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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젤란 은하를 완주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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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134, 2025-05-27 20:20:08(2025-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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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젤란 은하의 모든 영역을 그림으로 남기겠다고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지도 어느새 6년이 되었다
남반구에서 별을 보기 시작한게 8년째인데 아직도 나는 마젤란밖에 모른다.. ㅎㅎ
2009년에 충동적으로 M17 스케치를 해보고 거기에 빠져서
7년에 걸쳐서 메시에 모든 대상의 그림을 그렸는데
이러다가 마젤란도 7년을 하게 되는게 아닐지??
섬나라에 살다 보니 날씨가 자주 바뀌고,
며칠간 맑고 건조한 날이 이어지는 것은 거의 기대하기 힘들게 된다
한국에서 별 보기 어려운 것과 기상 조건에서는 거의 비슷한듯.. ㅜㅜ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체력은 떨어져서 안 쉬고 밤샘 관측을 해본지가 오래 되었고
몇 년 전부터 노안으로 눈이 점점 침침(?)해져서 붉은색 라이트도 잘 안보이고
점을 찍으려면 돋보기 안경을 써야 하는 슬프지만 당연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거 큰일 났네.. 뭔가 관측 방법을 바꾸더라도 하던 프로젝트는 끝내야 할텐데.
그러다보니 날이 좋을것 같으면 주중에 무리하게하도 번개관측을 나가는 일이 늘어났다
몸이, 특히 눈이 더 노화가 오기 전에 마젤란을 끝내야지
작년 언젠가부터, 관측기록을 잘 남기지 않고 있다.
물론 그림으로 빠짐없이 남기고 있지만
내 책에서는 관측기 꾸준히 써야 별보기를 오래 즐길 수 있다고 한가득 잔소리를 해놓고선
정작 저자 본인이 글을 남기지 않는다니.. ㅎㅎ
관측기를 남기지 않으니 요즘 달리기 하느라 바빠서 별은 안보는 걸로 알고 있는 분들도 있을 정도다;;
한국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생소하고,
남반구에 사는 별쟁이들도 이렇게까지 마젤란을 뜯어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보니
그저 묵묵히 매월 한걸음 또 한걸음 나아갈 뿐..
2월말에는 수요일에 관측을 나갔다. 회사 퇴근 후 바로 운전해서 관측지에 갔다가
다시 아침까지 회사로 복귀하는 전형적인 무리한 일정.
이렇게 좋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멋진 하늘과 시상, 밤새도록 지치지 않는 컨디션
이슬도 구름도 사람도 없고 춥지도 않은 날을 보내고 돌아오는데
차창 밖으로 월령 28.5일 달이 선명히 보인다.
새벽에 회사 주차장으로 돌아오니 그제서야 구름이 몰려오는 완벽한 마무리.
반대로 4월초 관측에선 구름은 없는데 무언가 뿌옇고 내 몸의 컨디션도 그리 좋지 않았다
마젤란 지기 전에 억지로 59번으로 명명(?)한 영역을 그리고 차에서 잠시 쉬었는데
아무리 쪽잠을 자도 계쏙 잠이 쏟아진다.
달리기 하면서 체력을 올렸다는 것은 그저 허상일 뿐.. ㅎㅎ
결국 새벽 5시가 되어서야 기상.
밖에 나와보니 여름 별자리와 은하수가 하늘 가득 떠 있다.
독수리와 거문고. 나고 자란 고향의 별자리를 한참 보다가
이젠 새로운 내 나라의 하늘에 높이 남중해 있는 남쪽 왕관에서 성단 하나를 잡아서 스케치를 남겨 보았다
NGC 6541. 밤하늘 전체 구상성단 중 12번째로 밝은 이 아름다운 구상성단을
왜 아직까지 못봤을까?
하며 날이 밝을 때까지 1시간을 열심히 관측했다.
근데 집에 와서 보니 작년에 이미 했네.. ㅎㅎㅎ (근데 왜 전혀 다른 아이처럼 느껴질까??)
에이.. 멋진 대상 한번 더 봐서 좋지 뭐..
이미 밝아온 하늘에는 금성이 높이 떠올랐다
망경 접기 전에 한번 찾아보니.. 아 이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잖아..
마젤란 전 영역 스케치를 마치면 지구상의 별쟁이들을 위한
거의 완벽한 가이드를 만들어보려고 한다.
이 엄청난 대상을 속속들이 보고 체계적으로 기록과 스케치를 남긴 사람이 아직도 거의 없는 것 같다.
NSOG에 방대한 양의 기록이 있긴 한데 글로만 보기에는 아쉬움이 생긴다
그림이나 사진 없이는 이 어렵고 거대한 대상에 대해 감을 잡는 것이 너무 어려운 일이라
웹으로, 그리고 문서로 자료를 남겨 봐야겠다.
59번까지 마친 현재, 70번까지는 완성해야 유의미한 구역을 모두 그려볼 수 있을 듯.
대마젤란 작업을 마친 이후에는 내 관측도 목표를 달리 해볼 생각이다.
평생토록 별보기를 즐길 수 있도록.
Nightwid.com 無雲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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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규
2025.05.25 20:01
인생 역작을 만들고 계시네요. 남반구의 별들을 언제나 볼 수 있는게 참 부럽습니다. ^^ -
조강욱
2025.05.26 07:37
남반구 하늘에 S급 대상들이 여러가지 있어서, 우선 그것들 제대로 보는데 10년 넘게 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ㅎ
그 이후 계획은 그때 가서.. ^^ -
마젤란은하 눈에 선하네요
내년에 나미비아에서 보려고 준비중입니다. -
조강욱
2025.05.27 20:20
나미비아 관측소에 15인치 이상 망경 대여도 가능하겠죠?
마젤란 제대로 보시려면 정말 준비 많이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6~8월에 가시면 육안으로는 잘 보이겠지만 고도가 너무 낮아서 돕으로 관측은 거의 불가능하고
한국 겨울 시즌에 가셔야 밤새도록 높은 고도에서 보실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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