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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천국의 관측지 (부제 : 대장님의 영도력) - 호주 원정관측
  • 조강욱
    조회 수: 8810, 2012-02-24 00:44:21(2010-08-01)
  • 야간비행 호주 관측원정대 관측기록 - (4) 천국의 관측지 (부제 : 대장님의 영도력)

    Written by 야간비행 조강욱
    2010.8.1


    ★★★★★★★★★★★★★★★★★★★★ 4일차 (2010/7/13) ★★★★★★★★★★★★★★★★★★★★

    North star에서의 꿈같은 밤을 보내고...

    40km 떨어진 가장 가까운 마을 goondiwindi로 향했다

    파란 하늘이 점점 올라오는 것을 보며 2호차 조수석에서 잠이 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이미 읍내 모텔(?)에 도착해 있었다

    원래 체크인 시간에 관계없이 체크아웃은 오전에 해야 하는거지만... 대장님의 수완으로 오후 5시까지 연장 ㅋ

    차에서 졸다 일어나서 퀭한 눈으로 모텔 카운터에 들어서니,

    카운터의 거대한 아저씨가 한마디 건넨다

    '너 디게 피곤해보인다 ㅋ'

    그럼 이상태에서 말짱한게 더 이상한거 아니겠냐.. ㅎㅎ

    대장님께서 카운터 아저씨한테 우리는 한국에서 별보러 여기까지 왔다고 얘기하니..

    카운터 아저씨 : 너네 나라에는 별이 없어? ㅋㅋㅋ

    우월한 동네에 사는 아저씨 같으니라고... ㅠㅠ


    모텔에서 맞은 일출. 빨간 구름이 인상적이다 못해 괴기스럽다

    [사진 : 김동훈 作]


    오전 8시가 다 되어서 잠자리에 들어서 4시간 자고 12시에 일어났다

    몸은 피곤한데 하늘 상태가 궁금하여 밖에 나가보니,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




    읍내 중국집에서  테이크아웃 아점을 사고 날씨 검색을 위해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맥도날드에 갔다


    중국집에 비치된 신문에서 본 오늘의 날씨



    웨더닷컴에서 날씨 검색을 해보니, 오늘은 어제보다 더하다

    구름의 세력은 더 커지고 북동 방향으로 계속 이동 중이다

    그보다 더 북쪽으로도 우리나라만한 구름이 흘러가고..

    거대한 구름대 사이에 절묘하게 구름을 피하고 있는 Miles란 동네로 목적지를 정했다

    출발전 plan B 계획을 세울때, 북쪽으로 520km 마냥 올라가면 Chinchilla와 Miles가 있다..라고

    막연하게 계획을 세웠었는데

    진짜로 마일즈를 가게 될줄은 정말 몰랐다

    사실 처음 비상시 이동계획을 세울때는 반응이나 한번 보자는 생각으로 그냥 던진 것이었는데..

    다들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진짜 실행한 것을 보면,

    정말 다들 (별에) 미친 사람들이구나 ㅎㅎ

    그래 우린 놀러온게 아니지..

    우린 별을 보러 온 사람들이니까...

    호주에 오면서 아무도 여행 가이드북 한권 챙겨오지 않았다

    (성도는 다들 개인별로 챙겨오면서... ㅎㅎ)

    이럴줄 알았으면 제대로 된 지도 하나 챙겨올걸 ㅋ;;

    돌아가서 아점을 먹고, 관측 준비를 하고 3시쯤 출발~~


    2일차 관측 준비중...





    원래 단조로웠지만,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풍경은 더더욱 단조로워진다

    남쪽 뉴사우스웨일즈보다 더 넓고 더 평평하고 더 아무것도 없는 평원의 연속.

    여기는 사람은 물론 양떼와 소떼들도 찾기 힘들다

    그저 사방으로 지평선이 보이는 벌판 가운데 차선 두 개가 있고

    몇 분에 한대씩 집채만한 트럭이 아스팔트를 울리며 지나갈 뿐이다

    아.... 이런 곳에서 살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온 천지에 하늘과 바람과 풀과 나무.. 그리고 밤에는 쏟아지는 별빛과 함께.

