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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욱

1. NGC6675 – 하늘에 404 동생은 수도 없이 많다

2. NGC6688 – M100 동생은 연필로 불러야 나온다

3. NGC6703/02 – 흥행의 기본

4. PK64.9+15.5 – 나 PK 본 남자야



멋진 영화는 명 대사를 남긴다

나에게는, 97년에 본 Contact에서 조디포스터 언니가 했던 마지막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우주에 우리 뿐이면.. 그건 엄청난 공간 낭비가 아닐까?"

그리고 근래 작품으로는 타짜에서 혜수 누나.. " 나 이대 나온 여자야"

남겨진 명 대사는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된다

무한도전의 " 나 공고 나온 남자야" 자막을 보고 웃으려면 타짜를 보지 않고서는.. ㅡ_ㅡㅋ

나도 재생산 한번 해 보자.. "나 PK(Perek-Kohoutek) 본 남자야!!!!"

혜수 누나가 형사를 깔아보며 던진 그 한마디. 그 기분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근래의 관측은.. 요 몇년간 보기 힘들었던.. 한마디로 콕 찝어서 표현하자면

'전전긍긍(戰戰兢兢)'!!!!

몇 년 전에 2주일 연속 천문인마을 꽝이 난 이후로 최악의 상황이 아닐까..

자초지종은 아래 관측기에 적었으니 다시 언급하지 않으련다

(담담하게 적었지만 사실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관측 전날,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관측을 가신 싟형님께 전화를 했다

어지간하면 들을 수 없는, ‘최고야.. 너무너무 좋아’ 라는 음성을 핸폰 너머로 듣고 있으려니 기분만 더 우울해진다 ㅠ_ㅠ

다음날 정오.

예정되어 있던 매막수가 긴급 번개로 변경되었다

최샘이 몇십년만에 게시판에 글을 올려주실 정도로 좋은 날이었다

이틀전의 무리한 번개 감행으로 밀린 업무, 바닥난 체력..

다시 한 번 하늘을 돌아본다. 강남대로변 19층 회의실에서 보이는 view는 모든 것을 잊게 만들고

또 많은 것을 상상하게 만든다

GO!!

오늘까지 옆 부서에 보내주기로 했던 자료들, 내일 오전의 임원 보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나에게는 별 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니까.. 일 하느라 별을 못 보는 것은 천벌 받을 일이지’

스스로 최면을 걸고….;;;;

맨날 새벽에 들어가는 애가 6시 땡 치자마자 자리를 털고 일어나니 부서 사람들이 놀란다.

“강우가 너 왠일이냐?”   “조대리 집에 무슨 일 있어??”

집에 무슨 일은.. 일은 하늘에 있지 ㅡ_ㅡ;;;

이젠 별 보러 간다면 회사에서 아무도 말릴 사람은 없지만, 주중에 차마 별 보러 간다고 말하진 못하겠다

이틀 전에 탔던 6번 국도를 다시 타고 간다.  

오늘은 정말 확실할거야.. 주문을 외우며 영동고속도로를 타던 2005년 6월 11일과 같은 주문을 외우고 같은 기분을 느낀다

345 342 349.. 그리고 공사중인 도로.. 벗고개 관측지에 도착해서도 유혁님 남희님을 지나쳐서 한참을 더 올라가고 쇼를 한 뒤에

어렵게 관측지에 도착 ㅡ_ㅡㅋㅋ

하늘은.. 아~~ 아? 은하수가?????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하늘 컨디션이 어제에 비해 썩 좋지 않다 ㅡ_ㅡ;;

옆에서 유혁님이 계속 염장을 지르신다

“아~~ 어제는 정말 좋았는데.. 은하수가 진~~짜 멋졌는데~~~~~”

그만.. 그만.. ㅠ_ㅠ

마음을 추스르고, 장비를 세팅하고, 별을 본다. 애증의 별들.


관측일시 : 2009.6.24 22:00 ~ 6.25 1:00
관측지 : 양평 벗고개
관측자 : 최형주, 유혁, 김남희, 최윤호, Nightwid
관측장비 : Discovery 15”
투명도 : 5/6 -> 5.5/6 (자정 이후)

이틀 전 관측 후기에.. 제발 관측 전 준비 좀 하자고 썼는데,

이 날도 당연히 그렇다는 듯이 아무 준비도 없이 갔다

은하수가 명확히 보이지 않는 살짝 우울한 날.. 천정 부근에서 호핑이 쉬운 애들을 보기로 한다

그 자리에는.. 거문고 자리가 떠 계셨다

생각해 보니 거문고자리에서는 57 56과 따따블 말고는 본 애가 없는 것 같다

성도를 한 번 보자..

