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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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범규

어제 처음으로 천문인마을에서 열린 메시에마라톤에 참가했습니다.

그동안의 관측은 거의 나홀로 관측이거나, 많아봐야 4~5분 정도의 소수인원이

모인 자리에서 주로 관측을 했었기에 관측지에 차량이 이렇게 많이 모인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어제는 황사와 연무로 인해 대기상태가 썩 좋지 않았습니다.

행사진행을 맡으신 김남희님 말씀으로는 메시에마라톤을 하면서 날씨가 좋았던적이

거의 없었다고 하네요.      별하늘지기의 운영진이신 안해도님 말씀으로는 메시에마라톤

말고도 천문행사를 열었다하면 하늘이 흐려지는것이 거의 징크스라고 합니다. ^^;

하룻밤내내 천정부근에서조차 4.5등급의 별이 거의 보일락말락할 정도였고,

가장 하늘이 좋았을때조차도 4.8등급 정도의 별이 간신히 보이는 정도로 연천 장남면은

커녕 강서중학교의 맑은날 정도와 비교될락 말락할 정도로 하늘이 썩 좋은편이 아니었습니다. 


이번에 성도와 파인더없이 메시에마라톤에 도전한다고 했었는데, 괜히 질렀다는 후회가

살짝 몰려오더군요...  ;;;

원래 혼자 관측할때는 거의 최상의 조건에서 관측을 해왔었고, 그러한 환경에서 대상을

탐색할때 사용하는 플랜A는 관측대상을 직접 육안으로 식별해 한방에 도입하거나,

그 대상과 가장 가까운 5.9등급 안쪽의 별을 시야안에 도입한 다음에 대상을 찾는 것인데,

어제와 같은 여건에서는 몇 개의 대상을 제외하고는 전혀 불가였습니다.  

성공한 대상의 예로는  M1, 4, 41, 44, 45, 47등의 대상들입니다.  


그렇다면 플랜B~

대상에서 조금 더 떨어져있는 4등급 이상의 별에서 별들및 은하의 줄기를 따라서 호핑하는

방법인데,성공한 대상의 예로는 마카리안 체인을 비롯하여, M63, 83, 92, 101, 106등등이었으나, 

이 방법 역시 상당수의 대상들에서는 사용하기 어려웠습니다.   ㅎ.....

특히나 원래는 플랜A였던 M31이 플랜 B로 수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플랜C!!

그냥 대충 감으로 특정장소를 찍은 다음에 무작정 빗자루로 천천히 쓸어가듯 관측하는

방법인데,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성공한 대상의 예로는 M3, 14등이었습니다.

특히 길잡이별이 전혀 보이지 않았었던 새벽 3~4시경에 전갈자리와 궁수자리쪽을 훑을때는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궁리끝에 생각해낸 것이 플랜D!!    역주행이었습니다. 

궁수-방패자리의 대상을 관측할때는 항상 M8-20-21-24-18-17-16을 거쳐 몇군데의 성협과

별무리를 지나 26및 11로 옮겨가곤 했는데, 궁수자리의 별들이 육안으로 보이지 않았던

어제 새벽의 조건에서는 그렇게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잘보이는

독수리자리의 주둥이에 해당하는 람다별에서 시작하여M11-26-은하수내의 별무리를 거쳐

역주행을 했습니다.     옆에서 안해도님이 농담삼아 이야기했지만, 이때 누군가 툭하고

경통을 건드리면 처음부터 다시해야 하는 참사가 벌어지지요.   ^^;

플랜C와 D를 배합한 플랜E까지 쏟아낸끝에 독수리자리에서부터 궁수주전자 밑바닥의 대상들까지

겨우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한잠 자고 새벽3시쯤 다시 나와서 하늘을 보았을땐 포기해야 하나 싶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새벽4시가 넘어가면서 하늘이 조금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새벽 무렵에 72,73, 30과 뜻하지도 않게 저녁무렵에 놓쳤던 대상들을 제외하고

최종결과는 103개를 찾았습니다.    시상식때 어느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밝아오는 하늘에 하얗게 빛나는 대상을 찾았을때 느끼는 희열감은 좋은 관측지에서

대상을 편하게 관측할때에는 느낄 수 없는 메시에마라톤에서만 느낄 수 있는 희열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번의 메시에마라톤은 김남희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대단한 실력을 지닌 분들이 대거

참석해서 어제의 그 하늘에서도 100개 이상을 찾은 사람이 4명이나 있었습니다.

어제 입상권에 있었던 분들의 실력들과 끈기라면 정말 좋은 여건에서는 모두 109개를 찾아내고도

남겠더군요.


멋진 메시에마라톤을 기획해주신 조강욱님과 행사진행과 강의등을 맡아주셨던

김남희님, 김철규님, 부산에서 오신 박한규님께 감사드리고, 1등하신 박진우님 축하드립니다.   

다음에는 좀 더 많은 분들이 성도없는  메시에마라톤이나 메시에목록과 밝은 NGC등을 섞어놓은 200선

마라톤등도 진행하면 더 재밌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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