    근데 뭐해먹고 살지?? -_-;;



    다다음날 오후에 잠깐 짬을 내어 기억에 남아있던 그 풍경을 그려보았다

    [Real Australia - day, 흰색 스케치북에 파스텔]





    구름을 넘고넘어.. 오늘도 결국 파란땅을 찾는데 성공했다

    이생활도 이틀 해보니 살짝 노하우가 생기는데,

    하나만 공개하자면.. 시선 정면에 까마득히 지평선 바로 위로 구름 덩어리가 보인다면

    100km 정도 이동하면 그 구름을 머리 위에서 만날수 있다.. -_-;;



    출발한지 얼마 안되서..


    점점 개어가는 구름







    결국 260km를 이동하여 하늘이 파란빛을 잃어갈 즈음 마일즈에 도착했는데,

    오는 길에 아무리 둘러봐도 관측지로 쓸만한 곳이 보이지 않는다

    어쨌든 관측지에서 먹으려면 저녁거리는 사가야 하니 마일즈 읍내로 들어갔다

    노상주차장에 차를 대고 마트쪽으로 가니 대장님이 웬 중년 부부를 잡고 대화를 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별보러 쿠나까지 왔다가 맑은곳 찾아서 여기까지 왔다고 하니,

    무언가 경계심을 가지고 있던 아줌마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진다

    한국이나 호주나 별보는 것을 '왠지 낭만적이고 멋있는' 일로 생각하는 여성들이 많은것 같다.. ㅎㅎ

    (성비하 발언이 아니니 오해 금지에요)



    근처에 어둡고 별볼만한 데가 어디에 있을까.. 부부가 한참 생각하더니

    자신들 농장은 여기서 너무 멀고, 근처에 친구 농장이 있으니 그곳에 연락해 주겠다고 한다

    대장님은 부부와 그곳에 답사차 출발하시고

    읍내 길가에서 석양이 깔리는 것을 보고있으려니

    어제보다 하늘색이 더 진한것 같은 느낌이다

    언젠가 박대영 형님께 들은 어릴적 최고의 밤하늘에 대한 얘기가 생각이 났다

    '정말로 맑았던 그날, 어둠이 깔리기 전 하늘이 보라빛으로 빛났다'는...

    저녁무렵 마일즈의 하늘은, 짙은 파란색이 점점 깊어지더니

    나중엔 파랗다못해 보라색이 감도는 하늘이 되었다

    대영형님이 언급한 하늘이 이런 것이었을까?

    일몰 후, 마일즈의 서쪽 하늘

    [사진 : 조강욱]



    동쪽 하늘에는 푸른 기운 위에 연한 핑크색이 감도는 비너스벨트가 펼쳐져있는데,

    [사진 : 김동훈 作]


    시간이 지날수록 벨트는 천정을 향하여 더 넓어지고 흐릿하게 사라져간다


    하늘 구경하고 찍고 찍은거 구경하는 중.

    [사진 : 이건호 作]



    한동안 넋을 잃고 하늘 구경을 하는 사이 답사팀이 도착했다

    결과는 OK (절대 오케이가 아님. 오카이로 발음해야 함.. ㅎㅎ)

    소개받은 곳은 마일즈 읍내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 위치한 농장이다

    저~~~~기 멀리 주인집 불빛이 보이고 주위는 넓고넓은 벌판.

    땅바닥에 마른 소똥이 굴러다니는 것으로 보아

    소 방목하는 목초지인것 같다

    꿈에서도 생각해본적 없는 한적하고 평화로운 조용한 농장에서의 관측.

    대장님의 영도력이 아니었으면 우린 어느곳에서 방황하고 있었을까... ㅎㅎ



    어쨌든, 어제보다 더 맑은 하늘 아래서 박명을 맞았다

    [사진 : 김동훈 作]



    하루 봤다고 익숙해진 은하수.

    서쪽으로 지고 있는 벨라 카리나부터 남십자 석탄자루 켄타우르스...