음?

오늘 빨리 출발한다고 아버지 차를 빌려서 출발했는데,

내 슥하이 아틀라스 성도는 항상 마님 차(동의어 : 우리집 차, 내 차)에 자동빵으로 실려져 있다

그러니 항상 관측 출발전 점검사항에도 빠져 있고, 오늘도 역시.. 성도의 현 위치는 우리 아파트 주차장 ㅡ_ㅡ;;

‘뭐.. 잘 됐어.. 간만에 우라노 좀 디벼주자”

NSOG에서 거문고자리를 보니 의외로 은하들이 꽤 있다



NGC6675 – 하늘에 404 동생은 수도 없이 많다


1:2 비율의 타원형 core를 가지고 있고, 은하면의 밝기는 거의 일정하다

그리 밝지 않은 별이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서, NGC404 같은 느낌이 난다

관측 기록지에는 melope 성운 느낌이라고 적어 놨는데.. 이게 먼가?

은하면이 빗살무늬를 띄었는지.. (설마)  

세부 묘사를 적어놓지 않아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NGC6688 – M100 동생은 연필로 불러야 나온다


6688과 세 별이 마름모꼴을 형성한다

'밝은 중심부와 아주 희미한 core, 약간의 타원형'이라고 메모를 해 놨는데

사진을 보니 밝은 중심부가 core이고, 표면 밝기가 낮은 나선팔이 halo를 형성하고 있다

약간 옆으로 누운 face-on인지 E1 정도 기울기의 타원형을 보인다

나선팔 가장자리 부분을 따라 13등급 이하의 별들이 도열해 있는데, 그건 보지 못했다

아마도 스케치를 했으면 볼 수 있었으리라..

사진을 보고 딱 생각난 것은

윤정한 형님의 10인치 M100 스케치..  밝은 중심부와, 피자 도우처럼 부푼 edge상.

아마도 비슷한 족속이 아닌가 싶다


NGC6688, sky-map.org 추출


http://www.sky-map.org/?ra=18.677833333333303&de=36.28944444400001&zoom=10&show_grid=1&show_constellation_lines=1&show_constellation_boundaries=1&show_const_names=0&show_galaxies=1&img_source=DSS2

구글 검색하다 찾은 사진인데, 놀랍도록 파워풀한 사이트이다

정말 호핑하는 것처럼.. 스위핑하는 것처럼.. 빠져드는 느낌이랄까 =_=;;

정밀한 하늘 사진이며.. 안시로 보는 듯한 은하 상이며..

장마 기간에 애용해야 할 듯 ㅋ;;

대체 어떤 자폐아가 이걸 만들었을까?????

얘기가 많이 샜는데, 여튼 6688은 어려우면서도 먹을 것이 많은..

꼭 한 번 연필로 그려주고 싶은 분이다


NGC6703/02 – 흥행의 기본


별 특징 없는 어두운 타원은하 두 개가 한 시야에 보인다

붙어 있는 애도 아니고, 나선팔도 없고, 잘 보이지도 않고 ㅡ,ㅡ;;;

마케팅 포인트가 없는 애들은 이젠 좀 지겨워진다.



PK64.9+15.5 - 나 PK 본 남자야

음.. 검색해도 사진 한 장 나오지 않는다. 별검색으로는 없는게 없는 구글.. 너마저.. ㅎㅎ

거문고자리에서 무슨 별짓을 해야 재미가 날까.. 하다가

전에 한 번 생각했던, M57 바로 위의 IC1296을 보기로 한다

마침 날씨도 점점 좋아지고 있어서, 한 번 시도해 보자..

sky-map.org의 IC1296 사진


움.. 간단 명료하게 실패 ㅎㅎㅎ

이정도 하늘에선 명함도 못 내밀겠다

근데 눈은 자꾸 더 어림없을 만한 애한테 시선이 간다

거문고 beta 위로 올라가다 보면 보이는 PK 행성상성운..

