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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지난 3월 20일~22일사이 '별을따는나무'의 이준오님과 '별아띠'의 김도현님을 만나러 갔었습니다.

망원경을 가지고 가면서 월령도 좋은 때라 별볼 기대도 많이 했답니다. 하지만 황사에 구름에 별관찰은 제대로 못했네요..

하지만 별빛만큼 밝은 별님들을 뵙고 왔습니다.

첫 관측기가 별님 관측기가  되었습니다!!



별을따는나무..


순천 시내를 떠난 차는 굽이굽이 길을 돌아 낙안읍성에 다다릅니다.

이름에 걸맞게 마음마저 편안한 느낌이 드는 마을입니다.

황사바람이 세찬 밤이었지만 성안의 마을 풍경은 포근한 어둠이불을 덮고 있습니다.

차는 성 외곽을 휘돌아 다시 길을 오릅니다.

산길을 따라 어둠이 점점 짙어지고 밤하늘과 점점 가까워집니다.

아스팔트 포장길을 달리던 차가 갑자기 ‘덜커덩’하더니 산골 농로길로 들어섭니다.

순간

아!  

도시 공간을 이탈하는 궤도에 올라선 느낌이 듭니다.

문명의 불빛세상에서 자연의 별빛세상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들어선 것이지요.  

그 좁을 길을 따라가면서 별을 만날 마음은 하늘만큼 넓어집니다.



드디어 도착한 ‘별을따는나무’..  

어둠 속에서 발을 땅에 내딛습니다.

슬쩍 둘러본 사방은 ‘없다’입니다. 인공의 불빛은 자취를 감춘 어둠입니다.  

준오님은 바삐 움직입니다. 별을 따는 나무들도 하나 둘 깨어납니다.



참 많은 나무들 옆으로 아담한 공간이 숨어 있습니다.

그 공간 안에 망원경이 쉬고 있고, 몇 권의 별책이, 포근한 이불이, 정겨운 기운이 함께 합니다.    

밤사이 별들은 구름 속에 꼭꼭 숨었습니다.

센 바람이 연신 문을 두드렸지만...

새벽 3시가 넘도록 준오님의 별이야기, 삶이야기가 방문을 꼭 붙들었습니다.  



밤하늘의 별이 그러하듯..

‘별을따는나무’에서 자라는 나무들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며 새로운 꽃과 향기와 열매를 보여줄 것입니다.

‘별을따는나무’에서 자연과 우주를 만나고 있는 준오님,

나눠주신 별빛 기운 고맙게 쓰겠습니다.  




이튿날



김동훈님을 만나 산청의 별아띠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모처럼 밝은 낮에 별뜨는 곳으로 가는 마음이 좋습니다. 즐겁습니다.

손수 지은 집을 보면 만든 사람의 마음이 읽히나 봅니다.

편안합니다. 시골 고향집을 찾은 느낌이 듭니다.

텃밭 농사를 하며 알고 지내던 분이 산청으로 귀농하셨다는데..

가서보니 김도현님의 앞집에 살고 계십니다. 세상은 참 넓고도 좁습니다.  



해질 무렵, 아직 해가 남겨놓은 빛 받으며 망원경을 폅니다.

늘 어둠 속에서 만지던 망원경도 햇빛 기운을 좋아하는 듯 가벼워 보입니다.

들국화님이 저녁밥 먹으러 들어오라는 소리가 마당까지 들려옵니다.

‘마당............’

잠시 어릴 적 고향 마당이 떠오릅니다. 해거름까지 마당에서 놀라치면

“밥 먹으로 와라.”

외치던 어머님 목소리가 정겨운 그리움으로 다가옵니다.  



정성스레 차려진 저녁밥상은 고향집 밥상 그대로 입니다.

저녁달이 늦은 밤까지 하늘을 지키는 동안 별아띠의 별님들을 만납니다.

김도현별님, 들국화별님, 여덟 명의 중학생별님, 최훈옥별님, 하기용별님..  

땅을 밝히는 별님들과 마음의 별빛을 나누면서 그렇게 밤은 깊어갑니다.

아주 오래전에 알고 있던 것 사람들처럼 편안하게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정 무렵이 되서야 망원경으로 하늘의 별을 만났습니다.

맑던 하늘도 잠시...... 어슬렁어슬렁 구름이 다가옵니다.

졸린 하늘에 구름눈꺼풀이 스르르 덮이는 것 같습니다.

3일 밤낮동안 땅과 하늘을 거닐었던터라 내 몸도 하늘과 같습니다. 더 욕심내지 않고 하늘의 뜻을 헤아립니다.

모처럼 깜깜한 방에서 깊은 잠을 청했습니다.

.


아침햇살 받으며 정갈한 아침밥에.. 소박한 귀농생활 이야기에.. 자유로운 대안학교 이야기에 소중하고 즐거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별은 빛을 만들고 빛은 마음을 밝히나 봅니다.

‘별을따는나무’ 그리고 ‘별아띠’에서 만난 별친구님들 덕분에

마음이 더 맑아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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