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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마지막에 정말 스릴만점이었습니다.

 

배낭이 없는 것을 알고는 출국장을 뛰어나가서 처음 오는 택시를 잡아 탔는데,

택시 운전사가 경력이 일천하여 렌트카 회사를 모르더군요...ㅠㅠ

네비게이션이 없으니 주소 입력도 안되고...

당일 아침에 두번 가봤던 기억으로 이리 저리 해서 겨우 찾아 갔습니다.

다행히 아까 세웠던 자리에 하얀 스타렉스가 보여서 광속으로 달려가서 뒷자리를 열어 봤지만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 배낭에는 노트북 뿐 아니라, 사진기와 녹음기 등 여행을 기록한 물건들이 모두 들어 있었습니다.

"아, 이렇게 잃어 버리는 구나"

 

그리고 번호판을 봤더니 우리 차가 아니더군요...

그제서야 직원을 찾아서 사정얘기를 했더니 이미 저쪽 구석에 줄 맞춰 세워져있는 우리 차를 찾아 줬습니다.

그 안에서 배낭을 발견하고 땡큐를 남발하면서 기다리던 택시에 올라탔습니다.

중동에서 온지 얼마 안되는, 레옹 닮은 택시운전사는 비행기 출발시간이 30분도 안 남았다는 얘기에

신호무시, 차선무시하면서 영화의 주인공처럼 차를 몰았습니다.

저는 차가 미처 멈추기도 전에 뛰어내리면서 수많은 땡큐와 함께 팁을 던져 주고 출국장으로 달려간 거였죠.

이 사건 있기 바로 전에 강욱씨로 부터 여행중 빌려준 호주달러를 정산해서 받았는데, 그거 안 받았었으면 택시에서 고생좀 했을 거예요.

 

이게 다가 아니라, 출국장 입장할때 짐이 커서 절대 기내반입을 못한다고 제지를 받고 있는데, 어디선가 대한항공 직원이 나타나서 해결해 주었죠...마치 먼 발치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던 것처럼 정확한 타이밍에 나타났습니다. 그 사람이 그때 그 곳을 지나가지 않았다면 출국을 못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는 보안검색에서 또 걸려서, 15인치 미러를 보안요원들이 이리 저리 주고 받으면서 검사할때는 피가 마르더군요.

미러가 보기에는 크기가 별로 안 큰데, 엄청 무겁잖아요. 저렇게 자기들끼리 던지듯이 주고 받다가 잘못해서 떨어뜨리면...

마치 어떤 거대한 어둠의 세력이 우리의 출국을 방해하고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아무튼 이런 짜릿한 경험은 살면서 한번이면 족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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