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에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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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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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을 맞춰놨습니다.
알림이 울리네요.
아내의 것이 먼저 울립니다.
끄고 나니 거실에 있는 제 핸드폰의 알람이 울리는군요.
5h 50m이라는 의미.
밖으로 나와 알람을 끈 후,
작은방에 고양이를 끼고 다시 눕습니다.
꼭 껴안고 싶지만 귀찮아 가버릴까 두려워
조금만 조금만 터치합니다.

이렇게 또 늦잠을 잡니다.
인도여행 이후 잠이 많아졌습니다.
새벽이 아침이 되고 더워질때까지 자니
아내가 깨웁니다.
일요일...

8시가 넘었습니다.
일요일의 8시.
남들은 이르다고 할 수 있는 시간이지만
우리집은 늦은 시간.
샤워를 하고
일을 봅니다.
물의 양이 더 많군요.
새벽에 깨어나 다시 잘 때 이불을 덥지 않고 잤더니
배가 차가우고
금방 티를 냅니다.
서둘러 수습을 하고
교회에 도착하니
9h 10m

아내와 별찌를 내려주고
저는 예배시간이 2시간 넘게 남은지라
시간이 여유롭습니다.
원래 이 시간에는 차안에서 하모니카를 연습하지만
오늘 아침
바쁜 와중에 하모니카의 행방을 찾지 못합니다.

배가 고픕니다.
많이 배출하고 아침을 거른 덕분이겠지요.
근처의 해장국집에 갑니다.
혼자 몇번 갔던 곳이라 혼자여도 부담이 없습니다.
땀을 수없이 닦아내며
한그릇을 해치웁니다.
환경에 기여한 자신을 잠깐 생각합니다.

다시 교회에 돌아와
책을 읽으며 마시려고 200원짜리 커피 한잔을 뽑습니다.
500원을 넣었습니다.
거스름돈을 받습니다.
동전의 양은 원래 받아야할 숫자이나
하나의 크기가 다르네요.
700원이 나옵니다.
일요일 횡재로 in my pocket 합니다.

교회 건물 그늘에 걸터앉아
장석주님의 '새벽예찬'을 읽습니다.
봄,여름,가을,겨울....4계절을 주제로 구성되어 있는 中
여름이 먼저네요.

"
.....
참나무에 들러붙어 뜨겁게 뜨겁게 울어 젖히는 매미소리를 들으며
여름이 석 달이라는 건 너무 짧다고 중얼거립니다.
여름이 가기 전에 꼭 해야 할 일들이 있지요.
팔월의 태양,
팔월의 숲들,
팔월의 바다,
팔월의 오솔길들이 주는
쾌락을 맘껏 들이키는 것이지요.
키를 늘이고 폐활량을 키우고 조그라든 자존심을 펴주는 것은
오로지 그것들에 대한 무분별한 사랑이지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팔월의 순진무구하고 위대한 풍요는
몇만 명 사람들이 한꺼번에 들러붙어 떠먹어도 바닥이 드러나지 않지요.

팔월이 되면 턱없이 낙관적이 되고 행복해집니다.
....

어제 텃밭에서 수확한
너무 익어 군데군데 터진 빨깐 토마토가 생각납니다.

여름입니다.

햇볕이 앉은 자리로 조금씩 조금씩 다가옵니다.

책과 함께 커피 한잔이 바닥을 드러냅니다.
다시 500원을 들고 갑니다.
자판기에 동전을 꽂아 넣으며
....
또한번 요행수를 기대합니다....만,
횡재는 뜻밖의 선물일 뿐.
기대하면 이루워지지 않습니다.
그렇지요.
세상일이...

커피 2잔을 공짜로 마시고
햇볕이 발 언저리에 오기 전
여름을 마치고 일어섭니다.

8월의 어느 여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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