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 스케치/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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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욱

Halold Hill의 스케치를 처음 접했을 때의 놀라움과 충격을,

저는 아직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96년 임진각 주차장에서 M22를 처음 봤을 때의 감격처럼.....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입으로만 스케치를 하면서 몇년간 게으름을 부리고 있던 저를, 정신이 번쩍 나서 움직이게 만든 그림이기도 하고..

연필로 달도 그려보고 파스텔로 은하도 그려보고 샤프로 성단도 그려보고.... 하다가

마지막으로 Hill 할아버지 식의 점묘법을 연습해 보았습니다


싟형님이 빌려주신 Halold Hill의 달 그림 포트폴리오 책을 보면서

가장 복잡해보이는 한 구조를 선정하여 연필로 밑그림을 그리고 300원 짜리 펜촉으로 점을 찍습니다

더 어두운 곳은 더 촘촘하게

더 밝은 곳은 더 작은 점으로

손가락 두마디 길이에 한 시간씩. 점묘법 달그림은 그야말로 인건비 안 나오는 일입니다

진짜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다가....

조금씩 완성되어가는 그림을 보면 그 생각이 싹 사라집니다

건조하고 황량한 달표면의 느낌을 이 방법보다 잘 표현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오히려 연필로 그린 달스케치는 따뜻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랄까요.. ㅎㅎ


[Milichius and environs, sunset - 습작]

Milichius_res_1003.jpg


달 그림에 대한 연습은 이것이 마지막입니다

연습이라 하면, 하면 할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저의 능력으로는 더 이상 발전 방향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새벽마다 '스케치북에 까만 점 찍기 놀이'를 3주 동안 하다 보니......

Harold Hill 할아버지가 왜 점을 찍을 수 밖에 없었을까? 하는 의문이 명백하게 풀리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노력한 것 대비 효과가 가장 좋기 때문입니다

자고로 어른 말씀은 잘 들어야 하는 것인가 봅니다 ㅎㅎㅎ


제작 과정도 틈틈히 찍어 놓았으니,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것도 공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다 그리고 나서 든 생각인데,

이것도 스케치가 맞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긴 Hill 할아버지는 'drawing', 또는 'study'라는 표현을 썼군요.. ^^;;;;


어쨋든, 이제 방안에서 달을 그리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 같습니다




                           Nightwid 我心如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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