위치도 그만하면 찾을만 하고, 시직경도 좀 있어서 별이랑 구분이 가능할 것 같다


거문고 자리부터 시작..







UHC를 끼우니.. 아!!! 별이 아닌 무언가가 있다..

UHC를 빼니 그놈만 사라진다.   다시 끼우니,, 짠!!!!!

찾았다~~~~!!!!!!!!

최샘이 소리지르지 말랬는데. 개들 다 깬다고.

나도 모르게 나온 소리에 개들도 놀랐는지 잠깐 멍멍거리며 화답하더니 이내 조용해진다

옆에서 관측하시던 김남희님이 오셨다.

위치를 설명드리니 남희님도 이분을 찾아내셨다

김남희 님이 묻는다 "얘는 관측 포인트가 머에요?"

"포인트는 없어요  그냥 봤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는 대상이에요"

그렇다.

그냥 한번 본 거.. 안본 거랑 아주 작은 차이를 가진,

이름도 기억하기 힘든 PK 행성상성운 하나..

표면밝기가 얼마나 될까? 우라노 필드가이드를 찾아봐도 PK64.9+15.5에 대한 언급은 없다

머야.. Tirion 오빠.. ㅡ_ㅡ;; 책을 만들었으면 대상을 표시했으면 책임을 지셔야 될 것 아녀.. ㅎㅎ


김남희님의 질문이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PK64.9+15.5의 포인트가 멀까? 포인트가..

구글 야후에서도 그림 하나 찾을 수 없는 이 대상을..

지금까지 지구에서 살던 사람 중에 몇 명이나 찾아서 봤을까?

100명? 50명?

난 PK64.9+15.5를 관측한 선택받은 사람이야..

안봤으면 말을 하지마~~   달인 김병만 선생의 일갈이 살짝 공감이 간다 ㅎㅎ

이런 공명심이 나에게 더 어두운 것 더 안 보이는 것을 찾아다니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PK64.9+15.5를 보고..

본전을 뽑았다는 심리적인 안정을 찾고서, 남은 시간은 슬슬 명작 감상을 하며..

김남희님 유혁님이 싸오신 만두, 과자 등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 새벽 1시에 관측을 접었다

날씨는 점점 더 좋아지고 있지만.. 월급쟁이가 어쩔 것이오.. ㅡ,ㅡ;;;

이작 공개하지 않은 새 프로젝트 중의 하나가

‘각 목록의 1번 보기’입니다

1번이 빡실 경우 해당 목록 중 보이는 거 아무거나라도..

년초에.. 3월 22일에 싟형님과 대화 중에 떠올랐던 아이디어로, 틈틈히 실행해 보고자 합니다

그간 목록 보기 실적을 보면..

94년 Melotte 111
96년 Messier 57
97년 NGC 2903
97년 Lynds 906
97년 Tr 1
97년 Collinder 399
97년 IC 4665
99년 Barnard 92
04년 Abell 426
08년 Arp 299
09년 UGC 4526
그리고 이번 관측에서 Perek-Kohoutek 64.9+15.5

또 빠진게 있나? 어쩔 수 없지…ㅋ

정리 좀 해야지.. ‘1번 보기’ 관측 계획도 좀 세우고.. ㅋ

근데 PK 번호의 구성은 무슨 의미일까?

적경 적위는 아닌 거 같은데..  아시는 분 좀 가르쳐주세요 ^-^



다음 관측부터는, deep sky도 스케치를 해 보고자 한다

달 그릴 때는 불을 환하게 켜 놓고도 잘 안 보여서 백색 LED 램프를 한 손에 잡고 비춰가며 그렸는데,

암적응을 깨지 않을 정도의 어두운 빨간 불빛 아래에서도 그림이 될까

이 업계의 유일신이신 윤정한 형님께 이 고민을 말씀 드렸더니, 솔루션은 아주 심플하다

“눈 부릅뜨고 그려야지!”

그렇군…… 그런 비기가.. ㅡ_ㅡ;;;

시즌이 끝나기 전에, M100과 M83을 찾아서 봐야겠다

이유는 비밀인데,

아마 눈치를 챈 분도 계실 것이다

그 다음 대상은.. Houston 할아버지가 점지해 주시겠지 ㅋ



Nightwid 我心如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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