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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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구

1주일도 안지났는데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해지네요.

지난주 금요일 김남희님, 김민회님, 반형준님과 홍천 괘석리에 다녀왔습니다.

좋은 날, 즐거운 관측이었습니다.

(반형준님 반가웠습니다. 자주 뵙길 바랍니다 ^^)

 

 

<한 해의 마무리>

2014년이 시작할 때 한 해 목표를 24회(월 평균 2회) 관측으로 세웠었습니다. 그런데 이날이 20번째 관측이었네요. 아쉽지만 목표는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별고래가 안내하는 신세계>

17.5인치(별고래라 이름 붙였습니다)로 처음 나가는 관측이었습니다. 전에도 김남희님 옆에서 자주 얻어보긴 했지만 이렇게 계속 붙들고 보니 정말 신세계를 느낍니다. 한동안 구경이 커졌다는 생각을 못하고 이렇게 잘보이다니 오늘 무슨 날인가 했는데 한참 지나서야 아 내가 지금 17.5인치로 보고 있구나 했답니다 ㅎㅎ

 

 

<범인은 맥주? 아니면 노안?>

도착해서 장비를 설치하고 달 떨어지길 기다리며 김남희님, 김민회님과 맥주 한잔를 했는데요, 달이 지고 관측을 시작하러 나갔더니 계속 눈 앞이 뿌연게 별들이 흐리멍텅 합니다. 시간이 좀 지나도 여전하길래 하늘이 지난번보다 못하군요! 했는데, 알고보니 제 눈이 침침한 거였습니다. 한참 시간이 지나서야 원래대로 눈이 돌아오더군요. 워낙 제가 술기운이 빨리 도는 편이라 이것이 술 한잔 때문인지, 아니면 눈이 안좋아져 이제 암적응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지게 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안과에도 한번 가 볼 생각이고, 앞으로 관측 전 한잔은 삼갈 생각입니다. ^^;

 

 

<누구나 처음엔 실수를, 그러나 너무 심했던 실수 퍼레이드>

즐거운 관측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실수 퍼레이드를 벌인 날이기도 합니다.

일단 어퍼케이지에 다는 차광용 후드를 집에 놓고 왔다는 사실을 도착해서 알았습니다. 접안부가 꺾여있는 구조상 외부 잡광을 가리기위한 후드가 필수적이군요. 때문에 먼곳에 잡광이 있던 하늘 쪽은 제대로 관측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다음은 배터리. 냉각팬과 아이피스 열선을 위한 배터리를 충전하지 않고 갔습니다. 냉각은 안한채로 봤지만, 아이피스 열선은... 다행히 핫팩을 접안부 위에 아슬아슬하게 올려놓고 관측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다음 한 바보같은 실수는 주경 뚜껑 안닫고 암막 걷기.

암막에 붙어있던 서리와 먼지가 주경위로 우수수 떨어지는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다행히 집에 와서 말려보니 얼룩이 많이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ㅎ 곧 세척을 한번 해야할 듯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실수의 피날레는... 암막 놓고오기 ㅠㅠ

펜션 마루 탁자에 말리려고 올려놓았던 암막을 그대로 놓고 온 것입니다. 신년회 때 가서 찾기로 했는데...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ㅠㅠ

 

이제 실수는 한번으로 끝! 해야겠습니다. 충격이 크네요.

 

 

서론은 여기까지... ㅎㅎ

 

 

<관측한 것들>

 

관측 장비

망원경: 17.5인치 돕소니언

아이피스: Nagler 13mm, 9mm, 7mm

 

◆ NGC1535 에리다누스 자리 행성상성운 (클레오파트라의 눈)

둥그런 덩어리가 이중으로 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안쪽 원반에 있는 복잡한 구조를 확실히 식별하기는 어려웠지만 밝은 안쪽 원반과 흐린 바깥쪽 원반이 확실히 구분되어 보였고, 중심성도 눈에 잘 띄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사진을 보니 바깥쪽 원반에 별이 하나 있네요. 관측 시에는 알아채지 못했었는데, 주의 부족이었는지 정말 안보인 것인지는 다음에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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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GC1535, (사진 출처: wikipedia.org, Credit Line and Copyright Adam Block/Mount Lemmon SkyCenter/University of Arizona) ]

