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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욱


2019년 칠레 안데스 산맥에서 6번째 개기일식을 맞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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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를 맞아 대만과 남극, 두 번의 일식을 그냥 날려버렸다.
2020년의 대만은 예약해 두었던 항공편이 취소가 되는 바람에 강제 종료.
(대신 유튜브 라이브로 아쉬움을 달랬다)
taiwan.jpg


2021년 12월 남극은 코로나로 남미 입출국이 너무나 까다로워지고 
접근성의 제한으로 인한 엄청난 바가지 요금을 감내할 수 없어서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남극행 크루즈를 탄 거의 대부분의 별쟁이들이 흐린 날씨로 꽝을 맞았다

남극1.jpg

남극 대륙에 발을 디딘 극소수의 사람들만 성공.

남극2.jpg
사진 출처 : David Eicher


다음은 2022년은 건너뛰고 2023년 4월 20일 서호주다
근데 문제는 개기일식 경로가 한국 면적의 88배에 이르는 드넓은 호주 대륙의 ‘한 점’을 살짝 스치고 지나간다는 것.

2023 Path.png

일식 경로에 평소에 쉽게 가기 힘든 동티모르도 있고, 인도네시아의 섬들도 지나지만 
위 사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가장 높은 확률로 일식을 볼 수 있는 곳은
호주의 그 한 점, Exmouth다
이럴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일식 바가지 횡포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큰 미대륙을 횡단하는 2017년 일식도 바가지가 기승을 부렸는데..
인구 2000명 사는 서호주의 오지 마을 Exmouth라면 
숙박, 교통, 항공 등 모든 것이 2015년 북극 일식 정도의 난이도가 될 것이다
일식 2년 전부터 서호주 Exmouth 지역의 모든 숙박업체와 캠핑장 등에 빠짐없이 연락해 보았으나
이미 그 수년 전에 미국의 일식여행 전문업체 Travel Quest가 주요 숙박업소들을 독점해 놓았고,
에어비앤비, 외딴 캠핑장 등 영세 사업자(?)들도 나보다 더 빠른 사람들이 이미 잡아 놓았거나
시가의 10배쯤 호가를 불러놓고 호갱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일 밤마다 컴 앞에 앉아서 손품을 팔다보니
일식 1년 반 전인 작년 말쯤, 엑스머스 타운에 위치한 캠핑장 하나가 예약이 오픈되어 앞뒤 잴 것 없이 무조건 예약!
알고 보니 전산 오류로 온라인 예약이 실수로 잠시 열려 있던 것이었는데..
이거 꼭 예약하게 해달라 미리 돈 다 보내주겠다 등등 사정하고 떼를 써서(?) 
운 좋게 겨우 캠핑장 텐트 자리 하나를 예약하게 되었다
제일 중요하고 어려운 일식지 숙박을 겨우 해결하고 나머지는 그냥 잊고 지내다가,
일식 D-1년쯤 다시 본격적으로 세부 일정을 짜 보았다
원래는 와이프님 딸님을 모시고 가족여행으로 계획하고 있었는데
두 분 주인님들 일정이 변경되어서 가족여행 대신 원정으로 급 전환! ㅎㅎ

2019년 남미 원정을 함께 했던 박대영님, 김동훈님과 
그 멤버 그대로 다시 한번 서호주 원정을 가게 되었다
(김동훈님은 한국에서는 한 번도 같이 별을 본 적이 없지만, 해외 원정 동행만 벌써 6번째다)
퍼스부터 Exmouth까지는 1,300km의 대장정. 
그래봤자 호주 스케일로는 그리 먼 거리가 아니지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개기일식을 제대로 보는 것이지만 
엑스머스까지 가고 오는 길에 무엇을 하면 좋을까?

우선 첫 번째로 한국에서 볼 수 없는 남반구의 특A급 딥스카이들을 구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남반구에 이미 살고 있는 나는 서호주에 굳이 망원경을 들고 갈 이유가 없다.
대신 3년 전 남미 안데스 산맥에서 했던 것처럼 육안으로, 
또는 쌍안경 수준에서 할 수 있는 도전 대상들을 준비하려고 한다

같이 가는 두 형님은 모두 천체사진가이니 
피너클스, 자연의 창, 해멀린 풀, 샤크베이 등 주요 랜드마크에서 사진 찍을 준비를 하실거고..
하루하루 조금씩 주요 포인트를 찍으며 올라가려니
우리는 일반 관광객들처럼 낮에 놀고 밤에 자는 사람들이 아니니 
밤에 별 보고 낮에 운전하려면 그건 너무 고행이 될거라..
숙소 문만 열고 나와도 까만 하늘이 나올 오지의 Station Stay들을 중심으로 
최소 2박씩 동선을 고려해서 숙박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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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준님도 가족분들과 별도로 이동하시지만 결국은 엑스머스에서 만날 것 같고,
아마도 한국의 여러 별쟁이들을 같은 장소에서 뵙게 되지 않을까?

지금까지 경험한 6번의 일식 중에 유일한 실패가 2012년 호주 케언즈였는데..
(케언즈에서의 후회는 오히려 내가 더 기를 쓰고 일식을 찾아다니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
10년 만에 호주 대륙 정 반대편에서 멋진 개기일식을 맞이할 수 있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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