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에세이 ~☆+

  •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김경식
    조회 수: 14555, 2008-05-22 18:50:52(2008-05-22)










  •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이원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 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굳이 지리산에 오려거든

    불일폭포의 물방망이를 맞으러

    벌 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의 눈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려거든

    세석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 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고

    최후의 처녀림 칠선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진실로 진실로 지리산에 오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고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마음이니

    행여 견딜 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댓글 3

  • 김경식

    2008.05.22 20:19

    이원규님의 다른 글처럼...
    산그늘에 얼굴을 가리고 펑펑 울기에 참 좋은 날입니다.
  • 정병호

    2008.05.24 07:12

    세석철쭉을 본지 어언 5년....
  • 김경싟

    2008.05.25 16:35

    저는 지리산....자체에 가본지가 15년이 넘었습니다 ^^;
    후배와 둘이서 먹을 것 잘 것....모든 것을 짊어지고.
    기억나는 것은 3가지
    -화엄사에 노고단까지 올라가도 올라가도 잡히지 않는 막막함
    -세석에서부터 무릎이 아퍼 이후 내내 다리를 끌고 다녔던 고통
    -천왕봉에서 하산해서 내려가도 내려가도 끝도없는 지루함
    지금 간다면 이뻐해줄텐데...

    저는 지리산에서 제일 보고 싶은 것이
    눈으로 덮인 지리에서
    운해를 만나
    모든 것이....모든 것이 하나된... 그런 지리산입니다.
    *^^*
위지윅 사용
  조회  등록일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6407
  • 컴을 보다보니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들을 모아둔 것이 있던데 느낌이 새롭네요. 토요일 밤을 향해 치닫는 시간 회사에 출근해서 일은 안하고 딴짓하고 있습니다. 이만...들어가야겠군요^^ 우리 매수팔 장소인 과천 갤러리 까페 "봄"에 전시된 사진입니다. 아가의 자는 ...
2010-06-13 03:58:34 / 2010-06-13
thumbnail
  • 김남희 조회 수: 13439
  • 얼마전 경기도박물관에 가족 나들이를 갔습니다. 여기저기를 둘러보는데 눈에 띄는 사진이 걸려 있더군요. 조선시대 엿장수아이의 모습 입니다. 맵시를 한 껏낸 여인네입니다. 단아한 이미지는 보이지만 지금의 미인상과는 많이 틀립니다. 제가 조선시대 태어났다면 혹...
2010-06-03 08:50:10 / 2010-06-03
thumbnail
  • 이준오 조회 수: 18401
  • 지난 주말에 연우의 첫 생일을 축하해주러 연우에게 약속한대로 잠깐 가까운 바다엘 다녀왔습니다. 짜식~! 바다 만져봐라고 뒤에서 가슴을 잡고 있는 제 손바닥에 강하게 전해질 정도로 콩딱~! 콩딱~! 가슴이 심하게 뛰더군요..^^ 하지만 그것도 잠깐, 이내 바닷물 젖은...
2010-05-19 05:21:59 / 2010-05-19
thumbnail
  • 이준오 조회 수: 16112
  • 누구에게나 막연한 그리움은 있는 듯 합니다. 얼마 전에는 불쑥 김지현님 식구분들이 보잘 것 없는 저를 보러 오시더니.. 이번 주말(04.23~24)에는 김남희님과 이욱재님이 먼 걸음을...^^ . . . 그리고 그런 분들이 떠난 후, 오히려 그때가 되서야만 더 더욱이 그리운 ...
2010-04-26 07:28:20 / 2010-04-26
thumbnail
  • 김남희 조회 수: 14861
  • "놀때 확실히 놀아보자"는 생각에 별따놔에 갔다 왔습니다. 이준오님과 이욱재님이 터미날에 마중 나와 반갑게 맞아 주시고 순천의 유명한 **낙지집에 가서 맛있게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준오님댁 가서 연우사진도 한장 찍었습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이준오님, 이욱재...
2010-04-26 07:12:58 / 2010-04-26
thumbnail
  • 이준오 조회 수: 19816
  • 이곳 순~~촌은 이미 다 벗꽃이 만발해 이제 그 고운 꽃잎을 바람결에 흩날리고... 목련도 이미 아까운 그 꽃잎들 누렇게 이지러지며... 아쉬운.... 아쉬운.... 봄날의 꿈을 지고 있는데.... 별을 따는 나무는 거의 중부지방에 준하는 기후 특성을 지닌 곳이라 이제서야 ...
2010-04-12 07:47:15 / 2010-04-12
thumbnail
  • 김남희 조회 수: 14883
  • 눈이 또 엄청나게 왔네요.~ 게시판은 원정대의 뜨거운 불이 붙고 하루에도 몇 번씩 정섭씨의 무차별 폭격이 떨어지고 있군요. 간 밤 사이의 눈에 고생하시는 분도 있을 테지만 반가운 맘에 베란다에서 한 방 박았습니다. 저 산 위로 겨울철 육각형이 비교적 광해없이 잘...
2010-03-10 22:22:00 / 2010-03-10
thumbnail
  • 이준오 조회 수: 14895
  • 얼마전 별.따.나의 나무들 전정할 때.... 그 자른 부위가 유독 다른 나무들과 달리 핏빛같은 붉은 빛마저 내비치는 홍매화 가지가 버리기엔 너무 아까워 집으로 바리바리 가져와 이쁜 병에 맑은 물 채워 방문 앞에 놔두었습니다.. 그리고 이넘들 처음 가져올 때만해도 ...
2010-02-14 09:42:01 / 2010-02-14
thumbnail
  • 김남희 조회 수: 16133
  • Gustav Theodor Holst 라는 영국 작곡자의 The Planets(행성)이라는 곡을 소개 해 볼까 합니다. 첫 곡 [화성]을 시작으로 [금성], [수성],[목성],[토성],[천왕성],[해왕성]까지 일곱곡으로 작곡 되어 있습니다. [명왕성]은 미래에 퇴출 될 줄 알았는지 이 곡은 안 쓰여...
2010-02-11 10:23:12 / 2010-02-11
thumbnail
  • 김남희 조회 수: 17771
  • 지난 주간에 큰 맘 먹고 부모님을 모시고 홍도에 갔다 왔습니다. 홍도는 항상 계획을 세우다가도 제주도보다 40~50% 경비가 더 지출이 되어 포기했던 여행지였습니다. 여행 코스는 흑산도, 홍도, 무주 반디랜드, 대둔산을 들려 돌아 왔습니다. 똑딱이 디카라 사진이 좀 ...
2010-02-01 00:37:38 / 2010-02-0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