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새로운 댓글

조강욱


1. 5년간의 준비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201071

2. 정해진 대로, 계획한 대로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208431 

3. 일식을 맞이하는 방법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208617

4. 광야의 거대한 기적

5. 이국적인, 가장 미국적인

6. 모든 개기일식은 서로 다르다



======================== 21 August 2017 ========================


드디어 개기일식의 D-day가 밝았다

사실 날이 밝기 훨씬 전에, 새벽부터 일어나서 분주히 준비를 시작했다

서두른다고 바삐 움직였는데도 짐 챙기고 청소하고 출발하니 아침 6시가 되었다.

늦었다.. 차 막힐텐데.


중차대한 운전이라 The best driver인 한솔형님이 운전대를 잡았다. 

도로는 이미 정체 상태. 다행히도 멈춰 서있지는 않다

20170821_060505.jpg


하늘도 충분히 성공할만한 조건이다. 

저 멀리 제퍼슨 마운틴 뒤로 약하게 The Belt of Venus도 보인다

20170821_061615_00770.JPG


곧 사라질 오늘의 주인공

20170821_062134_00774.JPG


우리가 찍어놓았던 모든 갓길 후보들은 

우리보다 빨리 출발한 사람들에게 이미 fully booked 되었다

20170821_062236.jpg


20170821_063257.jpg


20170821_064019.jpg


20170821_064023.jpg

늦었네 늦었어..


우리의 숨겨진 비밀 관측지

20170821_064327.jpg


이름 모를 임시 캠핑장에 도착.

20170821_065215.jpg


20170821_065456_00778.JPG


베스트 드라이버 덕분에 늦지 않게, 계획했던 7시가 되기 전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하늘도.. 이 정도면 완벽하지는 않지만 95%는 성공 가능하다

20170821_071231.jpg


장비 세팅 중

20170821_075603_00780.JPG


혼자 장비 4대를 들고 오신 욕심쟁이 김동훈님

20170821_080430.jpg


국내에선 한번도 같이 관측한 적 없지만 해외 원정만 4번째 동행이다

(동행은 아니지만 근처에 있었던 것까지 합하면 6번)

20170821_082217_00794.JPG


2012년 호주 케언즈 이후 5년만의 개기일식을 위해 커플티를 맞춰 입으신 임상균님 부부

20170821_082015_00789.JPG


위 임상균님 망경의 햇빛 가리개 뒤에는..

20170821_072513.jpg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


호주와 북극에 이은 세번째 원정 동행. 원정대의 정신적 지주 이한솔님

20170821_082237_00795.JPG



일식이 시작되기 전에 다같이 기념사진 한장! 

20170821_081709_00781.JPG


아니 몇 장

20170821_081837_00784.JPG


왼쪽부터 임상균님 부부, 조강욱 가족, 김병수님 가족, 김재곤님, 이한솔님, 김동훈님

20170821_081903_00785.JPG


말레이시아 팀은 국기를 가지고 왔다

다음번 칠레에선 나도 국기를 함 날려볼까?

20170821_082301.jpg


나도 이런 농장 하나 있음 정말 좋겠네!

20170821_082334.jpg 

아무때나 차 끌고 가서 조용히 밤새 아무 신경 쓰지 않고 별볼수 있는..

20170821_082353.jpg



드디어, 예정된 시각에 부분식이 시작되었다.

어짜피 이미 계산된 것, (천재지변이 없는 이상) 예상이 맞은 것은 당연한 것인데 

그 시각에 0.1%쯤 진행된 일식의 그 작은 흠을 먼저 찾아보는 것은 의외의 재미가 있다

스케치를 하고 나서 사진과 비교해 보며

내가 그린 (그 전까지는 몰랐던) 구조가 사진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느끼는 희열과

비슷하다고 할까?



일식을 기다리는 방법

20170821_084222.jpg


20170821_091252_00798.JPG


일식을 기다리는 방법 2

20170821_091313_00799.JPG


일식을 기다리는 방법 3

20170821_094715.jpg


일식을 기다리는 방법 4

20170821_100442.jpg



다들 부산히 사진을 찍고 감상하고

나도 캠핑 체어를 펴놓고 앉았다

호주에서 흐린 하늘 아래서 일식을 놓친 후  

5년간을 기다린 순간.

물론 그 사이 북극의 만년설 위에서 완벽한 일식을 만나긴 했지만

이번 미국 원정처럼 오래 기다리진 않았었다


사진은 아마도 수백만명이 찍고 있을 것이고..

나는 그림을 그려봐야겠다

그렇다고 그 아까운 일식의 순간에 그림을 그린다고 종이에 고개를 파묻고 있을 수도 없고

그냥 보고 머리에 가슴에 담아 둬야지


태양이 많이 가늘어졌다.

하늘이 조금 어둑해졌다.

날씨도 조금 서늘해졌다.

개기일식 6분 전, 초 단위로 맞춰 놓은 알람이 울린다

블루투스 스피커로 9분짜리 연주를 틀었다. 

개기일식 종료에 정확히 맞게 연주가 끝나도록..

쇼팽 발라드 1번이다

황량한 벌판의 장엄한 일식과 아주 잘 어울리지 않을까?


지난 북극 원정에서 촬영한 개기일식 풍경 동영상에 

의도치 않게 틀어 놓았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이 배경음악처럼 녹음되었었는데

( 관련 영상 https://youtu.be/rbPYrVQHUi4 )

그게 참 좋았어서

이번엔 의도하고 만들어 보았다


카메라도 동영상 모드로 맞추어서 녹화 시작.