    다다음날, 파스텔로 낮풍경을 그리고 난 뒤 밤풍경도 한번 그려보았다

    실은 Frank McCabe라는 안시관측가가 그린 그림을 보고 나도 이런풍의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Frank McCabe, 2010, Why we sketch]




    근데 아무리 해도 이런 몽환적이고 있어보이는 삘이 잘 나오지 않는다 ㅋ

    [Real Australia - night, 검은색 스케치북에 파스텔]



    (잘난 나글러 아이피스의 금테도 아닌 연두색 테까지 디테일을 살려보고자 했는데 영 어색하기만 하다.. ㅎㅎ)




    사진장비 setting 중이신 거노리 형님




    사진파 setting 완료~! ㅎㅎ






    오늘은 어제 못보고 놓친 showpiece부터..



    NGC2442



    NSOG에는 비현실적으로 멋진 사진이 실려있다

    안시관측 서적에 그런 사진을 올려서 어쩌려고요..ㅎㅎ

    굵은 막대나선에 짧은 나선팔이 흐릿하게 보인다

    남천은 구상성단만 많은 것이 아니라 막대나선은하도 상당히 많다

    벌써 83 1365 1097에 2442까지... 1300은 과연 어떻게 보일까? 벌써부터 기대된다



    NGC2997



    2997번은 천문엽서에서 처음 접했었다

    10여년전 대학교 축제에서 좌판을 벌려놓고...

    천문우주기획에서 사온 천문엽서와 마그넷들을 팔면서,

    생소한 사진이 있길래 뒷면 설명을 보니 공기펌프자리 2997번이라고 한다

    진짜 이렇게 보일까? 나도 한번 꼭 봐야지...

    10여년만에 이룬 그 꿈.

    눈앞의 2997은 내 환상속에 존재하던 모습과는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뭐라 표현할수 없이 기쁘다.  꿈을 이뤘다는 그 하나만으로도..

    고도 문제로 흐릿하게 보여서 아쉽긴 하지만,

    수많은 나선팔이 돌고 있는 기운을 느낄수 있다

    얘 때문이라도 호주에는 (우리나라 기준으로) 겨울 시즌에 다시한번 와야겠다.. ㅎㅎ



    NGC3132 (Eight burst nebula)


    (사진 : 구글 이미지 검색)

    Showpiece에 이름을 올린 몇 안되는 PN.

    중심성이 뚜렷하게 보이고, 성운은 이중 shell 구조로 이루어져있다

    Shell간의 내부공간은 성운기가 불균일하게 퍼져있어 PN 자체가 상당히 너덜너덜하게 보인다

    한쪽으로는 토성 고리같은 모습이 희미하게 관측된다

    사진을 보니 왜 이름이 eight burst인지 알 것 같다..  근데 내가 본 이중 구조와 토성 고리는 여기서 몇번째 shell일까?

    다시 가서 스케치를 해 보기 전에는 알기 어려울 것이다.. ㅎㅎㅎ;;;



    NGC5189 (Spiral PN)


    (Skyview 사진, 0.3도)


    (사진 : 구글 이미지 검색)

    아~~~~~ 이건 대체 무슨 형태지??????

    혹시 은하인가 하고 데이터북을 다시봐도 분명히 PN이라고 적혀있는데!!!

    이 나선팔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남의 농장에 순전히 집주인의 호의로 관측지를 얻은 것이라,

    최대한 조용하게 있는듯 없는듯 있다 가기로 했는데

    5189를 보고는 다들 소리를 지르지 않을 수가 없다

    이렇게 밝고 크고 괴상한 행성상성운이 온 하늘에 또 있을까?

    인테그랄? 뱀장어? 5189에 대한 얘기는 다음편에 더 자세히 얘기해야겠다



    저녁 시간의 showpiece를 감상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진도를 뺄 시간.

    윤호씨와 번갈아가며 한명이 첫번째 대상을 찾을동안 다른 한명이 다음 대상 준비하고,

    첫번째 대상 관측 끝나자마자 외워둔 호핑길대로 두번째 대상을 바로 잡고,

    그동안 첫번째 대상 찾은 사람이 세번째 대상 호핑을 준비하는 나름  주입식 자동관측 시스템ㅋ

    조금 빡시고 정신없긴 하지만 진도를 빼기에는 아주 좋았다 ㅋ;;



    NGC3114



    새가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것처럼 생겼다

    새 머리쪽에는 암흑대가 성운을 가리고 있는 것이 관측된다



    NGC3293+3324


    (사진 : 구글 이미지 검색)

