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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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호

안녕하세요. 이현호입니다.

야간비행에 회원가입하고 나서

제대로 된(?) 관측기 한 번 올릴려고 하는데 그게 잘 안되네요.

그래서 그냥 혼자 끄적댔던 것을 올려봅니다. 양해바랍니다.ㅠㅠ^^

 

 

하루는 기상청 위성사진 체크하며 시간 다보내고

일주는 주말을 고대하다가 결국 다음주를 기다리며

한달은 월령을 확인하다가 천상 또 다음달로 넘기고

그러다 끝내 못보면 '내년에 보지 뭐' 하는 모습에서

거기서 난 '인내'를 배웠노라.

 

평일일 지라도

하늘 상황이 엄청 좋다 싶으면

앞뒤 안보고 관측지로 달리는 모습에서

거기서 난 '결단'을 배웠노라.

 

혹 습도가 많아 관측을 망치거나

어김없이 또 삽질하는 날이면

"에이 안봐"를 연신 내뱉어대지만

'다음 관측때는 꼭 볼 수 있겠지' 하고 애써 스스로를 위안하는 모습에서 

거기서 난 '희망'를 배웠노라.

 

다른 사람 장비가 더 좋아보일 때

내가 못보는 것을 무조건 장비 탓으로 돌리지만

통장 잔고로 인해 지름신을 영접하지 못하는 모습에서

거기서 난 '절제'를 배웠노라

 

관측지서 고투마냥 휙휙 금방 찾고

또 해당 대상에 대한 특징을 줄줄 설명하는 고수의 모습이 부러워

돌아와 예습 복습을 하고 있는 모습에서

거기서 난 '열공'을 배웠노라

 

힘들게 하나 찾았을 때

그 대상이 엄청 멀리 있는 것을 깨닫고는

우주의 광대함에 새삼 놀라며

그간 인간사에 아등바등했던 것을 반성하는 모습에서

거기서 난 '겸양'을 배웠노라 

 

관측지서 제대로 된 관측은 하나도 못하고

다른 분에게 보여주고 설명하느니라

또는 라면, 오뎅 끓여주느니라 시간 다 보내고도 허허 하시는 어느 별지기의 모습에서

거기서 난 '인덕'을 배웠노라 

 

이제 알겠노라

'별보기'는 유별난 취미가 아니라

나에게 세상사의 여러가지를 몸소 가르쳐주시는

無言의 스승이었음을...

 

 

 

춘원 이광수의 詩  원문 <애인: 육바라밀>

님에게 아까운 것이 없이 무엇이나 바치고 싶은 이 마음

거기서 나는 보시를 배웠노라.

 

님에게 보이고자 애써 깨끗이 단장하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지계를 배웠노라.

 

님이 주시는 것이면 때림이나 꾸지람이나 기쁘게 받는 이 마음

나는 거기서 인욕을 배웠노라.

 

자나 깨나 쉴 사이 없이 님을 그리워하고 님 곁으로만 도는 이 마음

나는 거기서 정진을 배웠노라.

 

천하의 많고 많은 사람 중에 오직 님만을 사모하는 이 마음

나는 거기서 선정을 배웠노라.

 

내가 님의 품에 안길 때에 기쁨도 슬픔도 나와의 존재도 잊을 때에

나는 반야를 배웠노라.

 

이제 알았노라, 님은 이 몸께 바라밀을 가르치려고 짐짓 애인의 몸을 나툰

부처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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