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3일
오랜만에 파란하늘입니다.
하늘이 드넓은 바다처럼 보입니다.
하늘 바닷길에 오르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천문대 가는 길을 태양이 훤하게 비춰줍니다.
어느 새.. 태양이 지고..
더 많은 태양이 밤하늘을 밝힙니다.
ngc457의 붉은 별을 만납니다.

(출처: wikipedia )
가장자리 붉은 별이 오늘 따라 정말 새롭게 느껴집니다.
발그레한 붉은 빛이 어찌 그리 정겨운지..
잘 익은 홍시같기도하고..
수줍은 듯 물든 여인의 볼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한참이나 바라보았습니다.
마음까지 따뜻해집니다.
M46(+2438) - 2425 - M47 - 2423 - Mel71

(출처: APOD) .
별따라 하늘 길따라
산개성단이 줄줄이 이어집니다.
망원경과 함께 별빛 흐드러진 그 길을 걷습니다.
닮았지만 또 다른 모습을 뽐내는 별무리를 만납니다.
별과 만나는 산책입니다.
발자국 하나하나
초롱초롱 빛나는 별이 밟힙니다.
(사진 가운데는 하틀리 혜성입니다. 이 날은 더 아래 쪽으로 내려와 있었네요.)
Twin quasar ( qSO 0957+561 A/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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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google 검색, sky view)
1979년 가장 먼저 발견한 중력렌즈 천체라고 합니다.
16.8 등급.. 78(억) 광년입니다.
지구와 quasar 사이,
37억 광년 거리에 있는 은하가 중력렌즈 현상을 일으켜서
두 개로 보인다고 합니다.
유리별 천문대의 30인치로 어렵사리 보았습니다.
외국에선 하늘이 좋은 곳에서 18인치~ 14인치로도 관측했다고 합니다.
퀘이사의 빛이 좁은 영역에 밀집되어 있어.. 한국에서도 시상과 투명도가 아주 좋은 날이면
18인치 구경정도에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78(억) 광년.. 그 깊은 시공간을 여행한 빛을 보았다는 사실이.. 아직 잘 실감나지 않습니다..
앞으로 천천히 그 의미를 되새겨 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30인치로 본 오리온..
정기양님의 표현대로 총천연색이었습니다.
트라페지움의 파르스름한 빛..
그 가까이 길죽하게 놓인 무지개 빛..
오리온의 날개에 넓게 퍼진 여리디 여린 붉은 빛..
거대한 망원경 옆에..
청삽이 딥삽이 유삽이 옹기종기 모여서 나름대로 별빛 흠뻑 맞았습니다.
일생에 딱 한 번뿐인 12월 3일 밤..
소중한 별친구가 되어준 정기양님.. 최승곤님.. 김영재님 고맙습니다..