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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호

솔로몬에서 판매하는 EDP60이란 망원경을 들였다. FS60CB가 있는데 또 왜 샀냐고 하면 그냥 예뻐 보여서 한번 보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60미리 굴절 망원경에 대한 나름 로망이 있다.

현장에 내려온 첫 주다. 술 마시는 거 빼고는 할 일이 없다. 그래서 심심해서 두 망원경을 비교해 보기로 했다.

외관 및 개봉기 그리고 사진상 사용기는 아래 박성래님의 좋은 글을 참조하기 바란다.


본 글은 오로지 안시 성능에 대한 것이다.
멀티플레이트가 있어 같이 올려서 바로바로 비교해보면 더 쉬웠을 텐데 고정 볼트가 없어 귀찮아도 어쩔 수 없이 두 세트를 펼쳤다.

EDP60.jpg

EDP60은 ED doublet에 초점거리 360mm F6이고 FS60CB는 Fluorite doublet에 초점거리 355mm F5.9로 거의 동일해 동일 아이피스로 비교 시 전혀 무리가 없다.
당일(10월 16일) 달이 떠 있지만 투명도 시상 모두 나쁘지 않다.

나글러 type 6 5mm 약 72배에서 둘 다 Edge에 아주 약간의 색수차를 보이면서 거의 동일하다. 2.5배 Powermate로 180배로 올려 크레이터 내부의 Detail을 비교해 보아도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토성
사실 고도가 낮고 밝기도 어두워져 비교에 적합한 대상은 아니지만 그래도 떠 있으니 보기로 했다. 72배에서는 너무 작아 별로 의미가 없다. 바로 180배로 올리니 둘 다 밝기가 확 떨어진다. 구경이 작으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나름의 Detail은 살아 있다. 둘 다 약간의 카시니 간극과 줄무늬를 확인할 수 있다. Edge 부분으로 점점 어두워져 그리 날카롭진 않지만 굴절 특유의 맛을 간직하고 있다. 역시나 둘의 차이를 확인하기 힘들다. 그러나 FS60CB로 관측할 때 짜증이 많이 났다. 달은 밝아서 그리 신경 쓰이지 않았는데 이전 작성한 Why FS-60Q라는 글 (http://www.nightflight.or.kr/xe/216838)에서도 언급했지만 FS60CB는 초점이동거리가 매우 짧아(25mm 정도) 초점이 맺히는 point(Sweet spot)또한 매우 좁을 뿐만 아니라 조절 시 많이 뻑뻑해 초점을 맞추기가 여간 힘든것이 아니었다. 시상이 좋지 않은 상황이면 초점을 제대로 잡고 있는 건지도 모를 정도이다. 그러나 EDP60은 Feather touch에 준할 정도로 훌륭한 포커서를 가지고 있다. 초점 맞추는 것에 아무런 스트레스가 없고 초점 이동 길이가 70mm에 이르지만 처짐 현상도 거의 느낄 수가 없다. FS60CB를 FS60Q mode로 변신하면 그나마 Sweet spot이 길어지지만 그래도 EDP60에 비할 바가 못된다.

화성
남중하고 있지만 거리가 근일점 대비 많이 멀어졌다. 이전 글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FS60CB는 붉은색 계열에서 취약하기 때문에 화성 관측에는 분명한 약점을 가지고 있다. 180배에서 역시 Edge의 붉은색 색수차가 확연히 두드러지고 표면의 무늬도 그리 Detail하지 못하다. 별하늘지기의 사진들을 보면 요즘은 모래폭풍이 약간 가라 앉아 남반구의 검은 무늬 및 극관도 약간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극관이 보이나 그리 또렷하지 못하고 무늬도 깔끔한 맛이 없다. EDP60으로 옮겨 간다. 보는 즉시 차이가 드러난다. 역시나 Edge의 붉은색 색수차가 보이지만 FS60CB에 비하면 상당히 적다. 표면에도 붉은 색수차가 덜해서 인지 표면 차체의 색감이 좀 더 하얗다. 그리고 극관도 좀 더 또렷하고 남쪽의 검은 무늬의 Detail도 FS60CB를 앞선다. 이건 FS60CB의 설계 상의 문제라고 밖에 볼 수 없는데 FS60Q로 변신하면 확연히 개선되는 부분이다.

