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저도 준비했습니다. 곡면형 스파이더로! 처음엔 만들어 보려고도 했으나 도저히 안될 것 같아 미국의 destinycomp.com 에서 판매하는 3 vane curved spider를 구입하여 장착하였습니다. 일반적인 딥스카이용이라면 일부러 찾지는 않았을 테지만, 명색이 행성용 반사망원경이므로 이런 것 까지 신경을 써 보았습니다. 막상 구매를 해서 보니 사경 홀더는 3D Printer로 만든 제품이고 조금 조악한 만듦새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사경을 붙이고 운용을 해보니 기능적으로는 생각보다 괜찮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어쨌든 자기 만족을 위해 자작을 하는 것이므로 이런 포인트가 있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4. 완성모습
우여 곡절 끝에 행성용 돕소니언이 완성되었습니다. 미러 박스 무게가 생각보다 많이 나가고 부피에 비해 키가 커서 다소 홀쭉한 느낌을 줍니다. 음... 몸매가 좋다고 해야하나 뭐 그런 느낌. 하지만 군살은 없지만 근육도 없는 느낌... 아 복잡합니다. 아이피스까지 161cm, 전체높이 172cm 정도로 측정됩니다. 관측에는 딱 적당한 높이가 된 듯 합니다.
그리고, 미러박스에 붙은 쇳덩어리들 때문에 이동성이 좀 훼손되는 듯한 것도 단점이 되었습니다ㅠㅠ 저렇게 많이 붙이고 싶지 않았는데 그렇게 안했으면 미러박스 크기가 상당히 더 길쭉 해 졌을 것입니다.
자세한 설명을 다 안했지만, 기본적인 성능은 잘 낼 수 있게 설계를 하였습니다. 가령 미러셀은 9점지지이고, 트러스파이프는 25파이 파이프를 사용하였습니다. 트러스파이프 고정용 클램프는 focuser.com에서 판매하였던 볼헤드형 클램프를 사용하였습니다(안타깝게도 이제 단종되었다네요). 또한 하부에 쿨링팬도 설치하였습니다.
아직 first light 전이라 성능이 어떻게 될 지 궁금합니다. 행성용 망원경인데, 막상 볼 수 있는 행성이 이제 거의 없네요. ㅠㅠ 행성시즌 다지나가고 만든 행성용 망원경... 더 긴 기다림이 필요한 듯 합니다.
5. 우드클램프 실패담
사족일 듯 하여 뺄까하다가 실패담도 필요한 것 같아 적어봅니다. 이 망원경을 만들면서 새롭게 시도해 본 것이 있는데 클램프를 나무로 만들 수 없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시작은 The Dobsonian Telescope에 나온 사진 한 장입니다.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이 사진에 대한 설명은 본문에는 안나오더군요. 하지만 보다시피 굉장히 심플할 뿐만아니라, 합판을 CNC커팅만 할 수 있다면 머리 아픈 알미늄 작업 없이도 충분히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들게합니다. 더구나 이번 망원경이 어퍼케이지 무게를 줄여야 하는 장초점 망원경이므로 무게 감소에도 매우 도움이 될 듯한 포즈라고 느꼈지요.
이런 클램프를 채택한 사람이 또 있을까 싶어 열심히 구글링 해보았습니다. reinervogel.net에서 찾을 수 있었는데, 14인치 망원경에 채택을 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정도 규모의 망원경에 사용했다면 분명히 잘 고정되기 때문이리라 생각했구요.
그래서 책에 보이는 모습을 나름대로 상상을 해 가면서 설계를 하여 CNC 커팅을 의뢰 하였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면 가운데 꼬불꼬불 커팅한 녀석이 바로 그 클램프입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기울어진 트러스 파이프 방향으로 커팅하는 것인데 이것을 해결하는데 상당히 머리를 많이 굴렸습니다.
우여곡절끝에 만들어낸 클램프입니다. 망원경의 다른 부품들은 수성바니쉬를 발랐는데, 이 클램프는 유성 바니쉬를 발라보았죠. 그래서 약간 갈색톤이 강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바를 때는 냄새도 많이 나고 힘들었는데 다 마르고 나니 모양은 이쁘게 잘 나온 편이고, 기대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하지만 다시는 유성 바니쉬 안바르겠다고 결심하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어퍼케이지에 적용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왜 이 클램프를 최종적으로 채택하지 않았을까요? 이 클램프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고정력이 떨어진다는 점이었습니다. 금속에 비해 나무로 되어 있다보니 아무리 강력하게 조여도 결국 유격이 생겨 틀어지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였습니다. 열심히 궁리했던 녀석이라 포기하기가 너무 아쉬웠지만 결국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앞서 reinervogel.net에서는 어떻게 했길래 그걸 잘 사용하나 싶어 다시한번 찬찬히 살펴보니... 쩝. 체결력의 문제때문에 금속으로 바꿨다는 내용이 있지 않겠습니까? 휴... 좀 더 열심히 읽어보고 적용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8인치 f5나 f6정도에서는 잘 견딜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은 듭니다. 정말 참고만 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