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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구

강욱님의 소환을 받았으니 ^^   (글이 길어 죄송합니다)

아이의 취미로 만드는데 성공(?)하지 않았고, 그리고 고백하자면 저는 아이와 취미를 공유하고 싶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좋은걸 말리고 싶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가 이렇다 저렇다 말씀드리는데 적합한 사람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ㅎㅎ

찬물을 끼얹는 답변이 되지 않길 바랍니다 ^^;


저희도 역시 행성 달 외에는 성단 위주로 볼 때 아이들이 관심을 보입니다. 사전에 스토리가 있으면 흥미를 더 끌 수는 있는 것 같습니다. 뭔가를 닮은 걸 찾아본다던가, 관련된 이야기를 먼저 해본다던가 하는 것이죠.


그리고 두번째 하신 질문은,
아이의 나이와 성향에 따라 방법에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위에 김철규님 말씀처럼 부모의 의지와 관계없는, 아이의 취향에 의존하는 것이라는 데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래도 제 경우를 좀 말씀드려보면...

저희 집에는 천체 관측에 관심을 보이는 6학년 남자아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취미 수준으로 올라온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침에 등교준비를 하는 아이에게 어떤 것을 봤던게 생각나냐 물었더니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더군요. ^^; 이름도 생김새도 다시 말해주고 나서야 아 그랬지 하네요. 그냥 별 보는게 재미있고 새로운 것을 찾아보는게 재미있다는 얘기는 합니다. 제 생각엔 이 취미를 갖게된 단계는 아직 아니고 호기심을 좀 많이 보이는 단계 정도인 것 같습니다. 관측 보다는 사이 사이 먹는 간식이 더 좋다고 하네요 ^^

아이가 어떻게 해서 관측에 관심을 가지게 됐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예전부터 과학(!)에 흥미를 갖게 하고싶은 의도는 있었고, 제 주변의 여러 일들에 대한 얘기를 평소에 아이들에게 많이 해주는 편이어서 (아이들한테 그냥 미주알 고주알 수다를 많이 떠는 스타일입니다)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거나 아니면 아빠 혼자만 뭔가에 빠져서 재밌어 하는게 궁금증을 자극했다거나 그런게 아닐까 추측만 해봅니다 ㅎㅎ

아이가 흥미를 보인 이후부터는 가고싶다 할 때 몇번 데려가고 궁금해할 때 집중력을 잃지 않는 선 까지만 알려주고는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취미를 공유하려는 의도가 없으므로 먼저 손을 잡고 데려가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아이와 별보는게 가끔이라면 저도 아주 재미있기 때문에 이따금 별보러 나가겠냐는 제안을 한번 해보긴 하는데요, 나가겠다고 바로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두번 물어보지 않는 편입니다. ^^

사실 같이 관측나가면 아이 위주로 모든 것이 움직여야하기 때문에 제가 해야할 관측은 못하게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간신히 시간 쪼개서 나가는 관측을 아이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다고 하면 너무 이기적인 아빠일까요 ㅎㅎ 요즘도 왜 아빠는 나를 관측에 데려가지 않느냐며 매일 불평을 늘어놓고 있긴 합니다. (안데려가니까 거꾸로 더 하고 싶어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물론 기왕에 아이가 관심을 가졌으니 도와줄 생각입니다. 옆에서 방해 안한다는 조건으로 데리고 다닐 의향도 있습니다. 흐.. 뒤늦게 이런말 해야 수습이 안되는... 쿨럭...

 

말이 길었습니다만, 그래서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일단 떡밥만 던져놓고 물 때까지 마냥 기다리는게 방법이라면 방법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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