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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동

8인치 수메리안 돕 자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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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돕에 대한 계획은 지도교수님 은퇴기념 세미나를 올해 8월에 몽골에서 하기로 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몽골의 초원에서 은하수의 향연을 보고 싶었고 거기에 적합한 망원경을 꼭 가져가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올해는 해외여행이 금지(?) 상태라 아무데도 못갔지만 계획 만은 살아남아 이렇게 자작기를 쓰고 있다.

 

관측 여행이 아닌 일반 여행에 양념같이 관측을 한다고 했을 때 어떤 망원경을 생각할 수 있을까? 돕소니언이면서 여행 가방 안에(특히 기내용) 들어가고 다른 여행 용품까지 같이 가져갈 수 있는 수준에서의 최대 구경은 얼마일까


여러 자료를 참조하여 8인치, 수메리안 돕 형식, f4로 낙점을 하였다. 미러 무게 등을 생각하면 8인치 정도가 휴대의 한계라 여겨지고, 수메리안돕 형식이 부피가 가장 작으며, f4 정도로 초점거리를 최대한 짧게 해야 무게중심을 맞추기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아시겠지만 수메리안 돕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수메리안 옵틱스에서 생산한 돕소니언을 일컫는다. 컴팩트한 돕소니언이 많이 있지만, 컴팩트함에 있어서는 지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수메리안돕은 주관측 장비보다는 여행용 장비 이미지가 강한 것도 사실이다.




1. 수납을 위한 설계


수메리안 돕은 수납 방식을 처음부터 고려하여 설계가 되어야 한다. 보통은 로커박스와 그라운드 보드를 아래위 박스로 만들어 매미고리로 결합하는 방식을 택한다. 박스 내에 수납되어야 할 것은 미러박스, 어퍼케이지, 사이드 베어링, 사경어셈블리 이다. 참고한 사이트(roel blog)에서 사용한 방식 대로 아래부터 어퍼케이지, 미러박스, 사이드 베어링 순서로 수납하고, 사경어셈블리 및 기타 부품을 수납하여 뚜껑을 덮는다. 트러스폴을 제외하고 모두 수납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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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부품의 수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는 설계상 유의할 점이 존재하게 된다. 하나씩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어퍼케이지 두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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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어퍼케이지를 가장 아래로 보내려면, 사경 스파이더와 스파이더 블록의 두께가 어퍼케이지 링의 두께보다 작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러박스에 밟혀서 간섭이 일어난다.

 


포커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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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로, 포커서를 가볍고 컴팩트한 제품을 써야 한다. 전에도 써본적이 있는 미국 Kine Optics의 1.25인치 헬리컬 포커서를 사용하였다.



사경 스파이더 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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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로, 미러박스 아래 있는 광축조절 볼트와 어퍼케이지 스파이더간 간섭을 막아야 한다. 광축조절 볼트가 3개 이므로 사경 스파이더 날개도 3개로 만들면서 서로 엇갈리게 수납해야 간섭을 없앨 수 있다.

 


사이드 베어링 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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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로, 사이드 베어링 크기(회전반경)를 수납 가능한 크기로 제한하여야 한다. 그리고, 미러와의 간섭도 없어야 하므로 얇은 미러 뚜껑이 반드시 필요한다.



수납 후 유격

다섯째로, 모두 수납하였을 때 부품간 유격이 없어야 한다. 부품은 정확히 제자리를 지켜야 하고, 뚜껑을 덮었을 때 남는 공간이 없어야하며, 부품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아야 한다. 특히 가장 무거운 미러박스가 어퍼케이지 링 위에 정확히 자리잡고 움직임이 없어야 한다.