    음.. 이건 남천의 이중성단인가? 아니 하나는 성운이잖아   그러면 이중운단?ㅋㅋㅋ

    4755와 유사하게 생긴 성단과 밝은별을 포함하는 성운이

    거의 같은 크기, 같은 밝기로 아이피스 한시야 안에서 관측된다

    이중운단.. 이름 잘 지은것같다 ㅎㅎ



    NGC3766


    (사진 : 구글 이미지 검색)

    몇줄기의 star chain이 성단을 가로지른다

    오렌지색과 백색 별의 색대비가 인상적이다



    NGC4103



    중심부에 M자 모양의 특이한 체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NGC4349



    7789와 비슷한 형태로 관측된다

    셀 수 없이 많은 암흑대와 함께...



    Rigel Centauri (Alpha Centauri)


    (사진 : 구글 이미지 검색)

    켄타우르스 자리 알파별. 전 하늘의 별들 중 지구에서 두번째로 가까이 있는 별..

    이 별은 쌍성계를 이루고 있는데, (윤호씨가 찾아서 보여주기 전엔 모르고 있었음)

    A, B 별이 같은 밝기로 나란히 놓여 있고 육방으로 뻗어나가는 스파이더 자국은 한개의 별에서만 뻗어나가고 있다

    보통 동반성들은 밝기 차이가 많이 나게 마련인데, 서로 자기가 A별이라고 다투는 듯이 고른 밝기가 인상적이다

    (사진 상으로는 밝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인다)



    NGC4372



    성단 내부의 체인상과 외부 배경별들이 같이 합쳐져 회전하는 것같은 착각이 든다

    구상성단 한쪽 끝에 밝은 별 하나가 걸쳐있다

    성단 위쪽의 긴 암흑대는 관측 실패.


    (사진 : 구글 이미지 검색)

    성단 위에 길게 보이는 암흑대는 'Dark doodad'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사전을 찾아봐도 이해가 안 되서 구글 검색을 해 보니 아래와 같은 글이 있어서 소개해본다

    http://starmanse.cafe24.com/xe/news/642/page/3

    뭔가 있기는 한데... 라니.

    그 옛날 관측자들의 고심이 느껴지는 이름이다.. ㅎㅎㅎ



    NGC4833



    성단 자체는 더 어둡지만, 성단 edge 부분의 밝은 별은 4372의 그 별보다 더 밝다



    NGC5078



    은하 중앙을 가르는 암흑대가 인상적이다.

    마치 4565와 3115를 합쳐놓은 것처럼 생겼다 ㅎㅎ


    NGC5103



    Yota's ghost라는 이름과 같이, 바로 위 Yota 별의 허상처럼 보인다



    NGC6752



    평민들로 진도를 빼다가 갑자기 showpiece로 넘어오니 안구가 정화되는 느낌이다

    전천 No.5 구상성단.

    전체적인 외형은 약간 타원형이고, 성단 내부의 별은 모두 각각의 별로 분해된다

    중심부는 은하 중심의 unstarlike nucleus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데,

    그마저도 자잘한 별들로 모두 분해된다

    하늘의 구상성단 top5는 각각의 강렬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5139, 104, 22, 6397, 6752. . .



    NGC134



    약간 4565와 같은 느낌이 나는 측면은하.

    1:5 정도의 비례에 암흑대도 선명하게 보인다

    은하 중심에 밝은 별같은 핵(starlike nucleus)이 있고

    은하 바로 바깥쪽에 별 하나가 거의 같은 밝기로 빛난다

    (사진상에선 은하 중심에서 8시 방향의 가장 가까운 작은 별)

    팔은 일반적인 측면은하보다 넓은 폭을 가지고 깔끔하게 떨어진다



    NGC6067


    (사진 : 구글 이미지 검색)

    7789를 생각나게 만드는 밀집된 산개성단.

    성단 내부에 많은 암흑대와 체인상을 가지고 있고

    성단 내 밝은 이중성의 색대비가 인상적이다 (노랑-흰색)



    NGC6744



    남천의 밝은 face-on 나선은하.

    근데 도는거야 안도는거야?

