어갈 수는 없는 노릇.
    그래서 당직서는 날을 골라서 가기로 생각했었죠.

    기회는 약 2달전에 이미 한번 다가왔었습니다.
    근데 달성은 못했죠.
    왜냐면....시계를 맞춰놓고도 못일어나서 ^^;
    보통 사람이 시간당 4km를 걷는다하니, 5시간이면 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래서 새벽 3시 출발로 하고 2시반경에 알람을 해놨는데
    아마 누르고 그냥 자버렸나 봅니다.

    이번이 2번째 기회
    옷과 가방, 후레쉬, 물통 등등 준비할 것을 거실에 쫘~악 펴놓고
    알람는 2시반에 설정...

    스스로 눈을 떴습니다.
    6시...^^;
    또냐! 싶더군요.
    하도 한탄을 하니 별찌엄마는 지금이라도 가라고 하네요.
    결국 평상시 출근시간과 마찬가지로 06:30분 집을 나섰습니다.

    가다가 이왕 늦은 거...해장국도 한그릇 먹고, 김밥도 사고...
    집에서 걸어가면 회사에 너무 늦게 도착할 것 같아 사당까지 지하철로 가서
    사당부터 산행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07:25 사당도착

    07:31 산행시작
    예술의전당쪽으로 좀 가면 巨石들이 늘어서 있는 돌공장 있는데
    그사이 길을 통해 본격 산행 시작함.
    이곳이 서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시골 분위기가 확 풍겨옵니다.
    그동안 지나다니면서도 돌공장에 가려 보이지 않아 이러리라곤 생각도 못했네요.
    접어드는 길에 간판에 '아랫성뒤길'이라고 표시되어 있어 말이 참 어렵다 했는데 나중 고개마루에 설명이 있더군요.
    산 중턱, 고개마루에 '성뒤마을 고개'라고 표식이 있었습니다.
    과거 근처에 城이 있었고 뒤쪽 우면산 자락에 부자들이 살았나 봅니다.
    그래서 '성 뒤마을'이라고 한 것 같은데,
    도둑이 활개치면서 모두 이주해버렸고, 이런 이유로 일명 도둑골이라고도 했답니다.

    07:52 남태령 정상
    길이 널찍하니 스크럽을 짜서 산행해도 되겠더군요.
    그러나 쉬운 길임에도 불구하고 밥을 먹어서 그런지 숨이 찹니다.
    정상에 도착하여 동쪽을 바라보니 관악산 전경이 병풍처럼 펼쳐져 보입니다.

    08:10 우면산 정상쪽 공군부대 입구도착
    나중에 알고보니 군부대 안쪽에 우면산 정상이 있다는 것을 알고 허탈했습니다.
    결국 우면산 정상을 못올라갔습니다.
    부대 정문에 '초탄필추'라는 구호가 있어서 뭔말인가 한참 고민했더랬습니다.
    고민고민...공군부대라는 점에 생각이 다다르니 곧 떠오릅니다.
    적기를 한발로 격추한다는 의미겠더군요.
    부대정문에서 왼쪽으로 꺾어 접어들어 유점사 약수터, 덕우암 약수터를 지나니
    끝이 안보이는 계단이 나옵니다.
    계단마다 번호가 붙여져 있는데, 총 219 계단입니다.
    숨이 꼴딱...

    08:30 소망탑 도착
    꽤 큽니다.
    일반적인 탑과는 달리 스핑크스 마냥 탑이 두발을 내밀고 있는 듯합니다.
    좀 내려오니 동쪽에 구룡산과 대모산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앞쪽에 있는 구룡산은 ㅅ자 모양으로 참 예쁘게 생겼더군요.
    그러나...문제는 우면산과 구룡산/대모산과의 사이가 너무 멀게 느껴진다는 것...