사경의 수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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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째로, 수납공간 안에 주요 부품이 수납 되어야 한다. 주요 부품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사경이다. 수메리안 돕은 사경을 떼어서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이 있다. 이 때문에 최대한 박스 내에 수납이 되면서도 절대 다른 부품이 사경에 닿거나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설계해야 한다. 또한 각종 손잡이 볼트들도 박스나 수납이 되어 분실 및 누락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2. 미러박스와 사이드 베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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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박스는 거의 미러크기와 동일한 수준으로 만들다보니 노출이 많이 되어있다. 약간의 불안요소이기도 해서 미러 박스 뚜껑을 미러박스 모양으로 만들어서 덮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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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인치 f4 미러에 냉각쿨러가 필요할까? 약간 회의도 들었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결론아래 설치를 했다. 40mmX40mm 크기에 두게 10mm짜리 소형 쿨러를 설치했으며, 배터리 운영의 편의성을 위해서 5V용으로 구성을 하였다. 일반적인 휴대용 USB 배터리가 모두 5V이므로 여행시 사용이 편리하리라 생각된다. USB에 연결해야 되므로 USB용 플러그와 연결잭을 결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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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셀 옆에 부착하게 될 사이드 베어링은 오히려 쉽게 갈 수 있었다. 왜냐하면 어차피 경통의 무게중심이 안맞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곳에 설치한 후 고무줄을 이용해 무게를 맞출 것이었기 때문이다사이드 베어링은 뗏다 붙였다를 반복해야 하므로 손잡이 볼트를 써야 하는데, 향후 여기에 고무줄을 걸쳐야 하는 것을 감안해서 손잡이 볼트 안쪽에 경사진 면이 있는 제품으로 골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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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박스를 덮을 뚜껑도 필요한데, 그냥 동그란 뚜껑은 혹여 미끌어져 미러에 닿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러박스 모양에 맞추어 커팅하여 제작하였다.




3. 어퍼케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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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메리안 돕의 어퍼케이지는 싱글링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앞서 잠깐 언급하였듯이 싱글링의 두께보다 사경홀더와 스파이더의 두께가 더 얇아야 한다. 그래야 수납시 미러박스와 간섭이 없다. 그래서 싱글링은 자작합판 12T4T를 결합하여 16T로 구성하고, 사경홀더는 자작합판 12T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여기에 맞춰 스파이더도 높이가 12mm가 되도록 커팅하였다. 물론 기성품은 없고 0.5T 두께의 스테인리스판을 가공하였다.


참고로 사경홀더는 알루미늄이 아니고 자작합판을 가공하였다. 8인치에 장착되는 사경 수준에서는 자작합판도 충분히 견딜만했고, CNC커팅을 하는 것이므로 정확하게 만들 수 있기도 했기 때문이다. 물론 문제가 있었다면 알루미늄으로 추가가공을 할 생각을 하고 제작하였다. 결과적으론 문제가 없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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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링 어퍼케이지를 만들면서 신경 쓴 것 중의 하나는 향후 수납했을 때 미러박스와의 간섭을 없애면서도 서로 딱 맞게 수납해야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파인더 베이스를 미러셀 이탈방지 기능까지 같이 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포커서는 Kine Optics1.25인치 헬리컬 포커서를 채용하였다. 무게가 62g 밖에 안되는 정말 깃털무게 인데다, 크레이포드 방식이라 움직임도 좋고 사용성이 좋다. 굳이 2인치 아이피스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용도가 아니라면 1.25인치 아이피스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집에 1.25인치 아이피스 중 가장 긴 것이 30mm 인데, 배율이 26배 정도 되니까 더 이상 바랄 것도 없다. 무엇보다 포커서의 부피가 작아서 수납에 매우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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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퍼케이지와 트러스폴을 연결하는 방식에 와서는 조금 고민이 되었다. 여러 가지 방식이 있겠지만, 무게와 사용성을 고려했을 때는 단순하게 가는 것이 최적이라고 보았다. Roel씨의 블로그에도 소개된 방법으로 어퍼케이지 위에 관통너트를 두고 볼트를 거꾸로 설치하여 체결하는 방식이다. 직관적이고 간단하게 고정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된다.




