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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광배

안녕하십니까, 임광배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관측후기를 남깁니다.

 

그동안 관측은 쉼없이 나갔는데 도통 기록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너무 나태해진듯 합니다. 6-_-

10월 25일은 다들 아시다시피 무주반디 랜드에서 스타파티가 열렸습니다.

 

일주일 전부터 참가의향을 드린 후, 때를 기다렸는데 날씨가 안좋을거라는 예보에 좀 우울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전날부터 날씨는 주말 내내 맑음으로 점차 바뀌어 기분좋게 다음날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원정을 위해 아이패드 거치대도 만들고 파인더 후드도 새로 만들었습니다.
(장형석님이 시초인 것으로 아는 프링글스로 간편하게 만들었는데 사용해 보니 참 쉽고 쓸만합니다.^^)

10월 25일 오후 1시에 친한동생(별을 처음보는 사람) 함께 무주로 내 달렸습니다. 가는 내내 저는 하늘만 보게 되더군요.

수도권을 지날 수록 박무는 점점 옅어지더니 전라도에 들어서는 순간 거짓말처럼 파랗고 투명한 하늘이 펼쳐지는

장관을 맞이하게 됩니다.^^

 

휴게소를 들려 배를 채운 후, 무주반디랜드에 도착하니 4시 30분 정도... 안해도님께서 별하늘지기 부스 셋팅 중이셨습니다.

오랜만에 뵙는 안해도님께 인사를 드린 후 잠깐 테이블 나르는 것과, 명찰 셋팅을 도와 드리고 뵌지 정말 오래된 주위 분들께

인사를 건냈습니다. 한호진님, 김광욱님 정말 오랜만에 뵈어 너무 반가웠습니다.(그런데 김남희님을 뵙지 못했습니다. ㅜ.ㅜ)

여전하신 모습에 절로 기분이 좋아졌고 예전 함께 관측하던 시간들도 잠시 머리속을 스쳐지나갔습니다.

즐거운 추억을 회상하는 동안 주위를 보니, 여러가지 장비들이 셋팅되고 있었고, 참 신기한 물건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밤새관측하기에는 좀 비좁고 하늘도 살짝 아쉬울 것 같아, 이왕 내려온 김에 그동안 글로만 보던 덕산재로

자리를 옮기기로 했습니다.

 

처음 가는 덕산재이지만 무주반디랜드에서 약 20킬로미터 정도 거리라 금방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차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보니

여기가 왜 남천이 보기 좋다고 하셨는지 알겠더군요.

장비 셋팅이 거의 마무리 될 즈음, 올해의 천문인을 수상하신 '김철규'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오늘 저의 목표는 '말머리'.

 

내심 기대하며 오리온이 떠오르기까지 함께 동행한 동생에게 이것 저것 보여 주며, 설명해주는 와중에

 

덕산재표 NGC 7293(Helix nebula)를 보게되었습니다. 지난 인제에서 멋드러지게 본 이후 제대로 본적이 없었는데

오늘 역시 쨍하게 보입니다. 무엇보다 외곽 터진부분은 너무 쉽게 인지되고 전체 모양이 뚜렷히 직시로 보이는 모습에

대박임을 직감했습니다. 또한.... 그동안 생각도 안해봤는데 '중심성'이..... 보입니다.!!!

신기한 것은 보였다, 사라졌다... 반복하는데 정말 재미있습니다. 중심성 옆에 보이는 좀더 밝은 별을 집중해서 보면 주변시로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정말 홍길동이 따로 없습니다.^^

ASOD에서 가장 비슷한 스케치를 찾았는데 별의 밝기는 좀더 어두웠지만 아래 보시는 것과 비슷했습니다.

 

ngc7293.jpg

(출처: ASOD)

 

헬릭스의 감동을 간직한채 오리온이 떠오르길 기다리는 동안 그동안 용인에서 제대로 찾지 못하던 고래자리 기린자리 등 허셜400 지도를 나갑니다. 꽤 많이 본 듯하며, 이제 반절정도 본 것 같습니다.

 

시간은 흘러 밤12시와 1시사이 즈음... 이현호님을 뵐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말머리 관측의 타임~~~

말머리 관측에 대해 이현호님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신듯 합니다 -_-9

 

김철규도 확인 하셨는데 저는 아직 아리까리 합니다.ㅜㅜ

IC 434는 정말 잘 보이는데 당췌 어떤 스킬이 필요한건지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좀 집중해서 유심히 찬찬히 보기 시작했습니다. 몇분이 지났을까 갑자기 IC434의 성운기가 더욱 진하게 느껴지며 반대로 말머리부분이 눈에 들어옵니다. 직시로는 역시 힘들고 아이피스 끝쪽에 넣고 흘러오는 모습을 주변시로 보니까

확연히 구분되어집니다.

ASOD에서 역시 비슷한 스케치 하나 찾아봤습니다.

horsehead_lg1-inverted-ps-600x600.jpg

(출처: ASOD)

 

위 스케치 처럼 말머리 위쪽의 성운기가 갑자기 도드라져보이면서 아래쪽 검은 형태가 보입니다.

말머리도 계속보이는 것보다는 보였다 다시 사라졌다가 다시보이고... 반복되는 패턴입니다.

말머리.... 1년간의 숙원이었습니다. 결국 드디어 성공했습니다.

내친김에 제 12.5인치에 H-beta필터도 끼고 다시 봅니다. 역시나 보고 있으면 어느순간엔가 한번씩 머리통이 툭 튀어 오릅니다.

숙원사업 해결 ~~~

 

이현호님의 깡통돕 10인치로도 보여주시며 이게 보이는건지 아닌건지 말씀해보라고 하십니다.

10인치 노필터인데 당연히 안보이겠지...라고 생각하고 눈을 대니 역시 안보입니다.

그런데.... 잠시 후 살짝 살짝 튀어 나오는게 보입니다. 허얼~~~ 이게 말이 되나, 내가 잘못본거 겠지 등등 오만 생각이

뇌리를 스치는데 다시 봐도 보고 있다보면 통통 튀어 나옵니다. 물론 확실히 진하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이현호님은 몇 번 꺾여있냐고 물으시는데 제 눈으로는 그정도는 힘들었습니다.^^

잠시 후 또 다시 이현호님이 그러십니다.

 

이현호님 曰: "허무하지 않아요?"

임광배 曰: "전 오히려 보고 나니까 매력있는데요"

 

말머리 안시관측 성공이 있자... 이현호님이 이제 다 구라쟁이 되었다고 농을 치십니다.^^

 

하지만 정말 보았기 때문에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순간도 눈 앞에 아른 거립니다. 정말 멋진 밤이었습니다.

 

말머리 후, 아침이 밝아 오기 전까지 너무나 은하수가 찐하고 멋진 밤하늘에 연신 망갱이(별삼이)를 휘두릅니다.

밝아오는 아침을 온 몸으로 맞으며 저는 날을 꼬박 새웠습니다. 전날 아침 8시 기상했으니, 24시간 잠을 자지 않았군요.!!!

까맣던 하늘은 어느새 푸르스름하게 바뀌고 이내 붉은 기운이 몰려옵니다. 얼마나 멋진 시간인지~~~

 

마지막으로 아침 사진 함께 올립니다.

 

20141026_062536.jpg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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