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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욱


우리나라 여름 날씨는 정말 답이 없다. 별쟁이 입장에서 말이지..

 

5월까지는 맑은 날이 많았는데, 그 이후로는 주말에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한솔형님이 814일 임시공휴일에 홍천에 가신다 하여 무조건 따라나섰다

 

날씨는 오리무중이었는데 몇 달을 굶으니 배가 고파서 뭐라도 먹으려고..

 

그리고 밤날씨 예보에 능한 한솔 기상청에서 추진하는 건인데 최소한 본전은 뽑겠지 하는 생각으로..

 

원래 다음날 하계교원연수 강의로 소백산에 가야 하여 아침 일찍부터 출발할 예정이었는데

 

겸사겸사 홍천 찍고 다음날 소백산까지.. 2박 관측을 위해 그동안 모아 두었던 포인트 대 방출!

 

 

고속도로 무료의 여파인지 끝없는 차량의 행렬을 헤치고 겨우 홍천에 도착하여 하늘을 보니

 

다행히 아직 하늘이 열리지 않았다

 

그 하늘에도 배고픈 별쟁이들이 이미 여럿이서 대기중.

 

홍천 뿐이 아니라 청옥산에도 광덕산에도 아홉싸리재에도

 

기아에 허덕이는 불쌍한 사람들(?)..

 

 

한참을 기다리다가 이거 영 빨리 개일 기미가 보이질 않아서

 

치맥이라도 하면서 기다리자고 읍내의 치킨집에 배달을 시켰다

 

(이 깡촌까지 진짜 오더라..)

 

 

한솔형님 잘 먹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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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쯤, 하늘 개었나 한 번 보자고 밖에 나갔는데

 

이게 웬걸, 갑자기 빗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세팅도 완벽하게 해놨는데.. 이걸 어떡하지.. 고민하는 중에 비가 더 쏟아진다

 


꽝!

 

다른 분들도 치맥 하다 말고 전력질주 하여 망경 해체에 바쁘다

 

 

별 보는 사람이야 관측지에서 언제든 꽝을 맞을 수 있지만

 

어지간하면 비는 안 맞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하늘이 개었다

 

PST를 꺼내서 하늘을 보니 오늘 홍염이 대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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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희형님 쿼크로 태양을 보니.. 이거 진짜 사진 붙여 놓은게 아닐까 싶을 만큼 기가 막힌다

 

너무 잘 보여서 현실감이 잘 들지 않는다

 

딴 생각 말고 있는 거나 잘 봐야지..

 

 

 

아침 먹고 소백산으로 출발.

 

전국 천문대 중에 최고일 소백산천문대 밥을 점심부터 먹으려면 부지런히 가야 한다

 

 

정오에 죽령 휴게소 도착, 공원 출입차량 표지판을 받고 소백산 임도를 오른다

 

땡볓이라 등산객도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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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국립공원 산길을 운전해서 오르는 맛은 정말로 환상적이다

 

(비켜 서야 하는 등산객들에게 항상 미안하긴 하지만..)

 

 

강사용 VIP 숙소. 이거 좋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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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값 침대값 해야지.. 태양이 보이길래 바로 관측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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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보던 홍염이 점점 커져서

 

10시 방향에는 비스듬히 누운 정원수 같은 모양이 되어 있었다


소백산천문대.jpeg

 

어제 관측도 꽝 났는데 이거라도 그려보자..

 

150815 홍염.jpg

 

 

밤에는, 기적적으로 맑은 하늘이 펼쳐졌다

 

강사로 간 것이라 내 관측은 전혀 하지 못했지만

 

그 만나기 어려운 소백산의 은하수를 접견하니 감개가 무량하다

 

밤하늘 그 어떤 대상이 은하수보다 아름다울까?

 

그저 우리은하 중심 방향을 쳐다보는 것 뿐일텐데 말이야....

 

 

 

일주일 뒤 주말, 잠시 여유시간이 생겨서 집 앞 공터에 짐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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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태양이 이 정도는 보이는 걸까?

 

오늘도 여기저기서 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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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방향의 홍염은 그간 내가 본 애들 중에 가장 대규모가 아닐까 싶다

 

같은 날 최정규님도 인천 어딘가에서 같은 아이를 보셨다 (내가 보기 6시간쯤 전의 모습이다)

 

http://cafe.naver.com/skyguide/160242

 


나는 그 애들에게 Metropolis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공교롭게도 거의 대칭으로 네 방향으로 홍염이 있어서 4분할 스케치를 만들려고 했는데

 

마지막 아이를 그리려니 구름 때문에 더 이상 그릴 수가 없다

 

한 시간을 더 기다리다 철수.

 

150823 홍염.jpg

 

 

홍염 관측의 매력은, 지금이 아니면 똑같은 아이는 절대로 다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홍염을 관측할 때마다 이름을 지어준다

 

다시는 볼 수 없을 그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어서..

 

 

 

 

철수하려는데 예별이가 놀러왔다

 

태양이 지금 안 보인다고 하니, 저기 있지 않냐며 육안 관측 스케치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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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예별인데 이 정도는 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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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ightwid 無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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