4. 트러스폴


Roel씨의 블로그에 보면 트러스 폴은 10파이/1T짜리 알루미늄 폴을 적용하였다. 일단 가볍고, 8인치 수준에서는 충분한 강성도 있으며, 연결너트 등 부품 수급이 쉽게(생각보다는 좀 어려웠지만) 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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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 폴의 길이가 70cm가 넘어야 하는데, 휴대성을 고려하어 분리형으로 만들어야 한다. 일단 트러스 폴을 절단한 후 서로 연결하려면 인서트 너트가 꼭 필요하다. 여러 가지 인서트 너트를 고민했지만(3D 프린트용 너트, 목심 등등) 가장 좋은 것은 역시 스텐레스 너트였다. 국내에는 맞는 규격이 없어서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하였다. 다만, 삽입하는데 정말 힘들었다. 기구가 없다보니 정말 여러 아이디어와 힘을 들여 삽입하였다. 모두 삽입하고 나니 체중이 1kg이상 내려갔다. ㅠㅠ

검정색 수축튜브 작업을 할까 했는데, 이것이 무게를 더 무겁게 할 것이므로 검정 방청제로 색을 입힐 예정이다.

 


5. 로커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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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다보니 로커박스의 크기가 전체 크기를 좌우하고 있었다. 이곳에 다른 파트들이 수납되기 때문에 수납을 위한 최소한의 체적을 정해야 최종 크기가 정해진다. 로커박스 자체로는 특별한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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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커박스에는 망원경을 좌우로 움직이도록 하는 마찰식 수평베어링이 있는데, 여기에 사용되는 유명한 부품이 에보니 스타이다. 그러나, 단종되어 이제는 없고 국내에서 대체품을 찾아야 한다. 보통 라미네이트 판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공사판이나 가구 쪽에서는 메라민 판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 메라민 판재 중에서도 HPM(high pressure melamine sheet)판을 사용하면 된다. 구하기는 좀 어렵고, 가구 만드는 공장같은 곳에 가서 발품을 좀 팔아야 한다. 원래 검정색으로 구하고 싶었으나 남은 것이 이것 밖에 없었다.

마지막에는 코너보호 악세사리까지 설치해주니 모양이 좀 살아나나 싶다.




6. 무게중심과 텐션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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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인치 수메리안 돕 형식으로 설계하면서 포기해야 하는 부분은 무게중심을 맞추는 것이다수메리안 돕은 미러박스가 극도로 얇아서 거의 미러 두께보다 조금 더 두꺼운 수준이기 때문에 사이드 베어링을 경통의 무게중심에 설치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그래서 대부분은 고무줄을 이용해서 무게중심을 맞추게 되어 있다대신 고무줄 텐션이 너무 크면 운용상 어려움이 크므로 어퍼케이지와 트러스 폴에서 무게를 극도로 줄여야 적은 텐션으로 무게중심을 맞출 수 있다.




7. 외부 부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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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를 위해 수납을 하고 나면, 매미고리를 이용해 고정을 한다. 다만, 매미고리가 풀릴 경우 수납한 부품들이 쏟아질 수 있으므로, 견고하면서 쉽게 풀리지 않는 제품을 골라야 한다. 여기에서는 손잡이를 한바퀴 돌려야 열리는 매미고리를 사용하였다. 견고하면서 신뢰성있게 작동한다.


그리고, 휴대시 들고다니기 용이하도록 접이식 스텐손잡이를 설치했으며, 반대편에는 고무발을 달아 주었다망원경을 만들면서 쿠션을 사용해야 할 경우가 있는데, 약간 단단한 스펀지를 활용하였다. 미러뚜껑, 미러박스 등에 활용하였다.




8. 최종 스펙

 

- 이동박스 : 287x237x110

- 박스무게 : 5.5kg(미러 포함/트러스폴 제외)

- 전체무게 : 박스+트러스폴=6.0kg(미러포함)

- 설치 후 크기 : 287x237x864

- 미러 : GSO 8“, f4

- 사경 : Antares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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