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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저는 지금 빅아일랜드에 있습니다.
어제 밤에 마우나케아 산위에서 관측을 했는데, 야간비행 회원들과 경험을 공유하고자 글을 올립니다.
이번 여행은 혼자 호주여행 갔던 것의 보상성격으로 가족동반으로 계획했는데, 출발 전날 제 아이의 여권이 전자여권이 아닌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처와 아이는 이틀후에 도착하고, 저만 원래 비행기로 출국했습니다. 결국 이틀 동안 아무 부담없이 관측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몇 달전 하와이 천문클럽 그룹에 가입하고 본인소개후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다행히 현지의 회원으로 부터 10인치 돕을 빌렸습니다. 광축이 약간 틀어져 있지만 크게 문제 없습니다.
도착한 날은 처음 쓰는 인텔리스코프를 조립하고, 사용법을 익혀가면서 집앞 베란다에서 대충 관측했습니다.
둘째 날 오후에 산꼭대기로 올라갔습니다. 9000피트 위치에 여행객 안내센터가 있습니다. 여기에다가 망원경을 맞겨 놓고,  13000피트 정상으로 향했습니다. 정상의 경관은 정말로 breathtaking 이란 말이 이래서 있구나 할 정도 입니다. 사방으로 구름바다가 있고, 한쪽으로 해가 서서히 지고 있습니다. 구름 밑으로 해가 들어가니 하늘을 뺑 돌아서 석양이 각양각색으로 물들입니다.
다시 안내센터로 내려가니 아주 많은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만약 망원경을 빌리지 않더라도 5대 정도의 6-10인치 정도의 돕들이 널려 있으니까, 그걸로 관측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차들이 들락날락하고,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차분한 관측은 힘들겠습니다.
저는 차로 조금 내려가서 아무도 없는 곳을 찾아서, 가지고 간 70 mm  망원경으로 남천을 훑었습니다.  Centaurus와 Crux, Carina, Vela까지 보이는 군요. 고도 5도 정도의 대상도 워낙 공기가 없는 곳이고 높은 곳에서 산 아래로 보아서 그런지 아주 뚜렷하게 잘 보입니다.
밤 10시에 안내센터는 문을 닫고 모든 스태프들이 내려갑니다. 미리 안내받은대로 가로등을 껐지만, 붉은 등 2개는 끌 수 없어서 차로 겨우 시야에서 가리고 관측을 했습니다. 또 멀리 천문대 직원 숙소의 불빛이 약간 방해를 합니다. 하지만 안내센터가 바람을 잘 막아 주기 때문에 여기에서 관측하기로 합니다.
하늘은 맑고 투명합니다. SQM으로 21.7이 나옵니다. 호주에서 21.4-21.7 정도 나왔었는데 그때보다 더 캄캄함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진짜 장점은 극강의 seeing입니다. 그날 밤 seeing 은 1 arcsecond가 안되는 것으로 예보되었는데, 별은 아이피스에서 전혀 흔들림이 없는 완벽한 점으로 보입니다. 행성사진이나 달 사진 찍으면 기가막히게 나올 것 같습니다.
밤 11시 부터 3시 까지 4시간동안 너무 좋은 하늘에서 최고의 경험을 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좋은 하늘을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번 호주와 이번 하와이 여행으로 초보가 너무 눈만 버려 놓은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주말에 안 좋은 날씨로 실망하신 여러분들에게 염장을 지르는 것 같아서 글 올리기가 망설여 졌지만, 그냥 경험 공유라고 생각해 주세요.
다다음주에 한국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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