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별이 흘러가는 이유
  • 박한규
    조회 수: 9295, 2011-02-15 00:37:04(2011-02-15)
  •       별이 흘러가는 이유
                       -유붕이자원방래면 불역열호아

    눈물짓지 않는 여자와
    눈밭을 뛰어노는 아이
    벗을 찾아 멀리로 찾아오는 남자
    남자를 위해 하늘을 허락하는 밤

    아름다운 것은 밤하늘의 별만이 아니다
    아름다운 것은 별을 보는 사람만이 아니다

    서울에서 대구로, 대구에서 부산으로
    다시 부산에서 산청으로
    별이 있어 가고 벗이 있어 온다
    무거운 것은 육체일 뿐 망원경이 아니다
    밝은 것은 마음일 뿐 달이 아니다
    뿌연 것은 조급함일 뿐 하늘이 아니다

    깊어가는 것은 강물 앞에 나앉은 세월이 아니다
    깊어가는 것은 세월을 바라보는 침침해진 눈이 아니다

    세 사람은 반갑고
    머리 위에는 망원경이 식어간다
    내가 지내온 이야기야 무슨 소용이 있으랴
    하늘에는 차운 별이 떠 있고
    늦겨울 막사발에 커피 한잔, 그리고 남자 셋이 깊어간다

    버리는 것은 세월에 얹어진 딱딱한 등껍질이 아니다
    버리는 것은 무소유에 대한 욕심이 아니다

    반속으로 들어온 사람과 별을 쫓아 내려오고픈 사람과 시골이 궁금한 사람이 있고
    암데나 정들면 고향이라던 시인이 있다
    깊은 주름살은 또한 새로운 길잡이를 갈망한다
    암탉 소리 높은 밤, 별은 말없이 흐른다.

    # 주말에 김지현님께서 대구와 부산에 어린이를 위한 천문 강연이 있어 오셨습니다
       별아띠에 놀러 갔습니다. 김지현 선생님 말씀대로라면
       하늘에 별도 보고 사람 별도 본답니다.
       불혹을 넘어선 남자 셋이서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술한잔 없이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새벽이 한참 깊은 다음에야 별을 관측하고 아침에야 자리에 듭니다.
      
    # 선생님께서 형주에게 주신 책은 아이가 아주 좋아합니다. 아침에도 일어나더니 '우주 올림픽'을 꺼내 오더군요.
       물론 더 좋아하는 건 주신 한과입니다.
      
    # 3주 연속으로 별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해준 아내와 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여보, 지금처럼 앞으로도 행복하게 잘 살자
       아들아, 지금처럼 튼튼하고 웃음이 맑은 아들로 자라나렴.

    # 이런 형태의 관측기란 상당히 주관적인 감상이라 같이 한 사람 말고는 공감이 어렵지만 객관적이고 집중적인 관측보다는
       글처럼  관측외적인 부분이 많았습니다.
       삶도 별인지라 소소한 고민들을 별들에게 물어봐, 했습니다. 불혹이 넘어서도 갈등하는 것에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별도 사람인지라 날마다 변덕이 죽곯듯 합니다. 투덜거려봐야 소용없는 지라 오늘 밤 별빛에 감사하기로 합니다

댓글 6

  • 김남희

    2011.02.15 05:24

    이거 참..... 댓글 달기가 상당히 거시기합니다.......
    선생님께서 형주에게 주신 책은 ... 깜짝 놀랬습니다...^^
  • 이한솔

    2011.02.15 07:34

    저도 깜딱 놀랬다눙....ㅋㅋ
    한규님 새 망원경 온후 완전 재미보고 계신듯 합니다...
  • 조강욱

    2011.02.15 08:31

    관측지에서 어떤 상황이 있었을까? 머리를 굴려서 상상하게 만드는 기록입니다 ^^

    유붕이자원방래면 불역열호아라..

    뜻을 같이하는 벗이 멀리서 찾아오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맞나요? ^^;;

    무협지에 나오는 주문인줄 알았습니다.. ㅡ,ㅡㅋㅋㅋ


    저는 '기록천국 불기지옥'밖에 모르겠네요.. ㅎㅎ;;;
  • 김지현

    2011.02.16 08:01


    별친구..


    길 떠나도 외롭지 않습니다.

    발걸음 따라 별이 흐르고

    발걸음 따라 친구가 기다립니다.

    그 친구 얼굴은 별빛처럼 맑습니다.

    그 친구 마음은 하늘처럼 넓습니다.

    또 보아도 또 반갑습니다.


    **

    부산의 별친구 박한규님.. 산청의 별친구 김도현님.. 고맙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 함께 별보고.. 즐겁게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 김도현

    2011.02.17 00:35

    유붕이자원방래면 불역열호아
    저에게 딱 맞는 말입니다. 요즈음 멀리서 별친구들이 찾아오니
    제가 무척 즐겁습니다.
    그날은 마지막까지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지금 관측동 슬라이딩 지붕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오실 때는 지붕이 완성됭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관측을 하실 수가 있습니다.
  • 박한규

    2011.02.17 01:29

    서울에는 매수팔이 있습니다만 영남에는 별아띠가 있습니다.
    별아띠님. 들국화님.
    3월 5일 관측이 가능한 날씨라면 찾아 뵙겠습니다.
    저를 위해 지붕공사도 해주시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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