    도는것 같은 기운만 느껴지고, 은하면 내에 다수의 별을 확인할 수 있다

    (윤호씨는 상당히 인상깊게 본 대상인데.. 내 막눈으로는.. ㅎㅎ;;;)



    IC5148/50



    올빼미 성운의 축소판. 이중링 구조가 관측된다



    한동안 빡시게 달리니 자정 근처에 남중하는 애들의 진도는 대충 다 뺀것같다

    주입식 관측 시스템을 종료하고 다시 자유관측 모드로.. ㅎ

    전갈자리가 남중을 막 지나서, 전갈의 암흑성운을 몇개 찾아보았다



    Barnard 50

    직사각형 모양의 암흑성운 가운데에

    B92처럼 밝은별 하나가 콕 찍혀있다

    (구글에서도 사진 이미지 하나 찾을 수가 없다.. ㅎㅎ)



    B50 주위의 암흑성운들을 몇 개 더 찾아보았는데 다들 듣보잡 -_-;;

    하지만 어제보다 은하수도 더 진하고 prancing horse도 더 잘보이길래

    오랜 숙원사업인 B104를 덤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하고 방패자리로 이동했다

    Barnard 104는 방패자리 beta별 바로 옆에 위치한 대상으로,

    후크선장의 갈고리, 또는 7자를 연상시키는 모양을 하고 있다



    위치는 아주 쉬운데... 문제는 B104 주변이 은하수가 밝지 않다는 것.

    이정도 하늘이면 보이겠지.. 했는데, 흔적조차 찾을수가 없다. GG!!! ㅋㅋㅋ



    B87 (Parrot's head)


    ( 출처 : 조강욱 4차 세미나 자료 발췌)

    Prancing horse로 염장을 질렀던 99년 S&T 기사에 같이 소개되었던 대상.

    그간 궁수자리 은하수가 완벽한 날 국내에서 몇 번 시도했었지만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었다

    북반구에서는 별볼일 없는 동네인데.. 이곳에서는 잔별들이 너무 많아서 호핑에 방해가 된다 ㅋ

    대충 위치를 잡고 확인해보니.. 얼추 그림이 나온다

    보이는 모습을 몰랐다면 찾기 어려웠을만큼 opacity(암흑성운의 투명도)가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앵무새의 머리와 눈알과 부리 모두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다




    마일즈 하늘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아치형 다리..

    [사진 : 이건호 作]



    이제 날이 밝으면, 날이 좋던 안좋던 다시 쿠나로 가야 한다

    전파천문대, AAO 방문, 망원경 대여 등 돌이가서 할 일들이 많이 남아있다

    새벽부터 장거리 운전을 할 효산씨와 윤호씨는 2시 좀 넘어서 먼저 차에서 잠을 청했다

    황홀한 밤하늘을 1분이라도 더 보고 싶은건 누구나 똑같은 마음일텐데,

    먼저 자고 장거리 운전하고... 우리 원정대 1, 2호차 담당에게 다시한번 감사의 마음을.. ^-^



    NGC1360



    조각가 자리의 유명한 행성상성운.

    희미하고 균일한 밝기의 타원형으로,

    마치 엷게 구름낀날 금성무리를 보는것과 비슷한 모습으로 보인다

    중앙에는 뚜렷한 중심성이 있고, 성운 자체는 상당히 크지만

    구조가 단순해서 빅재미는 찾지 못했다



    Veil 성운

    어제 나 자고있는 동안 관측했던 베일.

    대체 어떻길래 모두가 한목소리로 극찬을 하는건지 나도 찾아보았다

    베일은 북천에서 고도가 낮은 것도 아니고, 그간 느꼈던 멋진 디테일에 뭐 얼마나 추가할 게 있을까.. 하고 눈을 대어보니,

    베일의 장대한 스케일과 디테일이 거짓말처럼 펼쳐진다

    감동적인 베일은 북천에서도 수도 없이 봤지만,

    하늘 색깔 자체가 틀린 땅에서 보는 베일은 한번도 본 적 없는 모습이다.

