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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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규

보현산 관람팀에 계신 궁수님에게 일월산에 대한 얘기를 듣고 진즉부터 한번 가 보려고 맘을 먹었는데 마침 10월초 월령에 연휴가 있는지라 10월 3일을 D-day로 정하고 준비를 했습니다. 시간대별로 관측할 대상들을 정리하고 사진도 준비하고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일월산으로 출발 했습니다.


풍기가 고향이신 용축관람팀의 회원님께서 풍기에서도 일월산까지는 1시간 반 이상을 가야 한다는 말씀을 듣고 일찍부터 서둘렀는데 중간에 식사와 휴식했던 시간을 제외하면 3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거리는 236km 입니다. 경기도 안성의 우리집에서 일월산 정상까지의 거리입니다.  중앙고속도로 풍기 IC 에서 부터는 한시간 조금 더 걸렸습니다. 그 회원님은 예전에 길이 안 좋을때 가보셨던거 같습니다. 중간에 국도도 고속화 국도로 길이 잘 되어있고 산 정상까지도 길이 아주 잘 되어 있어서 승용차도 무리없이 오를 수 있습니다.


관측은 정상부근 헬기장에서 했는데 바로 옆에 전국적으로 유명한 무당집이 하나 있고 관측지를 지나서는 KBS중계소와 공군 레이더 기지가 있는데 겨울에도 군기지 때문에 제설작업은 철저히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아침에 장교인지 부사관들인지 차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무당집에는 밤 늦게까지 사람들이 드나드는데 차 불빛은 헬기장에서 보이지 않지만 드나드는 사람들 때문에 밤 12시까지 가로등을 켜 놓더군요. 그런데 약간 비껴서 장비를 펼치면 방해는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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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남쪽 시야가 아주 좋다는 얘기를 들어서 남쪽 지평선 근처의 대상들을 많이 계획했었는데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서 눈물의 관측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해가 저물어 갈수록 갑자기 동쪽이 훤하게 밝아오기 시작하는데 그 밝기가 경기 남부에서 서울의 광해를 바라보는 수준이었습니다.


처음 여기를 소개해 주신 별하늘지기의 궁수님이 잘 도착했냐고 마침 안부전화를 주셔서 그 광해에 대해 물었더니 같은날 보현산에 오른 분들께 전화를 걸어보고 다시 전화를 주셨는데, 거기도 똑같은 광해에 영향을 받고 있는데 동해에 있는 오징어잡이 어선들의 불빛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핸펀으로 지도를 켜서 확인해 보니 바다까지의 거리가 30키로도 안되더군요. 궁수님은 오징어잡이 철이 아닐때 오셔서 미처 그걸 몰랐다고 하시네요.  그야말로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그래도 완전히 어두워 지니까 서쪽은 아주 볼만하기에 그 정도에 만족을 해야 했습니다. 특히 목표했던 남쪽의 대상들이 너무 아쉬웠는데 별들이 남중하는 그 위치까지 광해가 영향을 주더군요.


새벽 1시반 정도 되니까 광해가 조금 잦아 들어서 2시가 되어서야 겨우 관측이 가능 했습니다.   그래서 특별히 내세울만한 관측 성공대상들이 별로 없네요. 그래도 건진거라면 화로자리 은하단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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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heritage.stsci.edu



에리다누스 자리를 한번도 신경써서 본 적이 없는지라 처음에 위치를 찾는데 애를 먹었는데 일단 위치를 확인하고 나서는 호핑을 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1365번은 나선팔을 보는데는 실패했지만 다른것들과 비교해서 월등히 커서 구별에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1404, 1399번은 밝은별 가까이에 있어서 어렵지 않게 식별을 했고 그 외에 확실하게 확인한 대상은 1380, 1379, 1387, 1389, 등입니다. 이 대상들은 다음날 문예단에서도 은다님의 15인치와 이오파 송교수님의 18인치로 다시한번 확인이 가능했습니다. 문예단에서는 제 망원경으로 1365 하나만 확실하게 보였습니다.


광해가 많아서 딥은 보지 못했지만 구별이 가능했던 남쪽 별자리들은 남쪽왕관자리, 두루미자리, 불사조 자리입니다. 남쪽왕관자리는 완전하게 보였고 두루미는 몸통까지, 불사조는 머리와 날개 일부분만 보였습니다.  특히 두루미자리의 Grus Quartet 가 딱 볼만한 높이 였는데 한창 광해가 심할때 남중했는지라 호핑을 정확히 했는데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여기는 오징어잡이철을 피해서 가거나 동해안에 파도가 높을때를 골라서 가야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파도가 높으면 날도 흐리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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