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140505 벗고개 - 오랜만에 박명을
  • 조회 수: 3645, 2014-05-14 19:33:03(2014-05-10)
  • 예보를 확인하고 나간 것이었는데도 하늘에 구름이 가득했습니다. 심지어 북쪽 멀리서는 마른 번개가 번쩍거리기까지 하더군요. 그렇지만 4월을 그냥 보내고 오랜만에 나온터라 아깝기도 했고, 반드시 하늘이 개일 것을 믿었기때문에 밤을 새더라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간간히 구름 구름 사이로 들락날락하는 토성을 보면서 주위 분들과 이야기도 나누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행히 1시쯤 하늘이 열려 관측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원래 이날 계획은 큰곰자리와 용자리 은하들 몇개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구름이 걷히고 나니 큰곰자리에 준비해간 것들이 대부분 산뒤로 숨어 버렸네요. 약간 시들해진 기분이 되었지만 그래도 준비한 것들을 보고 있었는데, 이한솔님이 궁수자리가 볼만해졌다고 알려주십니다.

     

    <어딜 보고있느냐 저기 궁수자리 올라왔다> 

    이런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앗 그렇군. 보던 것을 좀 더 마무리하고 전갈과 궁수로 향했습니다.

     

    사실 궁수 주전자 밑바닥에 있는 메시에 구상성단들을 아직까지 보지 못해서 기다리고 있던 차였는데요, 올해 처음 만나는 주변 다른 메시에들도 함께 봐주기로 했습니다. 메시에 마라톤을 하는 기분으로 주변 메시에 대상들을 쉬지않고 훑어 가며 보았네요. 특히 M55는 학생때도 본적이 없는 대상이었는데, 생각보다 크고 성긴 모습에 제대로 찾은게 맞나 잠시 의심이 되기도 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지금까지 본 것들을 추려보니 아직도 메시에 대상이 네개가 남아있습니다. ㅎㅎ 여태 메시에를 다 못봤다는...^^; M30과 뱀주인자리 구상성단 세개 10, 12, 14가 남아있네요. 그런데 뱀주인자리는 이상하게 들어가지 않게 되는군요. 그날도 하늘 높이 떠있었는데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왜 뱀주인자리에 들어가기가 싫은 것일까요? ^^;

     

    새벽이 될 때까지 궁수자리에서 놀다 오랜만에 박명을 맞이하며 짐을 싸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랜만에 별빛 충전하니 힘이 납니다. 구름때문에 조바심도 났지만 오히려 여러분들과 여유있게 이야기 나눌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습니다. 어린이날 별보러 나갔다고 아드님께 핀잔을 좀 듣긴했어도 한동안의 바쁜 업무 스트레스를 씻어낸 즐거운 자리였습니다.

     

     

     

    이날 관측에서 인상적으로 본 대상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 NGC 3953 (큰곰자리)
     NSOG의 묘사를 그대로 확인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은하 동쪽면에 줄지어 늘어선 10~11등급의 별들과 은하 북쪽의 홀쭉한 이등변 삼각형을 볼 수 있고, 아래 사진의 은하 중심부에 빨간색 선으로 표시한 것과 같이 약간 길어진 타원형으로 보이는 코어 부분의 막대(?)를 볼 수 있습니다. 별상핵은 있다고 써있는데 알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마치 나선팔이 보이는 듯한 느낌의 얼룩덜룩하고 퍼진 헤일로는 확실히 볼 수 있었습니다.


     ngc3953_re.jpg

    [ NGC3953 (사진: SkyView에서 추출, 화각 0.5도) ]

     

     

    ● NGC 5907 (용자리)
    남북으로 길게 서있는 측면 은하입니다. 전에도 보았던 대상이지만 이번에는 남서면의 암흑대가 좀더 잘 구분돼 보였습니다. 동쪽보다는 서쪽면이 더 어둡게 느껴집니다.

     

    ngc5907.jpg
    [ NGC5907 (사진: SkyView 에서 추출, 화각 0.5도) ]
     

     

    ● NGC 6543 (용자리)
    오랜만에 본 행성상성운입니다. 생각보다 밝아서 좀 놀랐습니다. 옅은 녹색기운을 띈 원형의 성운이 보이는데 남북으로 아주 약간 튀어나온 느낌입니다. 그리고 아래 사진에 원으로 표시한 영역에 퍼진 매우 흐린 성운기가 둘러싸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화살표로 표시한 좀 더 진한 부분은 모르고 지나갔습니다. 엊그제 매수팔에서 이한솔님께 듣고 그런 구조가 있다는걸 알았습니다. 사진상 밝기로 봐서는 외곽의 성운기가 보일 정도였다면 그 부분도 보였을텐데... 역시 '아는만큼 보인다' 입니다 ^^ (그런데 지금 밤보석을 찾아보니 이 외곽의 성운기에 대해 "안시 관측으로는 구별할 수 없다고 한다." 라고 써있네요... 음... 제가 정말 본게 맞을까요? 분명히 보였는데... ㅎㅎ)

     

    ngc6543_re.jpg
    [ NGC6543 (사진: SkyView에서 추출, 화각 0.2도) ]
     


     

    ● NGC 5985, 5982, 5981 (용자리)
    정면 나선은하와 타원은하, 측면나선은하를 한 시야에 볼 수 있는 재미있는 대상입니다. 모두 직시로 식별 가능했습니다.
    5985 - 중심 별상핵을 식별해볼 수는 없었지만 남북으로 퍼진 코어가 흐리게 보이고 넓게 둘러싼 헤일로가 얼룩덜룩한 느낌도 주변시로 관측할 수 있었습니다.
    5982 - 밝은 중심부의 동서로 늘어난 타원은하입니다. 별상 핵이 느껴집니다.
    5981 - 밤보석에 언급이 없어 잘 안보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잘보였습니다. 주변시를 사용하면 상당히 길게 늘어난 모양을 볼 수있습니다.

     

    ngc5985-5982-5981.jpg
    [ NGC5985, 5982, 5981 (사진: SkyView에서 추출, 화각 0.5도) ]
     

    Profile

댓글 6

  • 김철규

    2014.05.11 01:15

    NGC 5985, 5982, 5981 이 셋을 직시로 식별 가능하셨다니 하늘이 정말 좋았나 봅니다. 아니... 박상구님 눈이 좋으신건가요? ^^ 저는 5985번은 주변시로도 희미하게 확인했었거든요.
  • Profile

    박상구

    2014.05.11 21:57

    그날 구름이 걷히고 나서 한시간 정도 북쪽 높은 곳 하늘이 꽤  괜찮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 저도 뭐 눈은 막눈이라 ㅎㅎ

  • 박진우

    2014.05.11 09:17

    저도 이상하게 용, 뱀, 뱀주인 얘들은 눈길이 가지 않아요^^
  • Profile

    박상구

    2014.05.11 21:59

    ^^ 그러고보니 저도 뱀자리도...

  • 조강욱

    2014.05.14 16:32

    저도 메시에 일주의 마지막은 뱀주인이었어요
    뱀주인에는 왜 손이 가지 않을까?
    뱀주인은 왜 매력이 없을까?
  • Profile

    박상구

    2014.05.14 19:33

    ^^ 그렇게 느끼시는 분들이 꽤 계시는군요. 매력적인 대상들이 많이 없기 때문인가요?

    언제 날잡아 뱀주인자리 탐방 한번 해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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