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 스케치/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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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욱

 

 

2014년 9월말부터 그리기 시작한 스마트폰 달그림은

 

해를 넘겨 반 년이 지나니 이제 남은 월령이 몇 개 남지 않게 되었다

 

월령 1일, 26일, 27일,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월령 12일과 13일이 남았다

 

(12일과 13일은 보름이 되기 직전의 달로, 저녁에 하늘 한 번 휘저어 보면 누구라도 찾을 수 있다)

 

근데 그간 이상하게 월령 12일 13일만 되면 회식에 야근에 비에 구름에 몇달간 계속 기회를 잡지 못했다

 


 

북극에 다녀와서 한참을 업무 폭풍에 정신을 차리지 못할 즈음, 자정이 넘어서야 회사를 나서니

 

도로 건너편 빌딩 창문이 눈부시게 빛난다

 

혹시 '그거'인가 싶어서 고개를 돌려 반대편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밝은 달이 하늘 높이 빛나고 있었다

 


 

빌딩 창에 반사된 달빛은 세로로 긴 창을 따라 흘러 내린다

 

한달 전 북극 가는 길에 오슬로의 미술관에 잠시 들러서 본 뭉크의 달그림이 떠오른다

 

 

뭉크는 그림의 소재로 보름달을 많이 사용했다

 

(그렇다고 뭉크가 천체에 관심이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달 위상도 오로지 보름달 뿐이다)

 

보름달이 비친 바닷가의 달빛.. 그 유려한 곡선은 볼 때마다 탄성이 나온다

 

뭉크.jpg

 


 

지금 뭉크의 곡선이 서울 한복판에서 빌딩 창문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다

 

어짜피 늦은거, 퇴근도 잊고 길거리에 서서 달빛의 흐름을 따라가 본다

 

 

[ 달이 흐른다 - 갤럭시노트4에 터치펜, 조강욱 (2015) ]

 

12_150402 달이 흐른다_월령12.png

 

 

 

 

 

 

                                    Nightwid 無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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