태양은 그저 덤이다

일식에 맞추어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색과

그 밑에서 환호하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그 주인공이다


눈썹달 같은 태양, 

개기일식 카운트다운,

그리고 다이아몬드 링.


다이아몬드 링과 동시에 여기저기서 

가까이서, 그리고 멀리서도 환호성이 들린다


눈부신 마지막 빛줄기가 지나가고

약속된 검은 태양이 모습을 드러냈다

네번째 보는 (한 번 실패한거 빼고) 검은 태양인데

황야의 일식은 그 크기가 더더욱 커 보인다. 

지평선 근처에서 보이는 칭동과도 관계 없을텐데 왜 더 크게 보였을까?


코로나 또한 그간 본 개기일식 중 가장 밝고 화려했다

그리고 홍염. 

70mm 쌍안경으로 홍염을 자세히 관측했다

그 난리통에 확대해서 본다고 깊이있는 관측이 되진 못하겠지만

여튼 맨눈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 봐야지

최대한 많이 기억하고 그림 한 장 남기려면 말이다.



그리고 2분여 뒤 정해진 시각, 달 크레이터와 산맥 틈에서 태양의 첫번째 빛줄기가 비치고

다시 몇초만에 아무일 없었다는 듯 태양은 다시 눈썹달 모양이 되었다.


개기일식 광경의 완벽함은 북극의 설산보다는 덜한 것 같지만

황야의 개기일식은 또 다른 느낌의 비교하기 어려운 장엄함이 있었다


사진이야 이 글 아니라도 볼 데가 많을 것이니..

Eclipse Chaser들의 뒤에서 저 혼자 촬영된 동영상만 공유해 본다


개기일식 6분 전부터 개기일식 종료시까지

https://youtu.be/25x6EnMKp-Y


개기일식 20초 전부터 개기일식 종료시까지

https://youtu.be/r3CxVI4EYHw


개기식이 끝나고, 그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모두 부산하게 짐을 싼다

6시간 뒤 포틀랜드 공항에서 라스베이거스 행 비행기를 타야 하기 때문이다


포틀랜드 공항까지는 2시간 조금 넘게 걸리는 거리. 

렌터카 반납을 생각해도 국내선 탑승에 4시간 여유면 충분할 것 같지만

마드라스에서 공항까지 가는 길이 하나 뿐이라는 것이 함정이다


부분식 완료까지 충분히 즐기지 못하고 

개기식 종료 직후 20여분만에 모든 짐을 정리하고 출발했는데도

이미 늦었다. 예상된 고난..

20170821_105813.jpg


20170821_125710_11010.JPG


길거리에서 마음을 졸이며 4시간을 소비하고 공항 근처 와서야 겨우 정체 탈출!

20170821_144313.jpg


서둘러서 공항 수속을 하는 중에

FOX TV 리포터 언니가 잡아세운다. 

바쁘다고 거절했더니 티켓팅 카운터 앞에서 우리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여러 아시안 애들이 일식 티셔츠를 맞춰 입고 있으니 그림이 되겠다 생각한듯. 


굳이 피할 이유도 없어서 인터뷰에 응했다

질문 잘못 알아듣고 딴소리도 해가면서 3분 정도 떠들었는데 

다 짤리고 그들이 좋아하는 '북한 개그' 하나만 살아 남았다 ㅡ_ㅡ; 

(1분 17초 쯤부터 5초 정도 나옴. 버퍼링 주의) 

http://www.kptv.com/clip/13621001/people-head-back-to-pdx-after-trip-to-oregon-to-watch-eclipse



Oregon아 안녕~ 짧은 시간이지만 고마웠어

20170821_165500.jpg


네바다 사막으로 갈수록 풍경은 점점 황량해지다가

20170821_182420.jpg


뜬금없이 도시 하나가 나타났다. 

사막의 도시 Las Vegas다

20170821_182922.jpg

20170821_183616.jpg


공항의 빅재미는 역시 그 지역의 특색이 반영된 Local Hello Kitty 수집이 아닐까 

(40대가 된 아재의 취향으로는 좀 안어울리긴 하지만..)

20170821_185819.jpg

(하지만 Oregon대학교 미식축구팀의 녹색 티셔츠를 입은 Kitty는 그간 본 가장 못생긴, 엉성한 키티였다)


라스베이거스의 호텔은 어디 밀폐된 공간이 아니라 

오픈된 호텔 로비에서도 겜블링과 흡연와 음주가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역시 Sin City!

20170821_194127.jpg

가족들과 오기엔 조금..


여기 사람들은 낮에 하늘에서 부분일식은 찾아 봤을래나..

환락의 도시 어디에도 

개기일식 얘기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20170821_204851_11012.JPG


20170821_205625_11020.JPG


20170821_205338_11014.JPG


20170821_210238_11022.JPG


20170821_223655_11049.JPG


약간 한국 스타일의 통닭집에서 개기일식 성공 뒷풀이. 

생각해보니 오늘 처음으로 제대로 앉아서 먹는 식사였다

20170821_213920_11042.JPG


2년 뒤 칠레에서도 활짝 웃는 얼굴로 개기일식 뒷풀이를 하게 되기를.


 




                       Nightwid 無雲



1. 5년간의 준비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201071

2. 정해진 대로, 계획한 대로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208431 

3. 일식을 맞이하는 방법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208617

4. 광야의 거대한 기적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208727 

5. 이국적인, 가장 미국적인

6. 모든 개기일식은 서로 다르다



돌아가기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