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에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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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식





수락산에서 새벽을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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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수도북

위하여 근래 몸을 많이 고생시켰습니다.

그리고 지난 금요일 밤부터 토요일 저녁때까지
근 24시간 가까운 시간을 산에서 보냈습니다.
시간상으로는 불수도북을 마칠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결론적으로 불수도북을 완성하지는 못했습니다.
북한산이 빠진 3개의 산으로 이번 산행을 마쳤습니다.

다 마치지 못함에 대한 섭섭함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한편으로는 기쁩니다.
불수도북을 완성했다면...저는 넘어지지 않으려 돌부리나 신경썼을 겁니다.
그러나...
추위에 바들바들 떨며
소나무 아래 앉아 하늘을 보니
솔잎의 흔들림에 직녀가 더욱 반짝입니다.
새벽을 준비하는 하늘의 화장과
나뭇잎과 맞부딪쳐 울리는 바람소리와
바다의 모래와 같이 많은 잎사귀 사이를 통과하여
땅바닥에 수많은 빛과 그림자를 만들어내던 오후의 햇살과
까만 바지를 하얗게 만드는 부드러운 흙먼지조차도...
나는 사.랑.합.니.다.

불수도북을 또 언제 하게 될 지...
아니면 영원히 안하게 될 지...
어찌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하게 되던 안하던 이젠 제게 큰 의미는 없습니다.

제가 원했던 것은 불수도북을 했다!는 것이 아니였음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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