    08:56 산에서 빠져나옴...
    교총 앞으로 내려왔습니다.
    양재천 위의 무지개다리를 지나 양재천을 따라 이동하다가
    경부고속도로 밑을 통과,
    양재 '시민의 숲'을 관통함.
    거기에는 윤봉길의사기념관도 있습니다.
    우면산에서 계속 일을 보고 싶었는데, 겨울산은 음폐,엄폐가 안되더군요 ^^;
    결국 참고 계속 갔다보니 시민의 숲에 다다러서야 신호 발견...
    강남의 화장실은 다른 듯....안이 따뜻하고 화장지도 잘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까 산에서 우면산과 구룡산 사이가 좀 멀다 싶더니만 결국 40여분을 걸림...



    09:39 구룡산 등산 시작
    현대자동차, 소비자보호원이 있는 사거리에서 내곡동 방향으로 좀 가면 길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없음.
    결국 산쪽으로 무작정 올라갔는데 무난히 등산로로 안착
    좀 올라가다 서쪽을 바라보니 왼쪽에 청계산, 가운데 관악산, 오른쪽에 우면산이 쭉 펼쳐져 있는 것이
    한폭의 그림 같습니다.

    10:05 국기가 있는 봉우리 도착
    정상으로 착각했는데 정상이 아니었음
    양재, 개포동, 도곡동, 대치동의 강남이 한눈에 들어옴.

    10:11 구룡산 정상 도착
    지도에는 283m로 되어 있던데 정상 표지판에는 306m ...키가 컸네 *^^*
    정상에서부터는 능선 남쪽으로는 튼튼한 철조망이 대모산 지나서까지 계속 이어짐.
    애썼네 ^^;
    아마 그쪽에 국가정보원이 있어서 그런듯...

    10:30 휴식
    3시간을 쉴새없이 걸어왔더니 피곤하여  잠시 쉬면서 김밥 한줄 해치움

    10:45 대모산 정상에 도착
    292m
    정상에서 초로의 신사가 하모니카를 연주하는데......악기하나 배우고 싶은 생각이 절로 남.

    11:09 산행 종료

    11:20 회사도착


    지나온 길을 지도에 표시해봤습니다.
    뿌듯합니다.

    다음에는 또다른 계획이 있습니다.
    백리(40km)행군...
    초저녁에 출발해서 아침에 도착하는 것으로 계획하는데
    문제는 코스가 아직 미정...
    오늘 가다보니 대로변은 너무 시끄럽고 신호에 걸려싸서 싫고,
    한적한 시골길로 갔으면 좋으련만 이동수단이 마땅치 않고....


댓글 6

  • 이준오

    2006.02.19 09:08

    초탄필추..요건 제가 "메"로 시작하는 그날(?)을 위해 요즘 부지런히 연습하는 것이고..ㅋㅋ 100리 행군을 계획하시는 것보니 김경식님은 아마 다시 입대하셔야 할 듯..-_-;;
  • 정병호

    2006.02.20 06:43

    이왕 시작한거 백두대간 종주도 해버리세요!
  • 김경식

    2006.02.20 21:02

    정병호님 때문에 다음 100리 행군에 대한 코스가 생각이 났습니다.ㅎㅎ 연락드릴께요.
  • 김경식

    2006.02.20 21:18

    이준오님! "메"로 시작하는 그날!!! 최소 100개 이상으로 완주하십시요 *^^*
  • 조강욱

    2006.02.21 06:15

    흰둥이를 처음 사던 그 무렵에 강남역에서 집까지 8시간 걸려서 집까지 걸어간 적이 있었는데.. 산을 넘어 가라고 했다면 안갔을겁니다.. 대단하삼!!
  • 조강욱