    사진과 비교하는 것은 더이상 큰 의미가 없다


    (사진 : 구글 이미지 검색)

    보통 베일을 볼 때 52번별 옆의 6960 영역과 반대쪽 6992/6995 영역을 나누어 보게 되는데,

    최소한 호주에서는 다른 구분법을 사용해야 할것 같다

    동베일과 서베일 사이의 희미한 성운기가 뚜렷하게 보여서,

    6960부터 피커링 쪽으로 그냥 성운만 쭉 따라가면  아무생각없이 6992를 만날 수 있다

    동·서베일을 연결하는 성운기를 '베일 고속도로'라고 내맘대로 이름을 지어본다

    왠지 라카유가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아니 그 사람도 분명히 나와 비슷한 기분을 느꼈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아무도 보지 못한 대상을 혼자서 즐기며 맘대로 이름을 지어붙이는,

    온 하늘을 다 가진것 같은 기쁨을...

    성도에 나와있는 영역보다 더 잘 보인다고 하면 거짓말이겠고,

    성도에 표시된 영역은 어느 부분이든 직시로 쉽게 검출된다

    내가 가장 즐겨보는 구조인 6995의 뫼山자 구조는

    더 밝아진 성운기와 추가로 보이는 구조에 묻혀서 오히려 잘 돋보이지 않는다.  너무 잘보이는것도 문제.. ㅎㅎ

    특히 pickering's triangle 부분은 삼각형 부분 아래 성도상에 어지럽게 표시되어 있는 부분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옵세션 25인치 광고 카피가 'Forget averted vision'이라는데,

    호주 관광청에서도 똑같은 카피를 사용해도 될것같다.. ㅎㅎ

    베일고속도로를 통해서 연결된 성운이, 피커링 반대쪽에서 살짝 끊어져서

    아쉽게도 완벽한 원형을 이루지는 못한다. 없는 성운을 만들어줄 수도 없고.. ㅎㅎ


    새벽이 깊어지니 Akernar가 하늘높이 떠오른다

    몰디브에서도 이미 한차례 감동을 받았지만,

    '강의 끝'이란 이름의 아케르나르부터 구불구불 굽이치며 이어지는 에리다누스는..

    그 옛날 누가 보더라도 강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강줄기를 따라 조각가와 화로자리도 보기 좋은 고도로 떠올랐다

    그래. 이제 최고의 기회가 왔다.

    83, 1365, 1097, 2442의 감동에 화룡점정. 마침표를 찍을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내 일생의 애증의 대상 NGC1300!!


    NGC1300




    이미 '08년말에 <자 이제 뭔가 좀 보여줘> 상도 수상하고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32382


    밤보석을 처음 접한 이후 항상 갈망했던 '전 하늘에서 가장 아름다운 막대나선은하' 1300번...

    북반구에서는 고도 때문에 시원한 모습을 볼 수가 없었는데 남쪽나라에서는 과연...?

    강줄기를 따라 호핑을 하고 두근대는 가슴을 안고 아이피스를 들여다보니...

    아............... 진짜 이게 모야.... -_-;;;;;

    이자식은 멍석을 깔아줘도 못하냐...

    아무래도 밤보석의 '전 하늘에서 가장~~' 문구는

    만약 개정판이 나온다면 수정을 해야 할 것 같다



    Fornax cluster


    (사진 : 구글 이미지 검색)

    가볍게 1365  한번 봐주고 Fornax cluster, 화로자리 은하단으로 향했다

    아.. 얘네들은 은하단 치고 너무 밝다 ㅋ

    Abell 은하단 애들을 보려면 항상 눈알을 부지런히 굴려가며 직시와 주변시를 왔다갔다 해야 하는데

    화로자리 애들은 너무 들이대는 경향이 있다

    그냥 위치만 잡으면 다 보인다 (물론 극강의 맑은 하늘과 옵세션 18인치의 힘도 컸을 것이다)

    은하단을 구성하는, NSOG에 기재된 15개의 은하 중 1396번 외에는 모두 직시로 쉽게 찾을수 있다



    김지현님께 망원경을 넘겨주고 하늘을 보니 오리온이 열심히 떠오르고 있다. 발가락부터.. ㅎㅎ

    [사진 : 김동훈 作]




    아! 오리온을 보니 이제 퇴근 시간이 되었나보다

    김지현님이 화로자리 은하단을 아주 마음에 들어하신다

    내게 오라고 손짓하는 대가족 은하들을 보고 감동을 받지 않을 안시관측자는 아마 많지 않을듯.

