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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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욱

퇴근해서, 애기 재우고, 베란다를 열고 달이 보이면 달을 본다

망원경은 항상 조립이 되어 있으니..

작은 상을 앞에 놓고 맥주 한 캔 까고 월면도를 보면서

왼쪽 눈으로는 달을 본다

발 아래로는 시속 100km로 달리는 내부순환로의 소음

하늘 위로는 믿기지 않을 만큼 오묘한 구조를 숨기고 있는 하얀 달.




ARCHIMEDES, AUTOLYCUS, ARISTILLUS


달 표면을 한참동안 헤메다가 처음으로 정확히 확인한 지형 ㅡ_ㅡ;;
세 분화구가 마치 양자리처럼 생겼다
AUTOLYCUS에서 ARCHIMEDES 간 것만큼 한 배 더 가면 TIMOCHARIS
거기서 100도 꺾어서 한배 조금 더 가면 ERATOSTHENES.. 하는 식으로
마치 딥스카이 스타호핑 하듯이.. (아는 것이 그것 밖에 없으므로..)
그 자체의 아름다움보다도..처녀자리 T 3형제 같다고 할까?
우선은 달여행의 고마운 길잡이 역할을.. ㅎㅎ


PLATO


무지개만에서 이어지는 지름 104Km의 대형 분화구
얘는 우선 무지 깔끔하다.  그 넓은 분화구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빤질빤질. 싟형님이 언급하신 스케이트장을 염두에 두고 보니 오히려 다른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
성도 상에 보면 아주 작은 뾰루지 네 개가 존재하는데..
진삽이로 고배율로 도전해야 할 듯.. ^^;;
가장 인상깊은 구조는 분화구 서쪽 끝의 삐죽 나온 삼각형 모양의 부분.. 마치 쌍꺼풀(??) 같다고 할까 ㅎㅎ
생각없이 가볍게 볼 때는 그냥 공허한 거대한 크레이터였는데
보면 볼 수록, 월면도를 보고 공부를 하면 할 수록 더 잘 보인다
산맥 방향으로 조금씩 작아지며 나열된 작은 크레이터도 멋지다..


ERATOSTHENES


월면 적도 부근의 인상깊은 분화구.  코페르니쿠스의 축소판이다
작고 강렬한 이중(?) 분화구.  분화구 엣지 부분에 단층 같은 지형이 있다

STADIUS


희미하고 보일듯 말듯한 애만 좋아하는 nightwid.
달도 그런 지형만 찾는 나를 보면서 내가 스스로 놀란다..  나란 놈은 대체.. ㅡ,ㅡㅋ
월면도에는 분명 에라토스테네스 옆에 원형의 에라토스테네스 크기만한 분화구가 있는데..
실제 에라토스테네스 옆에는 아무것도 없다.
속았네.. 월면도 오류인가.. 하고 있는데
(주변시로 봤다면 거짓말이고) 주변시로 보는 것처럼 마음을 비우니 숨어 있던 STADIUS가 스르륵~ 나타난다
아!!! 이렇게 멋질수가..........
어쩌면 이다지도 딥스카이스럽단 말이냐.. ㅎㅎㅎ
아무것도 보이지 않다가 열심히 정성들여 봐야 옷을 한꺼풀 벗고 자신의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주는..
물론 나의 착각이겠지만.. 없던 달 기지가 땅 속에서 갑자기 솟아오른 듯한 신비..
아니, 그걸로도 설명이 안 된다
'소매는 길어서 하늘을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버선이여' 하는 시 구절이
왜 갑자기 생각이 날까. 그냥 딱 어울리는 감성이랄까....
아, 지금 생각해보면.. NGC246에만 쓰는 표현인 '은은하다'라는 표현이 무지 어울리는 애인 것 같다


CLAVIUS


달을 남북으로 종단하여 드디어 플로토부터 반대편의 찌그러진 거대한 크레이터까지 도달했다
관측 시작할 때 대충 월면도를 보니, 그 자리는 클라비우스였다
클라비우스는 무지개만과 함께 내가 원래 알고 있던 단 두 개의 달 지형ㅡ_ㅡ;; 중의 하나였으므로..
'에이 그건 아닐거야 클라비우스는 그렇게 생기지 않았어' 하면서 한시간 반을 더 찾아 왔는데..
결론은 가가가라는 것.. ㅎㅎㅎ
내가 아는 클라비우스는 거대한 크기에 분화구 안의 분화구가 점점 크기가 작아지며 호 모양으로 배치된 것이 포인트인데..
여명이 밝아오는 클라비우스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1:3 정도의 찌그러진 타원형에, (달의 입장에서는) 새벽 박명의 빛이라 분화구 능선만 쭉 이어진 한 줄기 윤곽선으로 보이고,
거대한 타원형 내부에는 높은 산의 봉우리로 추정되는 하얀 점 두 개.
B92 내부의 13등성 같은 분위기랄까 ㅡ_ㅡㅋㅋ
그럴리가 없는데, 얘는 산이 아니라 분화구만 많은 앤데..
다음날, 클라비우스에 빛이 완전히 비추자
어제의 그로테스크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이
평온한 클라비우스 본연의 (?) 쌩쌩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다음 월령 8일을 다시 기다려보자.. ㅡ,ㅡㅋㅋ