 

 

◆ NGC2683 살쾡이자리 은하

이날의 에이스. 한눈에도 상당히 큰 중심부가 보입니다. 옆면 나선은하인 것 같은데 바깥쪽 헤일로까지 길쭉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밤보석에는 '미묘한 나선구조'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나선구조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은하의 한쪽 면이 불규칙하게 얼룩진 무늬를 가진 것 같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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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GC2683,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 NGC2776 살쾡이자리 은하

뚜렷한 특색을 느끼지 못하고 보았습니다. 둥글게 퍼진 원형의 중심부와 헤일로가 보입니다. 거기까지 ^^

 

ngc2776_0.3.jpg

[ NGC2776,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 NGC2782 살쾡이자리 은하

비교적 밝은 중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변에 흐린 헤일로가 느껴지는데, 동쪽 1분쯤 떨어진 별(아래 사진의 화살표로 표시) 위로 걸쳐진 성운기(나선팔?)를 보고싶어서 오랫동안 열심히 째려보았습니다. 결과는 눈만 아프고 긴가민가. ^^;

 

ngc2782_0.3.jpg

[ NGC2782,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 NGC2798, 2799 살쾡이자리 은하

재미있는 대상이었습니다.두개의 은하가 비스듬하게 서있는데, 북동쪽에 호핑 기준으로 삼았던 별 네개와 배치가 비슷합니다. 2798은 흐린별 두개와 비슷한 각도로, 2799는 밝은 별 두개와 비슷한 각도로 서있는 모습이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2798은 쉽게 보이고 2799는 아주 흐리게 보입니다.

욕심을 더 부려서 남쪽에 있는 UGC4904에 도전해 봤습니다. 스카이사파리에는 Visual Magnitude 16.6등급이라고 나옵니다. 한참동안 열심히 봤는데, 역시 눈만 아프고... ㅎㅎ

 

ngc2798_0.4.jpg

[ NGC2798,2799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 NGC2537 살쾡이자리 은하 (곰발바닥 은하)

사진으로 보면 곰 발바닥처럼 보이는데 눈으로 볼 때는 그렇게까지는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둥근 형태의 성운기가 상당히 얼룩덜룩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허셸이 행성상 성운으로 분류했었다는데 그럴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찾아가는 길도 재미있습니다. 큰곰 발바닥에서 찾아간 곰발바닥 은하 ㅎㅎ

 

ngc2537_0.3.jpg
[ NGC2537,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 NGC2549 살쾡이자리 은하

기대보다 볼만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생각보다 흐리고 중심부와 헤일로가 구분되어 보이지 않았지만 옆면으로 보이는 은하의 모습이 보고있을수록 선명해져 계속 보게 되는 대상이었습니다.

 

ngc2549_0.4.jpg

[ NGC2549,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 Leo1  !!

날이 이미 밝아오고 있고,

 

그리고 후-드가 없어서~,

s_gag.png

 

 

시야가 너무 환해 17.5로는 볼 수가 없었고 김민회님 15인치로 얻어보기를 시도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래 봤다 봤어'입니다.

아이피스 호핑을 하면서 아래 사진에 표시한 기준 별들을 사이로 열심히 주변시를 이용해 보았는데, 아주 흐린 기운을 보았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김민회님께서는 반신반의 하시는 것 같아 저도 다음에 다시 한번 도전해보기로 하겠습니다. ^^

 

leo1_0.5.jpg

[ Leo1,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덧붙여) 영국 드라마 '닥터 후'에 보면 Starship UK를 등에 지고 우주 공간을 여행하게 해주는 Star Whale이 나옵니다. ㅎ 거기서 이름을 딴 것은 아니고 별을 많이 들이키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입니다만, 우주 여행자를 우주 공간 여러 곳으로 데려다주는 Star Whale과 17.5 돕소니언 별고래가 어딘가 닮은 곳이 있다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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