    박명을 맞으며 장비를 정리하고 쿠나를 향하여 출발!

    두번째날 관측은 원정대장님의 수완과 효산씨, 윤호씨의 장거리 운전으로

    최고의 하늘 아래서, 상상도 못했던 조용하고 분위기 있는 개인 농장에서의 하룻밤을 보낼수 있었다.


    만약 천국에서도 별을 볼 수 있고, 천국의 밝은 불빛을 피할 수 있는 관측지가 있다면 바로 이런 모습일 것이다...


    달리 생각해보면 Starrynight의 지상 풍경과도 많이 닮았다.. ^^;;;;


    언제 다시 이런 경험을 해볼수 있을까?

    그 농장에서는 장기 알바를 쓸 일이 없는지 괜히 궁금해진다... ㅎㅎ


    관축중인 Nightwid

    [사진 : 김동훈 作]



    선글라스를 착용후 은하수 감상중인 대장님




    은하수 감상 설정샷 ㅋ

    [사진 : 김동훈 作]




    마일즈의 아침.... 7인의 별쟁이

    [사진 : 이건호 作]





         Nightwid 我心如星

댓글 13

  • 정기양

    2010.08.02 01:56

    와... 갈 수록 점입가경입니다.
    덕분에 08년 수상 기록을 보면서 배꼽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아무래도 강욱씨는 글쓰는 재주를 너무 썩히는 것 같아요.
    이런 글을 하루 한 편 씩 읽으면 매일 기운이 날 것 같습니다.

    호주는 아니라도 천문인 마을에서 같이 관측하는 날이 기다려집니다.
    어서 구름이 물러가고 호주의 1/3 정도라도 되는 하늘이 보이기를...
  • 정기양

    2010.08.02 02:01

    그리고 참... 유혁님께서 오늘 260만명이 모인 해운대의 도시로 내려가셨을 텐데
    오늘 중으로 도착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매수팔에서는 못 뵈도 관측회에서라도 만나기를 바랍니다.

    날씨도 더운데 자연산을 외치시는 분을 위해 좋은 곳에서 먼저 시식하시고 기운내시기를...

    부산 동호회가 너무 재미있다고 눌러 앉지 마시고
    즐겁게 지내시다가 어서 귀향하시기를 바랍니다.
  • 유혁

    2010.08.02 02:22

    정기양님,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는 아침 9시에 출발해서 부산에 잘 도착했구요. 이리저리 구경을 다니다가 지금은 표 끊어 놓고
    영화관 커피숍에서 놀고 있는 중입니다.

    서울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지금 현재 부산은 구름 한점 없는 하늘에... 완전 찌는 듯한 날씨네요. ^^;;
    오는 길에 80굴절을 한대 싣고 왔는데.... 이걸로 달이나 볼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어쨌거나 금요일에는 서울에 올라 갈 수 있으니까... 금요일에 서울역 근처 호프집에서 모임을 연다면...
    문제 없이 참석을 할 수도 있을 듯 싶습니다. ^^;;

    부산 올라오시는 분 연락 주시고... 열심히 재미있게 근무하면서 빨리 서울로 복귀할 수 있도록 기도해보겠습니다...^^;;

    ---------------------------------------------------------------------------------------------------------

    그나저나... 관측기 4편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제 영화를 보러 가야 하는지라 본격적인 댓글은... 나중에... ^^;;
  • 김남희

    2010.08.02 04:45

    강욱님의 은하수 스케치와 마지막 7인의 사나이 모습이 제일 감동적입니다.ㅋㅋ

    유혁님 벌써 내려가셨군요.
    약간은 부럽기도(?) 하고....
    밥 잘 챙겨 드시고 건강히 보내시기 바랍니다.
  • 조강욱

    2010.08.02 20:34

    정기양님 - 별과 관련된 글을 책으로 만들어 보는 것은 제가 꼭 하고 싶은 일 중에 하나입니다 ^^;;
    다만 어떻게 해야 책을 만들수 있는지 how-to를 아직 모릅니다 ㅎㅎ;;
  • 조강욱

