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폐 아이피스에 대해서는 저나 김남희님께서 ic349 버나드-멜로페 성운 관측기를 올리면서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밝은 별에 바로 붙어있는 어두운 대상을 관측할 때 쓰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최윤호님의 오리온 관측기에서 abell 12를 차폐해서 관측해보면 어떨까 하는 글을 올리셔서 

저도 같은 생각을 하던 차에 한번 시도해 보았습니다.

차폐아이피스를 만드는 것은 몇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저는 아이피스 field-stop부위에서 차폐되도록 만들어 봤습니다.

아이피스 렌즈에 테이프를 붙이는 방법은 아무래도 렌즈에 접착제가 묻게 되고 초점면이 아니기 때문에 

미세한 산란이 일어나는 것도 신경 쓰였습니다.

사용하지 않는 빅센 lv 아이피스를 분해해보니 아이피스+바로우 형태로 되어있더군요 

그사이 초점면에 검은 테이프로 차폐되도록 만들어보았습니다.

분해한 모습입니다 필드스탑 부위에 띠 모양으로 테이프를 붙였습니다.

다시 조립했습니다.

아이피스를 통해 본 모습입니다 차폐 경계부위가 날카롭게 보입니다.

이로서 제망원경에서 350배 짜리 차폐 아이피스가 완성되었습니다.

이것을 이용하여 22일 정기관측회에서 관측해보았습니다.

1.ic 349 Barnad-melope nebula

정확한 위치를 알고 있기에 메로페 별이 차폐가 되는 순간 동그란 성운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만 

배율을 좀 더 올리는 것이 명확한 관측에 필요할 것 같습니다.

2. Abell 12

일반 아이피스에서도 고배율에서 노필터로도 오리온 뮤별에 붙어있는 성운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OIII를 이용하면 성운이 더 진하게 보이는데 다만 필터를 쓰면 밝은 뮤별의 할로가 심해져서 

오히려 성운기를 가려버리는 현상도 느껴졌었습니다.

차폐아이피스를 이용해서 뮤별을 가린채로 관측하면 노필터에서도 일반 아이피스에 비해 콘트라스트 높아진 성운을 볼 수 있는데 

필터를 적용하면 전에 보이던 뮤별의 할로가 없어져서 정만 진하고 동그란 성운을 볼 수 있었습니다.

3. 시리우스 반성

요즘은 시리우스 반성의 각거리가 멀어져 있기 때문에 시상만 받쳐주면 관측 자체는 큰 어려움이 없는데 

그 귀여운 모습 한번 보고 나면 눈뽕이 심해서 한동안 다음 관측에 애를 먹게 됩니다.

이것도 차폐 아이피스로 관측해봤습니다.

시리우스가 가려지니 반성의 밝기가 두배는 밝아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날 시상과 투명도가 좋아서인지 바늘로 선명하게 콕 찍어놓은 듯 한 반성을 볼 수 있었고 

차폐를 하니 눈도 너무 편했습니다.

예상했던 이상으로 차폐아이피스가 관측에 효과적이었고 대상의 콘트라스트가 증가하거나 밝기가 확연히 증가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안쓰는 아이피스나 싸구려 아이피스를 이용해서 하나 만들어 놓으면 밝은 별 근처의 대상을 관측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