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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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욱


달용이 프로젝트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우선 관측 환경.

우리집 베란다는 (당연히 그런 거지만) 한 방향만을 향하고 있다

다행히 남향이라 달의 움직임을 그나마 많이 추적할 수 있지만,

베란다 밖으로 고개만 내밀어서 보는 것이 아니라 좁은 베란다에 긴 망경을 종으로 세워놓고

나까지 뒤에 앉아서 봐야 하는 것이다보니 생각보다 각이 잘 안 나온다

우리집 베란다 상황으로는.. 남중 전후 2시간씩 총 4시간이 관측 가능 시간이다

그런데 달이 관측하기 좋게 저녁 시간에만 뜨는 게 아니니 가장 문제 ㅡ,ㅡ;;

새벽에 뜨면 못보고, 저녁에 야근하거나 회식하면 또 못보고

날씨가 안 좋아도 못보고 동쪽 아파트에 걸려서 못보고.. 이핑계 저핑계 대다보니

한달동안 제대로 달 관측을 한 날이 거의 없다.  아니 베란다 관측은 망경 사온날 이후로 한 번도 못해봤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지난 글에 예상했던 plan1처럼 그냥 빨래 건조대로 쓰일 판.. ;;;;


또 하나의 문제는 망원경 자체의 성능.

단돈 15마넌짜리 망원경이지만 광학적인 성능은 아주 훌륭하다

명색이 MEADE인데.. ㅡ_ㅡㅋㅋ



그런데 문제는.. 가대가.. 가대가.. ㅠ_ㅠ

가대가 너무 약해서 약간의 진동에도 상이 불안정하다

바람 한 번 불면 달달달

미동 한 번 돌리면 달달달

달용이라 이름을 지어서 그런가.. 듬직이나 튼튼이로 개명할까 ㅡ_ㅡ;;;

수직 수평 미동을 돌려서 상을 가운데 맞춰 놓으면 달달달 떨리다가..

바람도 안 불고 누가 움직이지 않으면 떨림이 멈추는데,

상이 안정될 때 쯤에는 이미 달이 아이피스에서 도망가는 중 ㅡ_ㅡ;;;;;

다시 시야 가운데로 잡으면 달달달..  기다리면 사라지고..

이게 머냐 ㅡ_ㅡ;; 고민할 필요 없이 최샘께 전화를 드리니..

"걔네는 태생이 달달거리는 애들이야 ㅡ_ㅡ;; 그러니 15만원이지 ㅡ_ㅡ;;;;"

헐.. 어쩔 수 없지..

장비가 열악하면 열악한 대로 output을 내자.. (정한형님 말씀)

15만원짜리 망경에 딸려온 아이피스는 26mm. 9mm 두 개인데,

26mm는 시야가 꽤 넓어서 그럭저럭 쓸 만 한데

9mm는 도저히 못 쓸 물건.

XL 7mm를 끼우니 무거워서 망원경이 막 넘어지려고 한다 ㅎㅎ

겨우 밸런스를 맞추고 보니.. 망경 광학계와 가대 소프트케이스 도합 15만원인데

아이피스는 하나에 30만원이다.. ㅡ.,ㅡ;;;;;;

머 그건 그렇고.. ㅎㅎ

아래 쓴 대로 보현산 별빛축제에 갔다가..

밤에 민박집 할아버지와 맥주 한 잔 하고 망원경을 셋팅했다

맑은 보현산의 밤하늘..

쌀쌀한 공기. 그리고 엄청난 이슬 ㅡ,ㅡ;;

동네 가로등은 천문대마을이란 이름에 걸맞게 모두 갓이 씌워져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1200 고지의 천문대를 위한 것. 땅바닥에서 관측하는 nightwid에게는 아무 관계 없는 일 ㅋ

한적한 시골마을 길가에 촘촘히 박혀있는 노란 가로등 덕택에

충분히 보일만한 하늘임에도 월몰 후에도 은하수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오늘 달을 보러 온 것.. ^-^

월령 8일의 달.

아~~ 공구리 잘못 친 달 표면.. ㅎㅎ 너무너무 잘 보인다.. ^^

그런데, 문제는..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ㅡ,ㅡ;;;

숙진이가 협찬해 준 76page짜리 달 지도를 자체 제본하여 한 손에 들고..

달 분화구와 하나씩 대조하면서 보려 하는데,

월면도는 너무 상세하고 달용이의 배율은 129배로 높지 않아서 성도의 감을 잡기가 상당히 어렵다

뭐 결국은 나의 무지 때문이겠지만.. ㅡ,ㅡ;; 언제 스카이아틀라스 어렵다고 불평해 본 적 있던가

언제 우라노메트리아 복잡해서 못 보겠다고 불평해 본 적 있던가

그 무엇보다도 찾아보기 쉬운 달 지도를 보면서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가 노력이 부족한 게 100% 맞다

한 1년 꾸준히 삽질하다 보면..

밤하늘의 별자리를 별 어려움 없이 머릿속으로 그리는 것처럼,

메시에 목록을 구구단보다 빨리 외우는 것처럼

달의 수많은 크레이터와 산맥과 계곡들을 대부분 알 수 있겠지..

여하튼 지금 당장은 너무 어렵다 ㅡ_ㅡ;; 어떻게 발음해야 할 지도 알 수 없는 애들이 대부분 ;;;

한참 헤메다가 한 30분만에야 위치를 파악했다

길잡이가 되어 주신 고마우신 분들은.. 아리스토텔레스 3형제

큰 크레이터는 아니지만 양자리같은 배치가 인상적이다

가장 궁금한 아이는 아리스토텔레스 반대편의 기묘한 형태의 분화구.

햇빛에 비추어져 크레이터의 가장 높은 부분만 살짝 보이는, 산으로 추정되는 두 꼭지가 반짝이는

쟤는 누구일까

월면도를 봐도 누가 누군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지.. 아리스토텔레스부터 길고 긴 길을 호핑으로 찾아가 보자 ㅋ

  

이렇게.. nightwid의 달관측 도전기가 시작되었습니다 ^^;;;

어떤 즐거움과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을지..

너무너무 궁금하고 설레입니다

별보기에 정답은 없으니깐..



아니, 윗줄을 쓰고 보니 딥스카이나 달이나 안시관측의 정답은 스케치라고 자꾸 생각이 기운다 ;;;;

이 복잡하고 오묘한 수많은 구조들을 대체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 것인가....

아직은 견적이 나오지 않지만, 우선 내 하고싶은 대로 관측을 진행해 볼 것인다

기회 될 때마다 베란다로 나가고 관측기도 올리고 공부도 하고..



달관측 선배님들의 많은 지도편달 부탁드립니다.... ^-^




                                                     Nightwid 我心如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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