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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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구

이번 주 매수팔은 벗고개 관측회로 대체되었습니다. 최형주 선생님, 김남희님, 장형석님 그리고 저까지 네 명이 모였습니다. 평일이라 한산한 느낌이었고 다른 동호회 분들 서너 분들만 더 계셨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목요일에 예정되어 있던 철야 근무가 연기되어 늦은 시간이지만 11시쯤 벗고개로 합류해 3시정도까지 관측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연기된 철야 근무가 메시에 마라톤 참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ㅠㅠ)
  
하늘 상태는 마음에 들지 않는 날이었습니다. 구름은 없지만 뭔가 엷게 한겹 덮여있는 느낌의 하늘, 맨눈으로 본 별들이 부어 보이고 5등성들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벗고개에서 겪어본 하늘 중 하위권에 속하는 날이었습니다. 메시에 대상들을 훑어보는 것으로 관측을 했고, 준비 없이 달려나갔기 때문이겠지만 건진 것이 딱히 없었습니다.
 

 
● 이날의 명장면
 
스스로 찾아서 본 대상이 아니고 김남희님께서 보여주신 대상이라 관측기에 남기기 뭐하지만 그래도 이날 유일하게 강렬한 기억을 남긴 대상입니다. 집에 돌아와 검색해보니 Hickson 68 이라는 은하무리 이군요. 다섯개의 은하들을 모두 볼 수 있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패스' 입니다. ^^;
hickson68.jpg  
Hickson 68 (ngc5353, 5354, 5350, 5355, 5358), (사진: SkyView 추출)
  
 
● 벗고개의 기적
한 달쯤 전부터 지금까지 목 주위에 심한 통증을 겪고 있었습니다. 연초부터 계속되어온 잦은 철야 근무의 영향인 듯합니다. 한쪽으로 고개가 잘 안 돌아갈 정도였는데요, 아마 제가 목덜미를 붙잡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신 분들도 계실 듯합니다.
 
목이 너무나 아-프-지-만 참-고(개콘버전) 관측을 했습니다. 특히 천정부근을 호핑할 일이 많아 곡소리가 절로 나더군요. 돌아오는 길에도 목덜미가 계속 욱신거려 너무 무리하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출근을 하려고 아침에 일어났는데 좌우로 목이 잘 돌아가는 것이 아닙니까. 완전하지는 않지만 통증도 거의 사라졌습니다. 너무 신기해서 혼자 침대에서 '오! 이럴 수가'를 외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입니다.
 
관측의 신은 존재하며 월령 좋고 구름 없는 날엔 바빠도 시간 쪼개서 달려나가면 보상을 해주신다. 관측에서 건진 게 없으면 치료약이라도 내려주신다. 아니면 한동안 관측을 안해서 받은 벌이 관측을 나갔다 오니 이제 풀린 것이다.
  
혹시 제가 천벌교를 체험한 것입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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