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 스케치/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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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욱

 


일몰 직후 보이던 초승달은 하루하루 지날수록 더 일찍, 더 높은 곳에서 더 밝은 얼굴을 내민다

 

그와 동시에 내가 하늘을 두리번거리는 시간도 더 늘어난다

 

 

아파트 단지의 가로수 잎도 모두 떨어진 스산한 11월의 주말 오후,

 

슈퍼에 저녁거리를 사러 가다가 월동준비를 하는 앙상한 가지 사이로 반달을 발견했다

 

 

하늘색에 물이 들었는지 스스로 보호색으로 위장한 건지

 

창백한 얼굴로 있는듯 없는듯 나뭇가지에 걸쳐서 자기도 함께 겨울나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 월동준비 - 갤럭시노트2에 터치펜, 은평뉴타운에서 조강욱 (2014) ]

 

07_141129_월동준비_월령7.png

 

 

 

생각해보니 어릴때 들었던 동요 '낮에 나온 반달'의 달이 이런 달이었나보다

 


윤석중 작사 / 홍난파 작곡

 

1.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
    해님이 쓰다 버린 쪽박인가요
    꼬부랑 할머니가 물 길러 갈 때
    치마끈에 달랑달랑 채워 줬으면

 

2.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
    해님이 신다 버린 신짝인가요
    우리 아기 아장아장 걸음 배울 때
    한쪽 발에 딸깍딸깍 신겨 줬으면

 

3.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
    해님이 빗다 버린 면빗인가요
    우리 누나 방아 찧고 아픈 팔 쉴 때
    흩은 머리 곱게 곱게 빗겨 줬으면

 

 

 

 

                                                    Nightwid 無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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