FRA MAURO


보자마자 아!! 하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빛의 영역으로 반 정도 나온 지름 99km의 크레이터
FRA MAURO의 한 쪽 끝은 그냥 뚫려 있다
STADIUS스러운 살짝 숨어있는 애..
PARRY라는 작은 크레이터가 분화구 벽을 공유하고 있다
한 호흡 지나서는 GUERICKE라는 은은한 크레이터까지..


KIES


심히 STADIUS스러운..
이 있는듯 없는듯 스러운 존재감이란 ㅋ
마치 심플한 반지 같다고 할까..


LONGOMONTANUS


월면도 상으로는 큰 분화구가 조그만 분화구 하나를 업고 있는 모습인데,
생각보다 잘 떠오르지 않는다
또 근처에 워낙에 분화구가 많은 지역이라.. ;;; 더 어렵다 ;;;;


SINUS IRIDUM


달을 전혀 보지 않을 때도, 무지개만의 장엄함은 익히 알고 있었다
무려 411km
서울 우리 집에서 울산 처가집까지 내비를 찍으면 딱 400km가 나오는데..
몇십광년짜리 크기의 은하들을 십수년 보면서도 그 실제 크기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 본 일이 거의 없는데,
(떨어진 거리에 대해서는 종종 생각한다 ㅋ)
달 지형이 울산만큼 멀다고 생각하니 무지무지 크게 느껴진다  (그럼 은하는 어쩌라고 ㅡ_ㅡ;;;;)
BIANCHINI라는 작은 분화구가 만 위에 걸쳐져 있고,
한쪽 끝에서 가까이 위치한 HELICON과 LE VERRIER도 인상적이다
이 초보가 무지개만을 제대로 다 보려면 아직 멀었다.. ㅎㅎ


J HERSCHEL


안시관측자들의 고문기술자 허셜이 하늘에도 있다니.. ㅋ 그것도 아주 가까이 ㅡ_ㅡ;;
누가 이름을 붙였는지
정말 허셜스럽다고나 할까 ㅡ,ㅡ
크기는 무지 큰데, 그냥 봐서는 보이질 않는다
거기에 그런 애가 있다는 것을 알고서..
열심히, 찬찬히 뜯어봐야 그 존재를 느낄 수 있다
복잡한 엣지, 내부의 많은 작은 지형들..
달의 가장 가장자리 부분이라 애들이 다 길쭉한 타원형으로 보인다
그 뒤로는 ANAXIMANDER와 CARPENTER가,
그 왼쪽에는 BABBAGE와 PYTHAGORAS가 자리잡고 있다. 허셜 외에는 다 잘 보이는 애들.. ㅎㅎ
BABBAGE의 중심에는 작은 분화구가 PYTHAGORAS의 중심에는 작은 산이 위치하고 있다


KEPLER


천문학자로서의 명성에 비해서는 매우 작은 분화구.
하지만 사방으로 뻗어나간 빛줄기들은 매우 인상적이다
코페르니쿠스의 현신이랄까 ㅡ_ㅡㅋ


SCHILLER


184km에 이르는 큰 분화구.. 하지만 달의 남쪽 엣지 부분에 위치하고 있어서
아주 길고 못생긴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ㅎㅎㅎ
주위에 큰 분화구가 없어서 매우 인상적인다


VALLIS SCHROTER


이름은 무지무지 많이 들어본 슈뢰터 계곡
이 계곡을 한참 보면서 감탄하면서도.. 이게 그 유명한 슈뢰터였다는 것은 아침에 월면도를 다시 보고서야 알았다
할아버지의 굵은 이마주름같은, 두 줄기 계곡이 달 표면을 사정없이 깊고 선명하게 긁어 놓았다
계곡의 끝에는 마치 이란성 쌍둥이 같은 두 개의 크레이터. HERODOTUS와 ARISTARCHUS
그 주위의 희미하고 복잡한 구조들도.. 다~~~~ 다~~~ 보인다
도저히 아직은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 지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휴~~~ 힘들어서 더 못 쓰겠다.. ㅎㅎ
nightwid의 초보 달운전.. 많이 지켜봐주세요 ㅎㅎ




                     Nightwid 我心如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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