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 스케치/사진 ~☆+

새로운 댓글

조강욱



2014년 10월말 그믐 전후,


나는 생각지도 않게 서호주의 오지를 떠돌고 있었다


인생의 야심찬 목표 하나를 잃고서


어짜피 망가진 인생 아무려면 어떠냐고 아무 계획도 없이 서호주에 날아와서


낮에는 초코바로 연명하며 정처없이 떠돌고


밤에는 아무데나 별빛 아래 누워서 며칠밤을 노숙으로 보내기를 며칠,



그 마지막 밤은 칼바리의 자연의 창(Nature's window)이었다


740_SAM_5311.JPG 



관광객들은 해가 저물며 모두 사라지고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보던 그 창문에 걸터 앉아서


그 넓고 맑은 하늘을 온통 홀로 차지하고서


비너스벨트에 이어질 별들의 잔치를 기다리고 있는데


서쪽 하늘에서 생각지도 않게 눈썹같이 얇은 달이 나타났다


월령 2일의 달이 이렇게나 눈부실 수 있을까?



[ Day 2 달의 등장, 자연의 창 - 갤럭시노트2에 터치펜 (조강욱, 2014) ] 

Day2_1.png



달은 충분히 그릴 수 있겠는데


자연의 창의 지층들이 석양빛을 받아 내는 오묘한 색은 표현이 불가능하다



시간이 흐르며 달빛은 더욱 강력해지고


지구조가 눈이 부실 정도로 밝게 빛난다. 지구조에서도 달의 바다가 너무나 뚜렷하다


호주에선 지구조마저 압도적이네...



[ Day 2 지구조, 자연의 창 - 갤럭시노트2에 터치펜 (조강욱) ]  

day2.png  


10분 뒤, 하늘은 이제 짙은 남색으로 바뀌어 천문박명을 향해 달려가는데


지구조는 자기 맘대로 밤색으로 빛을 내며 하늘색과 대적한다


세상에 이럴 수도 있을까?


급하게 그 순간의 기괴한 색의 대비을 그림으로 잡아냈는데..


귀국하여 보니 그 그림은 App 오류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yjs.jpg

아놔 어쩔꺼야!




하지만 덕분에 나는,


말로 설명할래야 할 수도 없는


나만의 비밀을 하나 가지게 되었다 ^^*






                                  Nightwid 無雲



돌아가기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