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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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구

힘든 주간이었습니다. 밤을 새워 일을 한 날이어서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지만 하늘도 맑고, 한동안 제대로된 관측을 못했었기 때문에, 잠을 자더라도 관측의자에서 자자는 생각으로 벗고개로 향했습니다.
 
하늘은 꽤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상태와 그저그런 상태가 오락가락 했지만 구름은 없었고, 제가 벗고개에서 경험한 은하수 중 가장 진한 은하수를 보았습니다. 다만, 관측 초반에는 군사훈련 때문에 차들이 왔다갔다 해서 신경이 쓰이고 암적응도 잘 할 수 없었다는 점이 좀 아쉬웠습니다.
 
 
 

◆ 명왕성

드디어 명왕성을 보았습니다. 전자성도를 들고 별을 더듬어 찾아가 보는데, 그런데 이상하네요 아이피스에서 별을 하나씩 더듬어 명왕성으로 가까이 다가갈수록 가슴이 미칠듯이 두근거리는 것이 아닙니까. 그동안 이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가슴이 뛰더군요. 명왕성을 간절하게 보고싶어 했던 것도 아닌데 이상합니다. 갑자기 그것이 특별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는지 요동치는 가슴이 진정되지를 않습니다. 명왕성을 찾아내자 두근거림이 잦아들더군요. ㅎ 아무튼 자리를 확인하고 처음에는 주변시로 보이는데, 익숙해지자 직시로도 아주 희미한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별 특별할 것도 없는 (특별히 흐리긴 하군요 ㅎㅎ) 희미한 점에 불과한 명왕성을 보는 감정은 표현하기 힘든 묘한 느낌이었습니다.
  
pluto.png  
[ 명왕성 위치. (사진: SkyView에 추출 후 위치 표시 추가) ]
  
 
◆ HCG55 주변 (용자리)

 
출발 전에 오늘은 뭘 볼까 생각하다가 전에 장형석님께 받아서 제본해 놓았던 Hickson Compact Group 성도를 챙겨 나왔습니다. 힉슨을 한두개 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었는데요, 도착이 늦어 사자자리와 큰곰자리에 노리던 몇개 대상이 서쪽 산 뒤로 넘어가버렸네요. ^^;

용자리에 있는 HCG55 (UGC6514)와 주변 왕건이 은하를 찾아봤습니다.
 
hcg55-ngc3735.png  
[ HCG55와 NGC3735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 NGC3735
HCG55를 찾을 때 용자리 람다에서 시작해 NGC3735를 찾고 3735를 이정표 삼아 아이피스 호핑을 해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 3735가 그냥 이정표로만 삼고 넘기기에는 아쉬운, 꽤 볼만한 측면 은하입니다. 핵이 느껴지지는 않지만 코어 부분이 길쭉한 타원형으로 제법 밝게 보이고 주변시로 길게 늘어난 헤일로를 알아볼 수 있는 아름다운 은하입니다. (위 사진의 왼쪽 아래 은하)
 
- HCG55
위 사진에 동그라미로 표시한 부분입니다. 주변시로 희미한 점이 보입니다. 조금 더 보고 있으니 그 점이 남북 방향으로 길이를 가지고 있는 물체라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제대로 본 것인지 확신이 필요해 진우님과 남희님께 확인을 부탁드렸는데 보인다고 하시네요 ^^
 
 
- NGC4236

ngc4236.png

[ NGC4236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HCG55를 찾으려는데 성도에 큼지막한 놈이 근처에 있으니 들러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용자리 람다별과 카파별을 잇는 선상에 있는 은하입니다.
12mm(166배)로 보았을 때 사진의 위 아래 양 끝 밝은 두 별이 시야 양끝에 보이고 그 사이에 뭔가 희미한 물체가 넓게 퍼져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꽤 큰 은하인데 표면 광도가 상당히 낮은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얼룩덜룩한 성운기가 남북 방향으로 긴 영역에 흐릿하게 퍼져 보이는 코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상의 헤일로는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다만 위쪽의 살짝 구부러진 듯한 얼룩이 더 보입니다 (화살표로 표시)
그 구부러진 듯 보이는 부분이 나선팔의 시작부분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 (스카이 사파리에는 불규칙은하라고 나오는데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막대나선은하라 나오네요. 사진으로 보기에도 나선은하처럼 보입니다.)
 
 
 

◆ NGC6939, NGC6946 (케페우스 산개성단+나선은하)
 
ngc6939-6946.jpg  
[ NGC6946 은하와 NGC6939 산개성단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저배율 한시야에 볼 수있는 산개성단과 나선은하입니다. 예전에 12인치로 보았을 떄 6939 산개성단만 잘 보이고 6946은하는 너무 흐리게 보여서 다음에 구경 올리면 꼭 봐주리라 했던 대상입니다. 세상에나 17.5로 보니 은하가 그냥 뙇! ㅎㅎ 6939는 잔별들이 잔뜩 들어있는 멋진 성단이고 6946은 제법 밝고 얼룩덜룩한 헤일로가 보이는 멋진 정면 나선은하입니다.

 
 

◆ M51 옆 NGC5198 (사냥개자리 타원은하)
 
ngc5198.jpg  
NGC5198 (사진: SkyView에서 추출)
 

 M51이 떠있는 날엔 언제나 M51을 봐줘야 한다는 강박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M51을 감상하고 옆에있는 5198을 처음으로 찾아가 봤습니다. 특별한 감흥이 없는 타원의 덩어리 이지만 그래도 봤다는 마음으로.. ㅎㅎ

 
 
나머지 시간에는 메시에들을 보며 놀았습니다. 망원경을 큰놈으로 바꾸면 메시에 볼일 점점 없어진다고 하시지만 큰 눈으로 보는 놀라운 광경을 좀 더 즐기고 싶은 마음이 아직 더 큽니다. ㅎㅎ 이번에도 입을 다물지 못하며 명작들을 감상하다가 아마도 4시쯤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관측 장비>
망원경: 별고래 (17.5인치 돕소니언)
아이피스: Nagler 12mm, Ethos 8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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