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댓글 번호: 125797 - 새로운 댓글

박동현

칭찬해주셔서, 대리관측까지 하셨다니 너무 감사합니다. 

저는 아직 제대로 보는 걸 잘 못합니다. 

눈이 예민하지도 단련되어 있지도 않거든요. 정말 제대로 본 게 뭐에요? 라고 누가 묻는다면 전 하나도 없다라고 답할거 같습니다. 

산수유 꽃을 예를 든다면 저는 '그냥 노란게. 아 예쁘다.'하고 말거든요. 

정두리 시인의 산수유 꽃에서 표현한 것처럼 

봄에 햇살이 씨앗을 뿌렸다, 씨앗을 틔운 것 같다, 얼굴이 시리다 등의 감성적인 표현은 물론이고 차조알 같다든가 자잘한 노란 꽃이라든가 촘촘히 달렸다. 등의 섬세한 묘사도 못합니다. 

아직 자세히 보이지 않거든요. 

꽃잎이 뒤로 말려있다던가 꽃잎은 몇개, 수술은 몇개 쯤 되네 하는 세세한 관찰은 더더욱 못하고요. 

그냥 저는 많은 사람들이 산수유 꽃 축제에 가서 "와 많다. 노란 색이 예뻐. 작은 게 너무 귀여워." 하는 것 처럼 그래도 별이 많이 보이는 곳 아래에 있는 게 좋고 메시에나 ngc나 여러 대상들이 내 눈에 그저 보인다는 것이 즐겁고 대상들이 전해주는 그 전체적인 느낌이라도 느끼는 것이 너무 행복합니다. 

관측기를 쓸 때 자주 생각했던 것 중 하나는 '혹시 내가 잘못봤으면 어쩌지?'인데 지금은 별로 신경쓰지 않습니다. 

관측기를 쓰는 목적은 우선은 나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올리면 다른 사람이 보지 않나요?" 라고 물으시면 제가 잘 못 본 것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또 잘 못 본 것 그 나름대로 자료로써 가치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요. 적어도 제가 몸 담고 있는 곳에서는 오개념이 아주 좋은 자료가 되거든요.

제가 본 것 중에 '이건 아닌데 하는' '얘는 이 걸 봐야 하는데' 생각이 드시는 게 있다면 주저하시지 말고 알려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실력이 늘어야죠^^

제가 하고 있는 별보기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

아, 참! 전혀 모르고 계셨을 거 같지만 봄철 은하에 대한 글들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좋은 자료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돌아가기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