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40511 남반구의 오로라 - 확실하지 않으면 승부를 걸지마라
  • 조회 수: 2391, 2024-07-11 09:11:29(2024-06-07)

  • 금요일 밤에 밤새 관측을 하고 토요일 아침에 집에 오니

    뉴질랜드 남섬에 거주하고 계신 지구봉 I 김삼수님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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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p9이라니!! 이건 몇 년에 한 번 있는 기회인데..

    2015년에 스웨덴에서 보았던 찬란한 Kp8의 서브스톰이 떠오른다

    며칠 전부터 지구봉님이 엄청난 태양 플레어 폭발이 있었다고 이미 얘기해 주셨는데..

    이걸 가 말아??

    사실 뉴질랜드에서는 아무리 오로라가 날고 기어도 붉은색밖에는 볼 수가 없다.

    남반구의 오로라 오벌은 오직 남극대륙과 남극해에만 걸쳐있다.


    nz aurora.jpg


    그래서.. 오벌 중앙에서 애매하게 떨어져 있는 뉴질랜드에서는 오로라 본체인 녹색 기둥은 거의 볼 수가 없고

    (본다 해도 지평선 위로 느낌만)

    오로라 최상단의 붉은 기운만 느낄 수가 있다. 그것도 거의 사진으로만 말이다.

    육안으로는 아무리 오로라가 강해도 회색 구름 같은 모습으로만..

    그런데 오늘은 Kp9이다.


    Screenshot_20240511_150850_Chrome.jpg


    북반구 남반구 모두 난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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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극은 뭐 정기 운항편에 없으니 애초에 불가능하고

    지구봉님이 사는 퀸스타운행 비행기표를 살까 말까 살까 말까

    하루종일 폰만 만지작.. 하다가

    아무리 오로라가 대단해봐야 뉴질인데 머 하고 원정(?)은 포기.

    남위 45도 퀸스타운을 포기한 대신

    남위 37도 오클랜드에서 적당한 장소를 선정해서 가족들과 저녁 도시락을 싸들고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오클랜드 도심의 광해를 피해서 오클랜드 남서쪽의 공항 근처에 위치한 작은 해변.

    아무도 없다

    아직 저녁 박명이 끝나지 않았는데.. 남쪽 하늘에 노을도 아닌 것이 붉으스름한 얼룩이 넓게 보인다.

    순간적으로 알게 되었다

    오로라다.

    어제 남쪽 하늘에 그 뿌연 것도 분명히 오로라였을 것이다


    20240511_183211.jpg


    날이 점점 어두워질수록 오로라는 그 붉은색을 더욱 확실히 드러낸다

    폰카로 찍어보면 그 색과 디테일은 더욱 확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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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로라는 남쪽방향 넓게 퍼져 있는데 오리온 부근에서 칼로 자른 듯이 경계가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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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오로라대와는 차이가 커서 오로라 댄싱이나 녹색 커튼이 펄럭이는 것은 볼 수 없지만

    명료한 붉은색 기운과 그보다 더 밝은 색의(회색에 더 가까운) 빛기둥들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을

    사진 뿐이 아니라 육안으로도 잘 볼 수 있었다

    위 아래 사진은 모두 갤럭시 S22 울트라로 프로 모드로..


    ezgif.com-animated-gif-maker.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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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참 오로라 감상을 하다 보니 여러 팀이 더 와서 이 외딴 해변이 북적북적하게 되었다

    항덕으로써 뱅기 이착륙과 오로라를 함께 감상하는 기쁨까지 ㅋ

    (위 사진의 하얀 선들이 이륙하는 항공기의 항공등이다)


    아~~ 아까 뱅기 타고 남섬으로 갈걸 그랬나..

    그랬다 해도 오로라 댄싱은 제대로 못봤을 테니

    태양 활동 극대기 끝나기 전에 알래스카나 캐나다로 화끈한 오로라 보러 한 번 다녀와야겠다

    오클랜드에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오로라를 보았다.

    나 같은 별쟁이들은 미리 알고 기다렸겠지만

    일반 주민들도 동네 앞에 나와서 하늘을 보고 폰카를 찍었다.

    오로라를 보고 있는데 왜 오로라가 더 보고싶을까?

    건강 생각한다고 풀때기나 곤약밥 같은거 먹다보면

    먹으면서도 더 맛있는거 생각이 나는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ㅎㅎㅎㅎ

    더 허기진 마음으로 철수.


    20240511_200808.jpg


    참, 내가 철수한 직후에 이날 최고로 강한 오로라가 팡!!! 터졌다고 한다

    그래봤자 여긴 뉴질랜드라고 애써 정신승리 해본다

    Nightwid.com 無雲

댓글 5

  • 류혁

    2024.06.12 08:46

    오... 남반구 현지인의 오로라 직관 후기군요. ^^

    그나저나 오로라... 이거 언제나 한 번 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많이 부럽습니다. ^^
  • 조강욱

    2024.06.12 08:56

    천문현상 중에 가장 보기 쉬운 것이 오로라 아닐까요? 북극권에 가기만 하면 되니.. ㅎㅎ

    류혁님이라면 북극권에서 울트라마라톤이나 철인3종 할 때 겸사겸사 가시면? ^^;;

  • 원종묵

    2024.07.10 14:11

    뉴질랜드 남섬 데카포 호수가 별보기 좋은 곳으로 유명해서 언제가 가보고 싶은 원정 관측지인데 ... 오로라까지 같이 볼수 있다면 매우 좋을꺼 같네요 ㅎㅎ 언제가 좋을까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
  • 조강욱

    2024.07.10 20:09

    Tekapo 호수는 워낙 마케팅을 열심히 해서 유명한 것일뿐 특별히 별이 잘 보이는 곳은 전혀 아닙니다 ㅎㅎ

    별 보기 좋은 곳은 뉴질 도시들에서 100km만 떨어진 곳에 가면 어딜 가든 암흑천지에요

    그리고 오로라는.. 뉴질이나 남반구 남쪽 지역들(호바트, 우수아이아, 푼타 아레나스 등) 모두 오로라 오벌이랑 거리가 꽤 있어서 육안으로는 사실 붉은색 기운 정도 보는게 다에요. 오로라가 목적이시면 그건 절대 추천 못드릴거 같아요.. ^^;

    별 보기 좋은 시즌은 남반구 여름이 가장 좋습니다. 봄가을은 한국의 구름 빈도랑 비슷하고.. 남반구 겨울(6~8월)에는 거의 매일밤 비가 오기 때문에 관측은 오시면 아니되옵니다 ㅎㅎ 다만.. 천정에 남중한 은하수를 보려면 6~8월에 오셔야 하는데.. 월령 기간 중에 하루~이틀 정도 기회가 있어요 ^^


  • 원종묵

    2024.07.11 09:11

    인터넷 서핑으로는 알 수 없는 현지 고급정보네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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