    2006.02.21 06:16

    저도 '메'로 시작하는 날 초탄필추를 해야 할텐데.. 무기를 대포에서 권총으로 바꿔들 계획을 하니 더욱 잼있을거 같네요.. ㅎㅎ
위지윅 사용
  조회  등록일 
thumbnail
  • 이준오 조회 수: 10417
  • 제가 가진 몇대(?)의 마난겡중 최고 포따~블 하고 최소 구경인 마난겡입니다. 그것도 14.5"도 아니고 12.5"가 아닌 주경의 크기가 무려 32mm 즉 1.25" 마난겡...ㅋㅋ . . . . 아이고~, 사실 장비 자랑이 아니라...ㅋㅋ . . . 오늘 같은 날, 츄리닝 바람에 마님과 베란다...
2008-02-21 07:44:08 / 2008-02-21
thumbnail
  • 김경식 조회 수: 10963
  • 요즘 이런저런 일로 바쁘고, 고민하고, 몸 힘들게 하고....등등 ... 가족과 같이 할 시간이 없었네요. 광릉에 다녀왔습니다. 수목원은 휴일에는 안하기 때문에 못가고, 옆 광릉(세조 왕릉)에 들어갔습니다. 약간의 보슬비가 내렸는데, 오히려 푸르름을 더 빛나게 하더군...
2008-04-30 18:00:14 / 2008-04-30
thumbnail
  • 김경식 조회 수: 10493
  • 김병종님의 그림입니다. '화첩기행'이라는 책 속에서 '이효석과 봉평' 단락에 삽입된 녀석이지요. 요즘 줄기차게 듣는 김동률님의 '출발'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네요.
2008-05-01 01:12:38 / 2008-05-01
thumbnail
  • 김경식 조회 수: 14210
  • 수락산에서 새벽을 맞으며... . . . . . 불수도북 을 위하여 근래 몸을 많이 고생시켰습니다. 그리고 지난 금요일 밤부터 토요일 저녁때까지 근 24시간 가까운 시간을 산에서 보냈습니다. 시간상으로는 불수도북을 마칠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결론적으로 불수도북을 완...
2008-05-12 00:37:50 / 2008-05-12
thumbnail
  • 김경식 조회 수: 13505
  • 아침의 태양과 저녁에 해는 어떻게 다를까요? 태양과 달은 어떤 점이 닮았을까요? 지난 토요일 가족과 함께 북한산엘 다녀왔습니다. 아침 공원 산책중 문득 노을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오후 늦게 후레쉬를 챙겨들고 길을 나섰습니다. 석양을 준비하는 찰라 태양이 짙은 ...
2008-05-19 16:55:28 / 2008-05-19
thumbnail
2008-05-22 17:08:25 / 2008-05-22
thumbnail
  • 김경식 조회 수: 13897
  •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이원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
2008-05-22 18:50:52 / 2008-05-22
thumbnail
  • 김경식 조회 수: 9743
  • <내가 살고 싶은 땅에 가서> -신경림 이쯤에서 길을 잃어야겠다. 돌아가길 단념하고 낯선 길 처마 밑에 쪼그려 앉자 들리는 말 뜻 몰라 얼마나 자유스러우냐 지나는 행인에게 두 손 벌려 구걸도 하마 동전 몇 닢 떨어질 검은 손바닥 그 손바닥에 그렁진 굵은 손금 그 뜻...
2008-05-23 06:15:42 / 2008-05-23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21767
  • 비박 저는 '비박'이 한자를 포함한 우리말인 줄 알았습니다. 숙박, 1박2일...에 쓰이는 박(칠박 泊)과 빈몸이 합쳐져 비박이라는 의미로 생각했습니다. 누구는 이슬비 맞으며 외박한다 하여 '비박'이라고 하네요. 그러나 알고보니 외래어였습니다. 독일어 Biwak과 프랑...
2008-05-25 06:32:32 / 2008-05-25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5483
  • 토요일 양희은님의 콘서트엘 갔습니다. 아래 조병화님의 '공존의 이유'라는 시는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라는 노래 앞머리에 읊은 것이지만 저는 오히려 왠지 '봉우리'란 노래에 더 와닿았습니다. 봉우리 노래를 들을 땐 주책없이 눈동자가 촉촉해지더군요 ^^; 공존...
2008-06-01 12:02:42 / 2008-06-0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