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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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욱

Scene #1 : 근래 몇달간의 관측 현황

1) 4월 관측주간
   흐림

2) 5월 관측주간
    흐림

3) 6월(지난달) 그믐 토요일
    흐림

4) 그 다음날 일요일부터 화요일까지
   맑음. 못 감

5) 그담주 초생달 뜰 무렵 금요일
    휴가내고 대기했으나 흐림. 간댔다가 안간댔다 갈팡질팡 마님짜증

6) 그 다음날 토요일
    연간 몇 번 없는 맑고 투명한 날씨. 선약 때문에 못 감

7) 7월(이번달) 그믐 토요일
     흐림


Scene #2 : 이틀뒤. 월요일 (어제, 6/22 月)

1) 아침 출근길
    Nightwid : "나 오늘 무지 늦을꺼야. 회사 일이 많아~~"

2) 그날 오후
    별쟁이A : "날씨 무지 좋을듯"
    별쟁이B : "장마 오기 전에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별쟁이C : "어디어디 출동 예정"
    별쟁이D : "고기압이.. 저기압이.. @#$@$^$&#^%#$^해서 매우 맑을 것"
    최샘    : "가자"

3) 마님과 통화
    Nighwid : "나 오늘 번개 갔다올께"
    마님      : "늦는다며?"
    Nighwid : "별보러는 가야지!!!"
    마님      : "집에는 빨리 안 오면서......"

4) 생각
    전화를 끊고 보니
    마님 얘기가 백번 옳다
    집에는 맨날 새벽 1시 2시에 들어가고
    바쁘다고 피곤하다고 맨날 징징대면서
    별보러 갈 시간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정상적인 지구인의 입장에서 말이 될 리가 없는 것이다
    우선 마님한테 예별이한테 부끄럽지 않게 내 역할을 하고
    그 다음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맞는 것이지..

5) 반전
    저녁 7시. 마님의 전화
    마님       : "몇시에 갈꺼야?"
    Nightwid : "안가려고"
    마님       : "가고 싶으면 가"
    고민하는 척도 하지 않고 바로 가겠다고 한다

6) 출발
    허겁지겁 집에 와서
    최소한의 아빠 역할(애기 안아주기, 분리수거)을 하고
    밥먹을 시간도 없이 출발.. 하려는데 휴대폰을 안 들고와서 또 8분 지체
    9시 40분 집 출발


Scene #3 : 벗고개 관측지

1) 초행의 어두운 산길.
   한참을 돌아돌아 가니 나랑 비슷한 사람들이..
    정상적인 지구인의 감성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이미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다

2) 투명도 5.5 가량의 하늘.
   하지만 나는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다
    근래에는 그림 공부하느라 Deep-sky Wonders는 펴본지 오래 되었다
    보기 좋은 고도의 NGC6781을 보니 시상은 상당히 괜찮다
    그래도 이 바닥에서 16년을 굴렀는데.. 준비가 없었어도 인건비 정도는 뽑을 수 있겠지

3) 6781을 보고, 새로운 것 하나 보기 강박증을 만족시키기 위해 6807을 찾는데
    하늘이 점점 어두워진다
    순식간에 박무가 모든 별을 다 집어 삼키고,
    가끔씩 하늘 일부분만 다시 토했다가
    뭐 좀 하려고 하면 다시 집어 삼키는 장난이 반복된다

4) 별하늘지기 동호회에서 약 7분 정도가 오셨다
    유쾌하게 얘기를 주고 받으며 촬영을 하시는 모습에 팀웍이 느껴진다
    전원 사진파이셔서 그런가.. 모두 밝은 헤드램프를 머리에 두르고 계신 것이 인상적이다
    나에게 '달용이'를 인도해 주신 이효철님(달무드님?)도 오셨다
    원하는 장비를 모두 갖추신 듯..
    달용이 생각이 나서 마치 오래 뵙던 분을 만난 듯 반갑다
    여러 가지를 넣고 끓인 라면.. 정말 맛있었습니다

5) '이거라도 해 보자'.. 전부터 하고 싶던, 관측지에서 노래 듣기
    이어폰 말고 스피커로 나지막히..
    새론 산 아니 새로 꽁짜로 개통한 서태지 폰으로 엠피삼을 틀었다
    김광석의 '불행아'
    여행스케치의 '난 나직이 너의 이름을 불러보았어'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는 차마 못 틀었다)

6) 저하늘의 구름 따라.. 흐르는 강물을 따라
    정처없이 걷고만 싶구나  바람을 벗삼아가며.....
    오늘 하늘에 걸맞는 축 처지는 우울한 노래
    역시 광석이 형님이 쵝오......

7) 이 하늘에서도 김남희 님은 기름값을 뽑으신 듯 하다
    카시오페이아 산개 3景을 모두 스스로 찾으시고 각각의 관측 포인트를 알아 가셨으니..
    (NGC7789, NGC457, M103)
    참! 은하수도 보셨죠 ^^

8) 새로운 것 하나 보기는 결국 못 했다
    6781과 6804 딱 두 개 관측했다
    일기가 불순했으므로 새로운 것 하나 보기 강박은 적용하지 않기로 한다

9) 새벽 2시. 엄청나게 퍼붓는 이슬과 함께 관측 종료



Scene #4 : 집으로 오는 길

1) 너무너무 피곤하다
   졸음을 겨우 참으며 349번 342번 345번 지방도를 거쳐 6번 국도로 들어오자마자
    처음 보이는 넓은 주유소에 차를 대고 잠깐 눈을 붙인다
    30분만 자고 가야지.. 알람을 맞춘다

2) '이거리 저거리 헤메이다~~ 잠자리는 어느 곳일까~~'
    불행아 가사 한 구절이 왜이리 마음이 아픈지..

3) 무언가 무지 바쁜 꿈을 꾸고 일어났다
   이미 날이 밝았다.
    안개 속.....
    시계를 본다. 5시... 5시23분?????

4) 마님은 어린이집 원장님이다
   어린이집 문 열려면 늦어도 6시30분에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출발하셔야 한다
    집에서 관측지까지 올 때는 1시간 반이 넘게 걸린 것 같은데..
    나 때문에 늦는다?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5) 평소엔 기름값 아끼려고 RPM 올리는 짓은 절대 하지 않는다
    더 늦으면 차 막히겠지.........................
    있는대로 밟고 닥치는대로 추월하면서 100km 거리의 서울로 향한다
  
6) 새벽 6시11분. 아파트 주차장 도착
    소요시간 48분

7) 곤히 자는 예별이를 안고 차에 태우고,
    원장님을 정시에 출근시키고
   나도 바로 출근.


Scene #5 : 너 어젯밤에 뭐했냐?
  
1) 산적한 회사 업무를 가볍게 오늘로 모두 미뤘다

2) 더욱 불성실한 가장이 되었다

3) 6781, 6804 관측했다
    총 관측시간 약 25분

4) 2만5천원어치 운전했다

5) 분리수거

6) 잠을 안 잤다

7)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한 고찰
   - 남들 퇴근할 때 퇴근하기
   - 관측하기 전에 제발 계획 좀 세우기
   - 정상적인 이성과 감성을 가진 지구인처럼 행동할 것
   - 家和萬事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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