    2010.08.02 20:39

    유혁님 - 부산에 잘 내려가셨다니 다행입니다~
    저는 주말에 울산에 있다가 대장님과 교대해서 밤시간에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다음 휴가때는 해운대에 가봐야겠습니다 ^-^
  • 조강욱

    2010.08.02 20:40

    남희님 - 그 은하수 스케치는.. 생각했던 것만큼 폼나게 안나와서 아쉬운 감이 있습니다.. ㅎㅎ
  • 전승표

    2010.08.02 20:55

    무운선생의 맛깔스런 글솜씨는 정말 도올선생도 울고가겠습니다. ^^
    생생한 현장감에 전율이 다 느껴집니다.
    기회가 올지 몰겠지만 어디 원정팀 꾸린다는 소식 들려오면 꼽사리 껴야겠어요.
    참, 유혁님은 저희가 잘 보호하고 있다가 돌려보내 드리겠습니다. ㅋㅋㅋ
  • 유혁

    2010.08.03 03:01

    ^^;; 전승표님 고맙습니다.

    하루빨리 새 업무에 적응이 되어서 보호를 받으며 관측을 나갈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부천동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는데... 좀 한가해지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
    그나저나... '바른 말 고운 말' 표현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어서 수정합니다...
    제가 위에 올린 댓글 중 "부산에 올라오시는" 부분은... 어법상 "부산에 내려오시는"이 맞다고 생각되므로...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극장의 커피숍에서 정신없이 글 쓰다보니 실수를 했고 다시 살펴보지도 못하고 글을 바로 올렸는데...
    실수... 죄송합니다... ^^;;
    --------------------------------------------------------------------------------------------
    강욱님... 울산에 다녀오셨나요? 그럼... 우주 최고의 목살구이 맛집 "다운 목살"도 다녀왔나요? ^^;;

    어쨌거나... 부산 오시거든 연락 주세요... 냉장고에 맥주 채워놓고.. 방 하나 청소해 놓고 기다리겠습니다. ^^;;

    이날 본 것 중의 최고는... 정말 모양새가 요상하기 그지 없는 5189였습니다...

    참 기묘하게도 생겼더군요...

  • 이기수

    2010.08.03 04:00

    ㅎㅎ 신유목민 시대의 새로운 장을 열고들 오셨군요..

    요즘은..... 디지털 노마드라고 하던데...

    그럼 18 UC nomad 라고 불러야 하나요 흐흐흐

    하여튼 열정은 아무도 못말릴듯...ㅋ
    ------------------------------------------------
    유혁님 즐겁고 자유로운 부산생활 시작을 추카추카 드리옵니다

    전 한없이 그지없이 딧따 정말로 진짜로 부럽기만 하네요....

    전승표님 !!! 인정사정 볼껏 업씸데이... 쎄리~ 마 빡씨게 돌려뿌이쏘~마... ㅋㅋㅋ
  • 조강욱

    2010.08.03 09:33

    전승표님 - 급조된 호를 불러주시니 넘 어색하고 웃음이 나옵니다 ㅎㅎ;;;;
    원정대장님은 꼭 잘 부탁드려요.. 술&밥 모두 좋아하시니 잘 인도해 주시고
    그리고 자연산 횟집은 어디에 맛있는 집이 있는지 대장님께 꼭 소개해 주셔야 합니다.. ^-^
  • 조강욱

    2010.08.03 09:36

    대장님 - 그 다운목살은 장모님을 몇 번 꼬셨는데 아직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ㅎㅎ
    그리고 '우주 최고의'라는 표현은 제가 즐겨쓰는 표현인데.. 내가 썼나 하고 깜짝 놀라서 다시 봤어요 ㅋ
    부산에서 냉장고에 채워진 맥주들을 동내는 그 날을 기대할께요~~~!!!
  • 조강욱

    2010.08.03 09:39

    이기수님 - 18 노마드라고 하면 웬지 어감이 이상하고요,, ㅎㅎ;;;;; UC 노마드는 먼가 있어보이고 좋은데요? ㅋㅋ;;;;;
    근데 부산에 머가 좋은게 있어서 그렇게 윽씨로 좋은건가요?
    부산에는 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지을때 노가다 하러 갔던 기억밖에 없어서.... 뭐 좋은게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ㅡ_ㅡ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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