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 스케치/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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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욱

 

 

뭉크 풍의 흐르는 달그림을 그렸던 다음날, 월령 13일의 서울에는 비가 내렸다

 

아 진짜....

 

벌써 몇 번째 실패인지도 모르겠다

 


 

다시 한달 뒤, 어버이날을 맞아 방문한 울산 처가의 하늘은 눈부시게 맑았다

 

이건 뭐.... 도저히 실패할 수가 없다. '새벽에 일어나기만 한다면'

 


 

저녁에 뜨는 달은 월령 12.3일, 자정 너머 새벽이 되어야 월령 12.5일로

 

반올림으로 13일 달이 된다

 

별 의미는 없겠지만 처갓집 마당의 새순이 피어오르는 이파리 사이로 떠오른

 

12일 달을 살짝 담아보았다.  이따 13일 달과 비교해 봐야지.

 

절반_13_150502 마의 13일_월령13.jpg

 


 

한참 자다 알람 소리에 일어났다. 새벽 2시..

 

마당에 나가 보니 월령 12.5일 달이 하늘 중천에 눈부시게 떠 있다

 

겨우 저렇게 흔한 달을 보지 못했었다니...

 


 

근데 너무 중천에 떠 있어서 별로 맛이 나질 않는다

 

한 시간만.. 딱 한 시간만 더 자고 일어나자

 

새벽 3시. 다시 알람소리에 눈을 떴는데

 

겨우 일어나 앉았다가 다시 그대로 잠이 들었다

 


 

앉아서 졸고 있으려니 자리가 불편하여 몸을 뒤척이다 놀라서 잠에서 깼다

 

시계를 보니 3시 45분.. 늦었다!

 

그대로 집 마당으로 뛰쳐나가니

 

달이 있어야 할 서쪽 산등성이에 달은 보이지 않고

 

산 정상에 LED등을 켜 놓은 것처럼 광해가 가득하다

 

내가 나오기 전 1분 이내로 달이 지지 않았을까

 

 

아....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이걸 어떡하지.. 한 달을 더 기다려야 하나?

 

달빛에 비친 건물 유리창도 그렸는데

 

달빛의 후광이 비치는 능선은 또 어떠랴

 


 

앞마당에 그대로 서서 점점 사라져가는 달빛을 내 폰에 담아본다

 

달그림을 이렇게 빨리 그려본 적은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13_150502 마의 13일_월령13.png

 

 

 

 

 

                                              Nightwid 無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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