다중성 (더블더블)
일단 결론은 보이는 모습은 동일하다. 72배에서부터 더블더블의 두 별이 죽 늘어져 분해가 될 듯 말 듯하다. 2초각 대를 불과 72배에서도 분해하려는 모습이 둘 다 얼마나 뛰어난 망원경인지를 증명해 준다. 180배로 올리면 완전 분해 할 수 있고 분해 되는 각거리도 동일하기 때문에 별 상의 크기도 동일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밝은 별 (베가)
베가는 A0 type으로 Blue-white의 색상을 가지고 있다. 베가로 색수차 및 회절상 확인, 그리고 망원경 시야 주변부의 별상 확인을 해 보기로 했다. 먼저 FS60CB로는 초점을 맞출 시 역시나 붉은색 색수차가 나타나면서 초점이 맞은 상황에서도 번져 나오는 붉은 빛이 나를 거슬리게 한다. 그러나 EDP60은 많이 억제되어 있어 나쁘지 않다. 두 망원경의 초점 내외 상도 거의 비슷하며 회절도 비슷하게 보인다. 베가를 아이피스의 외곽으로 옮겼다. 둘 다 코마 수차가 보인다. FS60CB도 별 상이 약간 퍼지긴 하지만 나름 점상을 보이려 한다. 이에 비해 EDP60은 코마가 어느 정도 보여 거슬리게 한다. 주변부의 별상에 대해서는 위의 박성래님의 사진 테스트 글에도 본 상황을 여실히 보여 준다.

기계적 부분
박성래님 글에서도 언급되어 있지만 FS60CB는 초점 이동거리가 짧지만 포커서의 단단함에 있어서는 EDP60보다 앞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안시만 하는 나에게는 이 짧은 포커서의 이동 거리 때문에 보유한 아이피스 중 에토스 8mm, Swan 40mm에서 초점이 나오지 않는다. 참고로 내 망원경은 위 사진에도 보이지만 2인치 천정미러를 꽂을 수 있게 가공한 Visual back을 장착한 상태다. 추가로 나글러 type 4 22mm 는 초점이 나오나 필터를 끼우면 필터 자체의 두께 때문에 아이피스의 더 뒤로 이동하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초점이 나오지 않는다. (초점이 더 안쪽에 있기 때문에) 저 배율로 필터를 끼우고 보면 즐거운 북아메리가 성운, 캘리포니아 성운, 베일 성운을 볼 때 초점이 맞지 않은 상태에서 밖에 볼 수 없어 짜증이 났다. FS60Q로 변환하면 나글러 Type 4 22mm, Swan 40mm와 같은 장초점 2인치 아이피스는 아예 초점이 나오지가 않는다. 다카하시에서 기본 제공하는 1.25인치 Visual back accessory를 조합하면 1.25인치 아이피스들은 초점을 나오게 할 수 있지만 2인치 아이피스는 사용이 어렵다. 이에 반해  초점 이동거리가 70mm에 이르는 EDP60은 모든 아이피스에서 초점을 잡아 볼 수 있으며 Feather touch에 준하는 포커서는 초점을 잡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여 준다.

나름 결론을 내리자면, 사진 찍는 분은 외곽의 좋은 별상과 포커서의 단단함을 가진 FS60CB가 더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EDP60이 주변상이 좋지는 않지만 색수차 및 기능적인 측면에서 나은 면을 볼 수 있다. 물론 FS60Q로 변신하면 색수차도 개선되고 별 상도 더 작아지기에 성능면에서는 가장 좋으리라 예상한다. 그러나 FS60CB는 약 100만원 대 FS60Q는 무려 130만원이 넘는 돈을 줘야 신품을 구할 수 있다. 안시만 하는 나에게는 성능 면에서 무리가 없으며 포커서의 유연함이 있는 40만원 중반대의 EDP60이 더 좋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본 글은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이므로 다르게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기분이 상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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